가을의 길목에… 강화도 포구에서 만나는 전어와 대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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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나들길 4코스 ‘건평나루’, 가을철 맞아 미식가들 유혹
갯벌생태체험장-세족장 등 갖춘 ‘선두리 어판장’도 관광객에 인기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의 한 횟집에서 직원들이 제철인 전어를 수족관에 담고 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집 나간 며느리가 냄새 맡고 돌아온다는 전어와 싱싱한 대하가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의 한 횟집에서 직원들이 제철인 전어를 수족관에 담고 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집 나간 며느리가 냄새 맡고 돌아온다는 전어와 싱싱한 대하가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 강화도에서 음식을 통해 가을을 먼저 만날 수 있다. 맛이 고소한 전어와 대하가 제철을 맞아 미식가를 유혹하고 있다. 강화도의 작은 나루(포구)에 갓 잡아 올린 자연산 전어와 대하가 출하되고 있다.

이들 나루는 대개 강화군이 자랑하는 ‘강화 나들길’ 코스 중간에 위치해 있다. 트레킹을 즐기며 가을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강화 나들길 4코스(일명 ‘해가 지는 마을길’) 중간에는 ‘건평나루’가 있다. 강화군은 4코스가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고 가을에 어울리는 코스라고 추천했다. 강화군 양도면 능내리 가릉(고려 제24대 원종의 비 순경태후의 능)에서 출발해 내가면 외포리 망양돈대까지 약 10km 구간이다. 출발 지점인 가릉을 지나 호젓한 숲길로 들어서게 된다. 4코스를 알리는 표지석과 리본을 따라 걸으면 된다. 아늑한 숲길을 지나고 나면 조선 후기 양명학의 사상적 체계를 세운 정제두 선생(1649∼1736)의 묘가 나온다.

이곳에서 어촌마을인 건평나루를 향해 부지런히 걷다 보면 서해 특유의 바다 냄새가 관광객을 맞는다. 건평나루에서는 ‘대성호·대흥호 건평어판장’ 등 6곳의 횟집이 영업을 한다. 조그마한 어선을 갖고 있는 선주가 직접 횟집을 운영해 자연산 회를 맘껏 즐길 수 있다. 제철인 자연산 전어는 1kg에 3만 원, 대하는 1kg에 4만 원에 판매하는데 다양한 밑반찬이 제공된다. 자연산 농어는 1kg에 5만 원, 우럭은 3만5000원 정도다. 갓 잡은 생선만 취급해 입안에서 여운이 있는 쫄깃한 맛이 그만이다.

초지진을 출발해 분오리돈대까지 총 17.2km 구간인 강화 나들길 8코스 중간에도 선두4리와 5리 어판장이 있다. 초지진은 바다에서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 위해 1679년에 만든 요새다. 신미양요 때 이곳으로 상륙한 미군과 전투를 벌였다.

선두리 어판장은 강화를 대표하는 어종인 밴댕이와 숭어 꽃게 주꾸미 같은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요즘에는 전어와 대하, 낙지가 많이 나온다. 가격은 건평나루와 비슷하다. 강화도에서 출하되는 대하는 친환경 유기농 왕새우로 유명하다.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 등 해안 일대 양식장에서 출하된다.

강화군은 미생물 제품인 수질정화제를 보급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왕새우를 양식하도록 기술을 지도하고 있다. 깨끗한 수질에서 과학적 방식으로 대하를 키워 선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두리 어판장 인근에는 커뮤니티 광장, 저어새 관찰 망원경, 갯벌 생태체험장, 세족장이 설치돼 있어 가족끼리 나들이하기에 적당하다.

인천 도심에서도 제철 전어와 대하를 즐길 수 있다. 인천 소래포구와 연안부두 어시장에서도 전어, 대하를 판매하고 있다. 소래포구 어시장의 경우 전어 회를 떠주는데 1kg에 1만3000∼1만5000원에 거래된다. 구이용은 1kg 8000원. 대하는 1kg에 2만5000원 정도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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