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은 어떻게 '주말 토크쇼의 왕'이 되었나?[SS이슈]

이지석 2018. 9. 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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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주말 TV에서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이 열리면 그 자리엔 어김없이 유희열이 있다. 그가 새로 맡게된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 제작진은 공감능력, 성실성 등을 MC로서 유희열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수다계의 잡학박사들이 모여 다방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tvN ‘알쓸신잡3’(오는 21일 첫방송)의 중심을 잡아주는 사회자이자 지상파의 라이브 음악 토크쇼인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2009년부터 10년동안 맡고있는 진행자다.

거기에 유희열이 MC를 맡는 주말 토크쇼가 하나 더 추가됐다. 오는 8일 토요일 KBS 2TV ‘대화의 희열’이 그것이다. ‘대화의 희열’은 사라졌던 1인 게스트 토크쇼의 명맥을 이어갈 새로운 감각의 토크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러 명의 게스트가 함께 나오는 것이 아닌, 한 명의 게스트와 그의 인생 이야기를 집중 조명하는 형태의 심층 토크쇼가 될 전망이다. 첫회 게스트는 방송인 김숙이고, 이국종 교수·송해·지코 등이 출연한다. MC 유희열 외에 前 청와대 연설비서관 강원국, 소설가 김중혁, 독일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패널로 출연하고 첫시즌은 10부작으로 예정돼 있다.

지난 5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유희열은 이 프로그램 MC를 맡게된 이유에 대해 “연출을 맡은 최재형PD, 손지원PD는 ‘스케치북’을 함께한 인연이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PD들이다. 지난 봄쯤 이들이 회사 근처로 놀러와서 함께 쭈꾸미에 소주를 마셨다. 이들이 ‘궁금한 누군가를 만나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담백하게 얘기해서, 큰 고민을 안 하고 가벼운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화의 희열’ MC 유희열(왼쪽부터), 패널 김중혁, 강원국, 다니엘. 사진 | KBS 제공
프로그램명이 자신의 이름과 같은 ‘대화의 희열’인데 대해서는 “처음 타이틀을 들었을 땐 이 프로그램이 잘 될 확률은 없을 거 같은데 제작진이 내게 독박을 씌우려는구나 생각했다. 김중혁 작가가 지은 제목인데 나는 세차례나 거절했다. 녹화 직전 제작진이 다시 들이밀어 할 수 없이 수락했다. 시청률에 눈 먼 제작진이 이런 타이틀을 정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내가 지은 프로그램 제목도 아니고, ‘대화의 희열’의 희열은 내 이름이 아닐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한 입장에서는 KBS와 제작진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은 ‘관찰 카메라 형식’의 토크쇼를 표방한다. MC와 패널, 게스트가 대화를 나누는 공간에 카메라 배치를 최소화하고, 제작진도 외부에서 지켜보며 최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제작진은 왜 이 프로그램 MC로 유희열을 선택했을까.

손PD는 “우선 비주얼을 염두에 뒀다. TV에 보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잘생긴 사람을 찾다가 유희열이 눈에 들어왔다.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옆에서 듣던 유희열은 “손PD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가 페퍼톤스(유희열이 대표로 있는 안테나 소속팀)라고 하더라. ‘그쪽’을 좋아하더라”라고 해명했다.

또 손PD는 “유희열과 ‘스케치북’을 함께 했는데 성실성, 꼼꼼함이 돋보였다. 녹화 전 자료를 숙지해 오지 않는 분도 많은데 유희열은 이미 대본이 머리에 다 들어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유희열에 무조건적인 호감을 보인다는 것도 선정 이유다. 토크쇼는 MC가 누구냐가 중요하다. 게스트도 MC가 누구인지에 따라 출연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게스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조건적인 호감을 내비치더라”라고 설명했다.

최재형 PD는 “대화 기술이나 말재주가 특별히 뛰어나다기 보다 공감 능력이 좋고, 호기심이 많은 게 장점 같다”고 말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대화의 희열’은 포털사이트에 검색이 안되는 이야기를 게스트에게 듣는게 목표다. MC가 지닌 ‘대화의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말 토크쇼 MC를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유희열이 지닌 대화의 비법은 무엇일까.

유희열은 “라디오 DJ를 오래할 때도, TV 진행,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을 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내 언어 수준이 초중학생에 맞춰져 있다. 음악용어를 쓸 수 있는 상황에서도 단순한 단어 쓰더라”라며 “책 , 지식, 화제 등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지만 뭔가 뜨겁게 느껴지는 순간은 어떤 사람과의 대화 중 나누는 대답과 질문의 행간 속에 숨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의 희열’은 방송 같지 않은 방송을 지향한다. 사석에서 익숙한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다른 사람 한명이 오면 대화의 흐름이 확 바뀌지 않나.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디 튈지 모른다는 장점을 이끌어내고 싶다”며 “이국종 교수에게 의료계 현실에 대해 ‘대화의 희열’에서 꼭 물어야 할 일인가. 그건 백분토론에서도 다룰 수 있다. 나는 이 교수가 왜 안 웃는지 궁금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이 목표로 ‘시청률 10%’를 제시하자 유희열은 “무리한 숫자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이기는 게 내 목표다”라고 말했다. SBS ‘K팝스타’에서 함께 심사위원을 맡았던 박진영, 양현석을 게스트로 초대할 생각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유희열은 “내가 그 사람들을 왜 만나야 하냐. 질문이 불쾌하다”며 취재진을 웃게 한 뒤 “그 생각은 못해봤다. 만나면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유희열은 꼭 출연시키고 싶은 게스트로 조용필과 일본 뮤지션 류이치 사카모토를 꼽았다. “조용필 선배를 만나면 10년 가까이 부탁했는데 왜 스케치북에 안나오냐고 묻고 싶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한국에 관심이 많고 영화 ‘남한산성’ OST에도 참여한 분이다. 일본에 국한되지 않은 세계적인 뮤지션이다. 제작진을 통해 출연 의사를 타진했지만 답은 오지 않고 있다.”

monami153@sportsseoul.com

<‘대화의 희열’ MC 유희열. 사진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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