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문화

[Fine Dining] 방배동 카페 거리

입력 : 
2018-09-05 14:37:50

글자크기 설정

1980~1990년대 방배 카페 거리의 리즈 시절을 기억하는 이라면 지금은 카페 거리라고 부르기보단 식당 거리로 변모하고 있는 이곳에서 추억을 꺼내 볼 수 있다. 그 시절 화려했던 카페들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반가운 식당들과 새 역사를 열어 가는 240개의 점포들 사이를 걸으며 이 거리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 본다.

▶봇타야산

사진설명
식문화에 관심 많은 대표가 자신이 좋아하는 식당이던 도쿄 봇타야산을 한국에 들여왔다. 봇타야산은 2000년 도쿄 에비수에 오픈하여 엄선된 재료와 리드미컬한 조리 퍼포먼스로 인기를 얻은 테판야끼 전문점이다. 지난해 방배동 카페 거리 초입에 문을 열었고, 최근에야 점심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급스런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봇타야산에서의 식사는 아주 특별하다. 테이블마다 놓인 철판에서 셰프들이 나만의 요리를 해 주기 때문이다.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눈앞에서 바로 조리를 해 주니 맛이 없을 수 없다. 게다가 철판 요리의 하이라이트인 퍼포먼스가 있으니 오감이 모두 즐겁다. 단품도 있지만 코스를 추천한다. 퍼포먼스를 즐기면서 하나하나 접시를 비우다 보면 마지막엔 꽤 배가 부르다. 봇타야산의 코스 요리는 샐러드, 몬자야키, 봇타야끼, 마늘밥, 디저트로 기본 구성이 된다. 거기에 관자, 적새우, 이베리코 흑돼지, 한우, 전복, 랍스타 등의 메인 요리를 선택함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5만5000원~12만8000원). 최근 시작한 주중 런치 코스는 새우 3만5000원부터 전복·한우 5만5000원의 가격대로 디너코스에 비해 부담이 덜하다. 런치에만 운영하는 합리적인 세트 요리도 있다. 오직 봇타야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몬자야끼와 봇타야끼는 어떤 코스를 선택해도 모두 포함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선 몬자야끼부터 살펴보자. 몬자야끼는 비밀 레시피로 우려낸 국물에 얇게 썬 양배추와 고기 등을 넣어 철판 위에서 굽는 요리다. 바닥 부분은 바삭하게 철판에 눌어붙고, 윗부분은 촉촉하다. 치즈가 노랗게 눌어붙은 것을 연상하면 되는데, 고객들이 가장 신기해하고 맛있다고 칭찬하는 메뉴기도 하다. 봇타야끼는 이 집의 시그니처 요리로 봇타야산에 왔다면 누구나 꼭 먹어봐야 하는 메뉴다. 오꼬노미야끼의 일종인데 밀가루를 전혀 쓰지 않고 마를 이용해 반죽을 한 후 재료를 철판에 굽는다. 이후 여러 등분을 해서 각각 초밥 모양을 내 한 점씩 서빙하는데 맛이 매우 고급스럽다. 화려한 마요네즈 공중 낙하 퍼포먼스는 식사의 하이라이트다.

바에 9석, 홀의 테이블 좌석 외에 룸도 두 개나 있어 가족 식사,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훌륭하다.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손님 접대에도 손색이 없겠다. 와인 마시기에도 좋은 식당이다.

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214 2층

영업 시간 매일 11:30~22:30(브레이크타임 15:00~17:30), 명절 당일만 휴무

▶파크루안

사진설명
고급스런 호텔급 중식 요리를 동네에서 맛볼 수 있다. 파크루안의 직장인 점심 메뉴는 1만 원 내외다. 룸이 다섯 개, 70명이 소규모 행사도 할 수 있는 규모의 중식당이며 프렌치 스타일의 세련됨과 정통의 맛 두 가지 토끼를 다 잡았다. 가성비가 역대급인 코스 구성으로 인기가 좋은데 2013년 구광신 셰프가 부임하면서 메뉴가 업그레이드 되었다. 파크루안의 추천 메뉴는 류양동고(3만6000원)다. 표고버섯 속박이로 속이 꽉 찬 건강식이다. 구하기 힘들다는 항주새우요리(2만8000원), 그리고 마늘종과 함께 안심을 볶아 낸 몽골리안비프(3만6000원)도 추천한다. 코스도 2만9000원부터 시작하니 손님 접대도 부담 없다. 코키지 한 병이 무료다. 본점인 역삼 소재 파크루안은 결혼식, 돌잔치 등의 큰 행사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규모다. 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214 배원빌딩 지하1층

영업 시간 11:30~22:00(브레이크타임 15:00~17:30), 연중무휴

▶롤링핀

사진설명
롤링핀은 건포도에서 얻은 천연 효모로 빵을 만드는 베이커리 브랜드로, 압구정 본점에 이어 지점이 많다. 방배점은 건물 이층에 널찍하게 위치해 편안한 분위기다. 가장 유명한 메뉴는 통팥 크림치즈가 들어 있는 압구정 식빵(4800원)이다. 검은 자태로 눈길을 끄는 더블치즈 블랙식빵은 에멘탈치즈와 롤치즈가 가운데 들어가 있어 검은 바탕에 노란색 조합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베이커리와 디저트 외에 브런치로도 꽤 유명하다. 오픈 샌드위치, 스파이시 쉬림프 샌드위치, 크로크엔젤 등 클래식한 브런치가 맛있는 이유는 역시 빵이 맛있기 때문. 쿨핀이라는 얼음 음료는 시원하면서 톡 쏘는 청량한 맛으로 여름 내내 인기였다. 추천하고 싶은 음료는 향긋한 유자향이 나는 유자 요거트다. 널찍하고 편안한 의자와 테이블 배치로 한번 가면 오래 머물고 싶다. 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210

영업 시간 09:30~22:00(브런치 10:30~16:00)

▶치폴라

사진설명
성실하게 8년,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는 이 동네에서 자타공인 톱이다. 특별할 것 없는 피자, 파스타, 리소토 등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메뉴를 운영하지만 기본이 탄탄하니 단골손님이 많다. 가족들이 슬리퍼 끌고 와서 편안하게 먹고 갈 수 있는 동네 식당 분위기,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꿀을 찍어 먹는 피자 고르곤졸라다. 셋이 먹을 만큼 양이 큰데, 가격은 1만4000원밖에 안 한다. 파스타는 1만 원 초반대고, 피자, 파스타, 샐러드가 포함된 2인 세트가 3만2000원, 스테이크 포함 2인 세트는 4만5000원으로, 모든 요리의 가격이 상상 외로 저렴하다. 게다가 피자 테이크아웃 시 30%나 할인해 준다. 9월 말엔 바로 옆집으로 이사할 계획이라 하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새 주소는 방배동 751-2번지다. 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208

영업 시간 11:00~23:00, 연중무휴

▶미테이

사진설명
오후 6시! 오픈 키친에 셰프가 자리하기도 전에 손님들이 먼저 바에 앉고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제철 회와 간단한 술안주, 요리들로 방배동 혼술 명소로 자리잡은 미테이엔 특이한 것이 있다. 메뉴판을 읽는 재미, 예를 들면 ‘어제 통관되어 오늘 해체한 연어 사시미’ 2만 원, ‘그 연어의 머리 조림’ 2만 원, ‘포항산 보라성게 한 판과 아보카도’ 3만 원, ‘햄 듬뿍 반숙 계란 감자 사라다’ 1만4000원 등이다. ‘가지 사이에 다진 고기를 채워 튀긴 데미그라스 가지 산도’ 1만8000원, 설명은 생략한다. 사람들이 똑같은 것을 먹고 마시는 게 싫다는 주인의 소주 리스트엔 백산소주와 한라산 딱 두 개, 다른 주류를 살펴보아도 ‘주류’ 주종은 없다. 메뉴판을 보고 있자니 이 집의 모든 것을 다 먹어 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요리 수준과 맛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 오픈 8개월 밖에 안 되었다는데 다들 어떻게 알고 왔는지 자리가 금방 꽉 찬다. 심야 주점이라 주장하면서도 새벽 한 시까지만 영업하는 것도 다소 의아한 주인의 취향. 그래도 자꾸 가고 싶으니 그것 참 요상하다. 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140

영업 시간 월~토 18:00~01:00 일요일, 명절 휴무

▶카페 람베리

사진설명
도쿄의 미쉐린 원스타 셰프 키시모토 나오토의 람베리 서울 버전이 방배동에 왔다. 람베리는 2년 연속 미쉐린 스타를 획득한 레스토랑이지만, 방배동의 람베리는 브런치, 식사, 디저트를 포함한 애프터눈 티, 커피와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는 캐쥬얼한 카페 브랜드다. 키시모토 셰프가 상주하진 않지만 재료부터 완성품까지 모두 관장하고 있고 다양한 세트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 이미 브런치 명소로 소문이 났다. 특히 원통형으로 잘 구워진 브리오슈에 특제 훈제 버터와 햄 리에트를 곁들인 메뉴는 이 집의 시그니처다. 아름다운 공간에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 게다가 시즌별로 바뀌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보는 재미도 있다. 달걀을 얹은 크로크마담(1만6000원), 훈제버터와 햄 리에트를 곁들인 캄파뉴(9000원), 쿠글로프 조각 5000원. 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214

영업 시간 10:30~22:00

▶갈비와 냉면의 명가, 장수원

사진설명
장수원은 이 지역의 터줏대감이다. 1975년부터 45년째 영업 중이니 벌써 반백 년 역사를 쌓아가고 있다. 맞은편 대로에 위치한 넓은 주차장과 365일 24시간 영업이라는 점은 언제 찾아가도 마음 편하다. 이 집은 평양냉면과 불고기가 대표 메뉴다. 여느 평양냉면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기 육수와 동치미를 배합한 깔끔한 국물, 그리고 매일 직접 제분하여 만드는 부드러운 메밀면이 감칠맛 난다. 순메밀면도 있다. 불고기를 먹고 난 뒤 국물에 메밀 사리를 추가해 먹거나, 수육이나 불고기, 냉면의 조합을 즐기는 이도 많다. 수육과 편육, 국밥, 만두 등 비교적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하나같이 맛이 괜찮다. 평양냉면 1만1000원, 순메밀면 1만4000원, 장수불고기 1만8000원. 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153

영업 시간 24시간(일요일은 22:00까지), 연중무휴

▶서호김밥

사진설명
방배동 카페 거리의 명물 중 하나다. 1992년 오픈, 26년째 영업하고 있는데 <수요미식회> 등의 방송에 소개된 후 더 바빠졌다. 작고 비좁은 식당이라 포장 손님이 많다. 깔끔한 맛, 내용물이 많아 통통한 김밥들, 그 중 최근 유명해진 품목은 다시마를 잘게 썰어 넣은 다시마 김밥(4500원)이다. 김밥 집이지만 수제비와 라면볶음도 맛있다. 수제비는 감자수제비와 김치수제비 두 종류가 있는데 맑은 국물에 호박과 수제비만 단출하게 들어 있는 감자수제비가 진짜 클래식이다. 소고기가 들어간 서호김밥, 유부김밥, 고추장소고기김밥, 다시마김밥 등 이 집 김밥은 마요네즈를 찍어 먹으라고 추천한다. 서호김밥 4000원, 감자수제비 6000원, 라면볶이 4000원. 위치 서울시 서초구 방배중앙로 141-1

영업 시간 09:30~21:00(브레이크타임 15:00~16:00), 월 휴무

▶기꾸

사진설명
스시 맛을 잘 몰라도 기꾸에 데려 가면 얼굴이 환해진다. 이 집은 필자의 마음속에 저장해 둔 비장의 가게, 대접하고 싶은 이가 있으면 언제나 이곳의 다찌에 앉는다. 이촌동에서 방배로 이사온 오래된 스시 집으로 화려한 기교 대신 기본에 충실하다. ‘기꾸 스타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스시 쪽에서는 유명하다. 테이블이 없고 다찌 좌석만 있는 작은 가게라 꼭 예약을 해야 한다. 재료도 좋지만 양도 많아 6만 원이 아깝지 않다. 센스 넘치는 셰프는 요즘 사람들의 식성대로 밥 양을 적게 조절해 스시를 쥐어 준다. 처음 방문할 때 밖에서 보면 한글 간판이 없어 약간 당황할 수 있지만 문을 열면 펼쳐지는 작은 오아시스 같은 공간에 닿으면 모든 피로가 풀릴 것이다. 건물 주차도 편하다. 스시 코스 점심 6만 원, 저녁 7만 원. 사시미 코스 점심 저녁 모두 13만 원. 위치 서울 서초구 동광로1길 112

영업 시간 매일 11:30~22:00(브레이크타임 14:30~17:30), 명절휴무

▶일미칼국수

사진설명
1973년 문을 연 오래된 집이다. 이수역에서 방배 카페 거리로 이전해 왔다. 언제 가도 모자가 다정하게 손님을 맞는 모습이 흐뭇하다. 다진 소고기, 채 썬 호박, 달걀 지단, 김 등 색색의 고명이 화려하게 얹어진 칼국수는 받자마자 탄성을 지르게 되는 단아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콩가루를 섞어 18시간 이상 숙성시켜 만든다는 손칼국수 면발은 가늘고 부드러워 후루룩 하고 넘어가고, 국물은 담백하고 시원하다. 대표 메뉴인 칼국수 외에 국물이 없는 건짐국수와 삼겹살도 있다. 저녁에 가면 거의 모든 테이블에서 삼겹살과 칼국수 조합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칼국수 9000원, 삼겹살 1만4000원. 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167

영업 시간 11:30~23:00, 일요일 휴무

▶비스위트

사진설명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 사이에서 거리 이름에 어울리는 몇 안 되는 카페다. 시원한 화이트 인테리어에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것이 깔끔하다. 메뉴의 특별함보다도 공간이 좋다. 좌석도 소파, 일반 테이블, 노트북 사용하기 좋은 자리 등으로 구분해 배려심이 느껴진다. 공부하는 학생, 가족들, 데이트족 등 다양한 이들이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좌석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다. 규모 있는 카페치곤 가격도 참하고 사이즈도 시원시원하다. 새벽 두 시까지 오픈한다. 에스프레소 3500원, 에스프레소 콘파냐 3800원, 아메리카노 4300원. 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175

영업 시간 월~금 10:00~02:00

[글과 사진 조은영(<무브>매거진 편집장, 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45호 (18.09.11)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