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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애플 이어 시총 1조달러 클럽 가입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5 08:19

수정 2018.09.05 09:27

아마존 주가 추이 사진=팩트세트, WSJ (주요일지표시. 왼쪽부터 아마존스튜디오 출시, 에코 출시, 홀푸즈 인수)
아마존 주가 추이 사진=팩트세트, WSJ (주요일지표시. 왼쪽부터 아마존스튜디오 출시, 에코 출시, 홀푸즈 인수)

아마존, 애플 이어 시총 1조달러 클럽 가입
아마존이 4일(현지시간) 애플에 이어 2번째로 시가총액 1조달러 기업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의 표현처럼 애플이 천천히 걸어서 1조달러 고지에 진입했다면 아마존은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1조달러 고지에 순식간에 도약했다. 아마존은 지난 1년 동안에만 가치가 2배 넘게 뛰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오전 뉴욕시장에서 장중 주당 2050.50달러까지 올라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오름세 일부를 반납하며 2039.51달러로 마감해 마감가 기준으로는 시가총액이 9950달러로 다시 미끄러졌지만 1조달러 시총 벽을 깨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애플이 사상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 기록을 세웠지만 아마존의 2번째 진입 역시 그 자체만으로도 온갖 기록들을 갖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아마존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시가총액이 5200억달러 넘게 불어났다. 5200억달러는 시총 기준 세계 5위, 6위 업체인 버크셔해서웨이와 페이스북의 시총과 맞먹는 규모다. 지난해 아마존이 버크셔나 페이스북 정도의 기업 하나를 더 차린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7월에는 분기 순익이 처음으로 2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주가가 더 가파르게 뛰기 시작했다.

1994년 7월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제프 베저스가 자신의 워싱턴주 벨뷰의 차고에서 온라인 서점으로 탄생시킨 아마존이 급성장한 덕에 베저스는 이제 세계 최고 부자가 됐다. 그가 갖고 있는 아마존 지분 16%만해도 평가액이 1600억달러가 넘는다.

아마존은 출범 3년 뒤인 1997년 상장(IPO)됐고, 당시 시총은 4억38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후 온라인 소매를 발판으로 사업영역을 클라우드 컴퓨팅, 광고, 온라인 비디오 등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공지능(AI), 의료, 트럭·항공기·드론으로 구성되는 자체 택배망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시련도 있었다. 대표적인 게 파이어폰이다. 출시 1년만인 2015년 단종됐다. 2000년 닷컴거품 붕괴 당시에는 간발의 차이로 파산을 면하기도 했다.

기술주들이 붕괴하기 불과 몇주 전인 2000년 2월 아마존은 6억7200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해 위기를 모면했다. 2003년에는 창업 10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야 처음으로 순익이 10억달러를 넘어섰다.

베저스는 아마존의 성공은 숱한 실패를 밑거름으로 거둔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그는 2014년 한 콘퍼런스에서 "나는 수십억달러어치의 실패를 해왔다"면서 "실험은 본래 실패하기 마련이지만 몇몇 큰 성공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수십여 실패들을 보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아마존은 현재 직원 수만 50만명에 이르고, 확장을 위해 시애틀 본사에 이은 제2 본사 자리를 물색 중이기도 하다.

한편 베저스는 정치적 시련에 직면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부터 사회주의자를 자임하는 버몬트주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에 이르기까지 그를 겨냥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의 탈세 의혹, 미 우체국(USPS)과의 관계, 베저스의 워싱턴포스트(WP) 소유에 관해 비난하고 있다.
또 트럼프와는 대척점에 있는 샌더스 의원으로부터는 아마존의 근무환경과 저임금이 비판받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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