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컵 줄었는데.. 비닐봉지는 '펑펑'[뉴스+]

권구성 2018. 9. 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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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의 A샌드위치 매장은 고객이 원하는 빵과 재료, 소스 등을 주문받아 즉석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준다.

고객 기호에 따라 매번 다른 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제조과정에서 쓰이는 일회용 비닐 양이 상당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은 자율적협약을 통해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는 쪽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추후 판매된 제품이나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용 비닐 사용에 대한 규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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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컵 단속 한 달 만에 매장 내 머그잔 사용 81% 급증 / '규제 제외' 비닐은 여전히 남용 / "배달 상품 탓 비닐 쓰레기 수북" / 이르면 11월 대형마트 사용규제 / 전문가 "제조·유통과정도 감축을"

서울 종로구의 A샌드위치 매장은 고객이 원하는 빵과 재료, 소스 등을 주문받아 즉석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준다. 고객 기호에 따라 매번 다른 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제조과정에서 쓰이는 일회용 비닐 양이 상당하다.

3일 이 매장에서 쓰이는 비닐의 양을 살펴본 결과 평균적으로 샌드위치 1개당 위생용 비닐장갑 1짝과 일회용 비닐 2장이 쓰였다. 샌드위치 제조과정에서 일회용 비닐은 조리대 위에 까는 1장, 포장용 1장이 필요했다. 이 비닐은 샌드위치를 만들고 나면 곧바로 휴지통에 버려졌다. 매장을 찾은 손님 박모(34)씨는 “일회용 비닐은 음식을 만들거나 먹고 나면 곧바로 버려지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결과적으로 상품 가격에도 포함되기 때문에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정부가 카페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줄이겠다며 단속에 나서면서 한 달 만에 카페에서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하지만 상품 제조·배달과정은 정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여전히 일회용 비닐이 남용되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매장에서 쓰는 비닐봉지를 줄이려고 애쓰긴 하나 유통 과정에서 쓰이는 비닐은 줄지 않고 있다. B대형마트는 가정에서 상품을 주문해 배송하는 경우 20L들이 비닐봉지에 담아 배송한다. 소비자에게 사용 여부를 묻지도 않고 값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 마트에서 자체적으로 비닐봉지에 상품을 담아 일괄 배송하는 것이다.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자주 배송받는다는 직장인 김모(28)씨는 “마트에 주문하는 상품이 즉석밥과 통조림, 라면처럼 주로 실온에서 보관하는 상품인데도 전부 비닐봉지에 담겨 온다”며 “배송을 한 번 받고 나면 비닐 쓰레기가 많이 나와 처치 곤란할 때가 있다”고 푸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점의 제조과정이나 대형마트의 유통과정에서 쓰이는 일회용 비닐은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형마트의 경우 오는 11월부터 비닐봉지 사용을 일부 규제하지만, 이마저 매장에서 사용하는 비닐봉지 중심으로 규제하는 것이라 생산과 유통 등 전 과정에서 개선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은 자율적협약을 통해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는 쪽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추후 판매된 제품이나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용 비닐 사용에 대한 규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 스타벅스 지점에 일회용컵 사용 줄이기 동참 캠페인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연합 자료사진
지난달부터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단속하기 시작한 카페의 경우 효과가 제법 나타나고 있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지난달 22∼23일 수도권 지역의 카페 등 1052곳의 다회용컵 사용 여부를 점검한 결과 머그·유리컵 사용 건수가 81.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단속을 시작하기 이전인 6∼7월 조사에서는 머그·유리컵 사용 건수가 29.2%에 불과했다.

카페뿐 아니라 패스트푸드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도 일회용 포장지 사용을 줄이려면 상품 제조나 유통 과정 전반에 걸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국장은 “장기적으로는 제조·유통 과정에서도 비닐이 쓰이지 않도록 법률 개정을 해 나가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지속적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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