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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수 AP위성 대표 "지구촌 오지 어디라도 위성통신 문제없죠"

이진한 기자
입력 : 
2018-09-03 17:05:30
수정 : 
2018-09-03 19: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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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硏서 우주분야 연구…국내 유일 위성벤처 설립해 18년간 위성통신기술 `외길`
위성통신단말기 세계 3위…지상-위성 연결서비스 박차
이라크 총선에 단말기 공급도
◆ 도전! 1000억 벤처 / (26) AP위성 류장수 대표 ◆

류장수 AP위성 대표가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위성통신 단말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AP위성]
류장수 AP위성 대표가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위성통신 단말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AP위성]
1976년부터 10년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장거리 로켓 분야를 만난 게 계기였다. 이후 한국전자통신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소를 거치며 15년 넘게 우주 분야에만 매진했다. 1999년에는 국내 처음 다목적 실용 인공위성 아리랑 1호를 발사하는 프로젝트에 연구를 총괄하기도 했다. 이후 독립해 국내 최고의 위성산업 기술을 보유한 민간 회사를 설립했다. 류장수 AP위성 대표(66) 이야기다. 류 대표는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거나 대기업 임원직 제안도 있었지만 모두 내 갈 길이 아닌 것 같았다"며 "마침 현대전자가 어려워지며 위성사업부가 분리될 무렵 그쪽 직원들과 함께 2000년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설립 후 18년간 AP위성은 사실상 국내에서 유일한 위성산업 민간 회사다. 회사는 크게 위성통신사업부와 위성제조사업부 두 축으로 구성된다. 위성통신사업부는 위성통신에 핵심 역할을 하는 칩과 위성통신 단말기 개발을 주로 하며, 위성제조사업부는 인공위성 본체에서부터 위성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터 같은 탑재체와 각종 지원 장비를 다룬다. 대표적인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지난해 회사 매출(300억원) 가운데 190억원은 위성통신 단말기가, 110억원은 인공위성 제조 파트에서 창출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위성통신 서비스사업자인 투라야와 계약을 맺고 약 180개국에 수출할 수 있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 게 큰 힘이 됐다. 위성 휴대폰이 교체 주기에 접어들어 올해도 위성통신 분야가 회사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류 대표는 "위성통신 단말기 시장은 일반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과 다르다"며 "위성전화는 주로 사막이나 원양어선, 재난지역 등 척박한 지역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이 기본적으로 튼튼하고 단말기 교체 주기도 일반 휴대폰보다 두 배 이상 길다"고 설명했다.

AP위성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퀄컴과 모토롤라·휴즈 등 글로벌 제조사들을 상대로 세계 시장점유율 3위에 오르는 등 선전하고 있다. 류 대표는 "원천기술 보유로 라이선스 사용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보급형과 고급형 모델 모두 생산하는데 성수기에는 연 8만대가량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내년부터 신성장동력을 새롭게 추진한다. 지상망과 위성망을 사물인터넷(IoT) 통신으로 연결해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술인 M2M(Machine to Machine) 서비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위성통신 기술을 활용한 M2M 서비스는 지상 통신망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오지나 지진 등이 발생한 재해 지역에서 그 역할이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P위성은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2015년부터 개발을 준비해왔다.

이미 두 건의 M2M 서비스 계약도 마무리했다. 지난 8월 개표결과전송단말기(RTS) 7000대(약 340만달러)를 연내 아프리카 국가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5월에는 선거용 단말기 1만대를 이라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납품해 실제 5월 12일 치러진 이라크 총선에 사용되기도 했다.

류 대표는 "올 초 투라야에 시범 납품한 차량 탑재용 정보 수집 장치인 트래커 500대도 곧 매출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차량 위치 정보뿐 아니라 엔진오일 상태, 타이어 마모 정도 같은 정보도 실시간으로 주고받아 차량 관리 효율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M2M 기술은 차량뿐만 아니라 선박·항공기 등 무인 운송체의 운행 정보 수집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올해 AP위성은 기존 직원의 20%가 넘는 연구개발 인력 30명을 추가 고용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류 대표는 "회사 성장을 위해 당장 수익이 나는 캐시카우 사업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위성사업의 중심인 위성 본체 개발과 국가 단위 우주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해 연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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