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이 31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수퍼라운드 2차전 중국전(GBK 야구장)에서 10대1로 승리하며 대회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1·4회 1점씩을 뽑은 한국은 5회 박병호의 3점 홈런, 6회 김재환의 2타점 2루타 등을 앞세워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1일 오후 6시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2010·2014년 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한 한국 야구는 아시안게임 3연패(連覇)까지 한고비만 남겨뒀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공격의 열쇠를 쥐는 두 남자, 이정후(20)와 박병호(32·이상 넥센)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
올해 KBO리그에서 전체 타율 1위(0.378)를 달리는 이정후는 애초 이번 대회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외야수 박건우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뒤늦게 합류했다. 하지만 활약상은 가장 돋보인다. 대표팀 막내 이정후는 이번 아시안게임 전 경기(5게임)에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안타를 때리는 등 4할대 타율(0.476·21타수 10안타)로 팀 공격 물꼬를 텄다. 그는 조별 예선 3차전 홍콩전에서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리며 '해결사' 역할까지 했다.
이정후는 아버지인 이종범(48) 대표팀 주루코치와 한솥밥을 먹으며 기운을 받고 있다. 이 코치는 2002 부산 대회 당시 타율 0.353, 4득점으로 활약하며 아시안게임 우승을 맛봤다. 이정후가 금메달을 걸면 한국 아시안게임 야구 사상 첫 '부자(父子)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한다. 이정후는 "(아버지와 함께하는 건) 가문의 영광이다. 아버지가 '젊으니까 패기 있게 하라'고 조언하셨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엔 KBO리그 각 팀의 4번 타자만 5명이 모였다. 그 중 대표팀 '진짜' 4번 타자로 낙점된 건 박병호였다. 그는 앞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등 국제무대에선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번 대회 대만과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도 4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팀 중심 타자로서 부담이 컸던 박병호는 지난 28일 홍콩전에서 대회 첫 홈런을 신고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이후 일본, 중국과의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대포를 터뜨렸다. 중국전 홈런은 비거리가 130m에 달했다. 박병호는 "선수부터 코칭 스태프까지 한마음으로 준비해 꼭 금메달을 차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