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엽의 퓨처 디스패치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 심사가 약 4시간 반 만에 종료됐다. 김 여사는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다. 결과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나 이튿날 새벽에 나올 전망이다.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2시 35분께 김 여사의 구속 전…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연다. 한미 정상이 회동하게 되는 이날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82일 만이다.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24일부터 …
정부가 성수·목동 등 일대의 노후화한 청사·관사와 국유지를 개발해 2035년까지 공공주택 3만5000가구 이상을 공급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대책을 반영한 새 정부 첫 주택 공급 대책을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기획재정부는 12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
2차전지 업종이 겹호재로 반등하자 자산운용사의 액티브 펀드매니저(운용역)들이 포트폴리오 내 2차전지주(株) 비중을 확대하고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부담이 덜해진 가운데 전력 테마와의 결합으로 수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과거 고평가와 급락의 기억을 이유로 …
박준동 칼럼
특파원 칼럼
취재수첩
천자칼럼
2차전지 업종이 겹호재로 반등하자 자산운용사의 액티브 펀드매니저(운용역)들이 포트폴리오 내 2차전지주(株) 비중을 확대하고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부담이 덜해진 가운데 전력 테마와의 결합으로 수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과거 고평가와 급락의 기억을 이유로 신중론을 유지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12일 코스콤 정보단말기인 '체크 엑스퍼트 플러스'(CHECK Expert+)에 따르면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는 최근 한 달 사이 포트폴리오 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편입 비중을 기존 0.1%에서 5.53%로, 삼성SDI는 기존 1.01%에서 5.62%로 확대했다.다른 신재생에너지 업종 비중을 줄이고 2차전지 비중을 크게 높인 것으로, 2차전지 업종의 단기·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셈이다.액티브 ETF란 펀드매니저의 재량을 허용해 인덱스를 이기는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액티브 ETF의 구성종목을 투자지표 중 하나로 삼기도 한다. 운용역이 특정 종목의 비중을 늘렸다는 것은 그 종목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미래 성장성 높은 테마에 투자하는 'TIMEFOLIO K이노베이션액티브'의 운용역도 같은 기간 2차전지 비중을 확대했다. 지난달 11일과 이달 11일 양일 기준 이 ETF의 구성종목들을 비교해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43%에서 5.95%로, SK이노베이션은 2.64%에서 3.62%로 확대됐다. 7월 당시엔 빠져있던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도 각각 3.28%, 1.39% 비중으로 신규 편입됐다.지수형 액티브 상품인 'KODEX 200액티브'와 'TIMEFOLIO 코스피액티브' 역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비중을 소폭 늘렸다.2차전지 관련주 수익률은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로 배터리 시장이 꺾이면서 지난해부터 줄곧 부진했다. 대규모 투자에도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돈 먹는 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펀드매니저 사이에서도 언급을 꺼리는 비선호 종목이었다. 2023년 한때 전기차 수요 폭발 기대감에 '2차전지주 광풍'이 불었지만, 이후 기대치 대비 실적이 안 나오면서 거품이 빠르게 꺼졌다. 개인과 기관 모두 '폭등 후 폭락'이라는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은 셈이다.특히 2023년 당시 관련주 폭등세의 중심에 섰던 에코프로비엠은 사상 최고가인 58만4000원(2023년 7월 26일 장중 고가)까지 오르며 그해 들어 최고 634%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해 말부터 꾸준히 하락하더니 올해 들어 지난 5월 30일에는 8만원대까지 밀려났다. 최근 반등세로 13만원대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최고점 대비 77%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그럼에도 펀드매니저들이 하나둘 다시 2차전지 기업 비중을 늘리는 것은 '에너지 저장 장치'(ESS)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ESS 시장은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힘입어 급성장세다. ESS 시장에서의 배터리 수요는 전기차의 20% 수준이지만,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인 ESS는 소비심리에 민감한 전기차 시장 대비 수요 변동성이 낮아 안정적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여기에 미국이 내년부터 중국산 ESS 배터리에 58.4%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국내 기업에는 반사이익이 기대된다.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의 가격도 최근 저점 이후 반등세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탄산 리튬 가격은 t당 7만5500위안으로 지난 6월 23일 이후 꾸준한 상승세다.중국 정부는 리튬 초과공급 해소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세계 1위 배터리업체인 중국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가 중국 장시성에서 운영해온 대형 리튬 광산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의 약 3%를 차지하는 젠샤워 광산에 빗장을 댄 것이다.이런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은 김현수 하나증권 2차전지 담당 애널리스트의 1년 만의 '매수' 상향을 심리 회복 신호로 봤다. 그는 2차전지 광풍 당시 고평가를 지적하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매도'를 권했던 인물이다. 김 연구원이 앞선 7월 말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린 데 이어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눈높이도 올리자 운용가는 주목했다.김현수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2023년과 2024년은 매수하기에 너무 비싼 가격이었지만 올 초부터는 매출 분기 감소세가 멈춘 데다 가격 부담도 덜해졌다. 업황은 여전히 안 좋기 때문에 매수를 적극 권할 시기는 아니지만 조금씩 사모아도 되는 구간"이라고 짚었다. 이어 "2차전지주는 ESS 수요가 확대되면서 더 강한 신재생에너지 테마에 올라탄 상황"이라며 "ESS는 실제 기업의 펀더멘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관련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 선별 투자하길 권한다"고 했다.하지만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펀드매니저들도 적지 않다.운용사 한 액티브 펀드매니저는 "2차전지는 지금 모든 운용사 매니저들의 고민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전지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제대로 산정할 수 없을 정도로 고평가를 받던 시기가 있었지 않느냐"라며 "거품이 빠진 지금은 가격이 괜찮아졌지만 과거의 고평가·투자심리 훼손 기억이 발목을 계속 잡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매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며 "전향적 비중 확대는 좀 더 상황을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다음 달 고위당정협의회가 열리기 전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 관련해 결론을 내겠다고 12일 밝혔다.한 의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자는 정하지 않았지만, 한 달에 한 번 고위 당정협의회를 연다"며 "이번 달에는 당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다음 고위당정협의회 전에는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고 하면 협의를 한 건가 이럴 것 같아서 그 전에는 정돈을 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앞서 정부는 지난달 31일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 원으로 강화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0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정부 측에 대주주 범위를 손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한 의장은 "상법 개정안 등 제도적 개편을 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돈의 흐름을 주식 시장으로 들어오게 하자는 일관된 메시지가 필요했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증시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분들은 그래도 큰돈을 갖고 계신 분들 아니겠냐"며 "그런 분들이 똘똘한 한 채가 아니라 똘똘한 주식을 한번 오래 갖고 있으면 배당소득도 나오고 장기적으로 괜찮다는 시그널과 방향 제시를 하는 게 대한민국 성장에도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한 의장은 또 "과세 합리화를 보는 기획재정부 입장에선 100억원에서 10억원까지 내려왔던 대주주 기준이 윤석열 정권에서 다시 50억원으로 올라간 건데 이를 원상복구하는 차원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며 "그런데 우리가 크게 방향을 틀겠다고 하는 차원에서 보면 이를 건드리지 않는 게 주식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명확한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강조했다.다만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자는 여당의 안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 의장은 "(대주주 기준 범위 조정은) 시행령이어서 정부의 입장이 중요하지만, 저희의 우려를 정부가 모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주 심각하게 고려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증권주가 장중 강세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의 기준이 기존처럼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오전 11시5분 현재 부국증권은 전날 대비 5100원(9.94%) 뛴 5만6400원에 거래되고 있다.같은 시각 키움증권(6.39%), 신영증권(5.67%), 대신증권(5.62%), 미래에셋증권(5.34%), 한국금융지주(4.56%) 등도 강세다.대주주 기준이 현행처럼 유지되는 방향으로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다시 손볼 것이란 기대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앞서 전날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식 거래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10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시했다"고 밝혔다.한 의장은 이날에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상법 개정 등 제도적 개편을 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돈의 흐름을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게 하자는 일관된 메시지가 필요했단 판단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자는 여당 안을 받아들일지를 두고선 한 의장은 "대주주 기준 범위를 조정하는 건 시행령이어서 정부 입장이 중요하다"면서도 "우리 우려를 정부가 모르는 게 아니니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지난달 31일 정부는 세수 확보 취지에서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주식시장에 대주주 연말 세금 회피성 매도를 부추겨 이재명 대통령의 슬로건 '코스피 5000'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단 우려가 나왔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12일 뉴욕 증시는 소폭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내일 7월 소비자물가(CPI) 발표가 시장 향방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랠리가 소형주, 잡주까지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높으면 미 중앙은행(Fed) 9월 금리 인하가 무산되고,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인해 증시 조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중국에 대한 관세 유예를 90일 연장했지만, 모두가 예상한 것인 만큼 시장에 영향은 없었습니다. 1. CPI, 금리 못 내려 vs 상관없이 내린다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보합 선에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7월 CPI를 확인하고 가자는 생각이 지배했고요. 아침까지는 중국과의 관세 유예 연장 여부도 약간은 신경이 쓰였을 것입니다.모두가 7월 CPI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 8시 30분(한국 시간 12일 밤 9시 30분)에 발표됩니다. 프리덤캐피털의 제이 우즈 전략가는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특히 임금 상승과 서비스 물가 압박이 지속되면 금리 인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 또 경기 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예상에 부합하거나 부드럽게 나오면 금리 인하가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이 데이터는 분명히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CPI가 한 달 전보다 0.2%, 1년 전에 비해선 2.8% 상승(6월 0.3%, 2.7%)할 것이라는 겁니다. 변동성이 큰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 오를 것(5월 0.2%, 2.9%)으로 관측하고요. 특히 근원 물가에서 5월보다 확실히 올라가는 것인데요.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등은 근원 물가가 전년 대비 3.1%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핵심은 관세 효과로 인해 상품 물가는 오를 것인데, 서비스 물가가 얼마나 이를 상쇄할지입니다. 비중이 큰 서비스 물가가 둔화세를 유지한다면, 관세 인플레이션은 '일회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블랙록은 "이번 주 근원 상품 CPI를 주시하며, 관세가 이미 일부 부문의 물가를 상승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더 광범위한 상품의 물가를 높이는지 살펴볼 것이다. 더 나아가, 성장 둔화가 근원 서비스 물가 상승을 둔화시키고 있는지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상품 물가가 치솟거나, 서비스 물가도 높게 나온다면 Fed의 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9월에 금리를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증거 없이 완화 사이클을 재개할 위험이 있다"라면서 올해 말까지 금리 동결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Fed가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더 많습니다. 시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라크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용 데이터 약화는 Fed가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게 만들 '너무 강한' 인플레이션의 기준치를 높였다"라고 밝혔습니다. 넷얼라이언스의 앤드루 브레너 부회장은 "내일 CPI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움푹 팬 곳이 있겠지만, 고용 악화가 Fed의 전망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게다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새로 들어갈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금리 인하를 찬성할 것입니다. JP모건의 마이크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미란이 이사로 참여할 경우, 최소 3명이 금리 동결에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 반대가 많다. 가장 저항이 적은 경로는 다음 회의에서 25bp 인하하는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불안한 것은 이번이 인플레이션 상승세의 본격적 시작이라는 관측입니다. UBS의 앨런 데트마이스터 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물가 상승을 가속하고 있으며, 7월 데이터는 몇 달간의 상승세의 시작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근원 CPI가 6월 2.9%에서 연말까지 3.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골드만삭스는 관세가 부과된 제품의 소비자 가격 변동 추이를 분석했는데요. 외국 기업들은 관세 부담의 총 14%를 부담했고요. 미국 기업들이 64%를 냈습니다. 미국 소비자는 22%만을 맡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철강, 알루미늄 등 여러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이런 상황이 바뀔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 몇 년간의 패턴을 따른다면 10월까지는 소비자가 관세 비용의 약 3분의 2(67%)를 내야 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외국 기업은 25%, 미국 기업은 8%를 부담할 것으로 관측하고요. 즉 미국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대부분 소비자, 그리고 해외 공급망에 전가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전망이 엇갈리다 보니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예상이 엇갈립니다.22V리서치가 실시한 투자자 설문조사를 보면 18%만이 CPI에 대한 시장 반응이 "위험 감수"일 것으로 답했습니다. 39%는 "위험 회피"라고 했고요. 가장 많은 43%는 "혼조세"로 내다봤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CPI가 나온 뒤 S&P500 지수가 추가 상승할 확률은 70%입니다. 근원 물가의 월간 상승률이 0.35% 이하로 나올 가능성이 70%인데, 그러면 S&P500 지수가 오를 것이란 겁니다. 하지만 0.35%를 넘으면 지수는 하락할 수 있습니다. ▶CPI 시나리오(근원 CPI 전월 대비 기준)0.4% 초과(확률 5%): S&P500 2~2.75% 하락0.35%~0.4% (확률 25%): S&P500 0.75% 하락~0.25% 상승0.3%~0.35% (확률 35%): S&P500 보합~0.75% 상승0.25%~0.3% (확률 30%): S&P500 0.75~1.2% 상승0.25% 미만 (확률 5%): S&P500 1.5~2% 상승 2. CPI 나오면 랠리 vs 관세 현실 깨달을 것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증시가 랠리할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7월 CPI가 비교적 양호하다면(전월 대비 0.3%) Fed가 9월에 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9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형주,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수익성이 낮은 기업 주식으로의 순환매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CPI가 예상을 웃돌아 투자 심리가 위축될 때도 대형주/성장주가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인정하지만,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8월 정점을 찍은 후 연말에 가라앉을 것이라며, 이는 금리 인하의 길을 열어줄 것으로 내다봅니다. 특히 7월 고용 충격 이후에도 증시 조정은 미미한데요. 이는 시장이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걱정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했습니다. 윌슨은 또 다른 증거로 월가의 기업 이익 추정치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하지만 7월 고용이 부진하게 나온 데 이어 7월 물가까지 높게 나온다면 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성장 부진+물가 상승)을 걱정하게 될 수 있습니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메타이카 전략가는 앞으로 ‘다소 침체적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는 "하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다소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관세 인상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반면, 소비는 둔화하고 있으며, 고용 시장도 약화 조짐을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스태크플레이션은 역사적으로 미 증시에 좋지 않습니다. 삭소뱅크에 따르면 1960년부터 따져서 S&P500 지수는 스태그플레이션 기간 배당을 제외하고 연평균 1.8%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스태그플레이션이 없던 기간에는 연평균 9.9%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스티펠은 "월가의 기록적 랠리는 현실 확인을 앞두고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관세 충격으로 예상만큼 물가가 급등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기꺼이 프리미엄을 내 왔습니다. 하지만 관세 영향을 반영하는 데이터가 점점 더 많아지면서, 투자자들이 현실을 무시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겁니다. 베리 배니스터 전략가는 "분기 GDP 데이터와 최근 소비 지출 업데이트를 보면 경제가 이미 상반기에 둔화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들이 관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실질 임금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서 실질 소비는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이는 경제 전반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벼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S&P500 지수는 최대 14%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스티펠은 S&P500 지수가 연말 550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3. 엔비디아 중국 매출 15% 바친다고? 주말 사이 발생한 뉴스 중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H20 칩을 수출하는 대가로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제공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지난주 수요일에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이같이 합의했습니다. 이후 미 상무부는 수출 라이선스를 승인했습니다. AMD도 MI308 칩 수출 승인과 관련해 15%를 내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애초 자신이 20%를 요구했으나, 황 CEO와의 협상 끝에 15%를 받기로 했음을 밝혔습니다. 이런 기업에 대한 전례가 없는 새로운 부담은 월가를 놀라게 했습니다. 중국이나 다른 해외 시장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이 유사한 부담을 안게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이는 그렇지 않아도 관세로 인해 줄어들 수 있는 마진에 대한 추가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번스타인리서치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H20 칩 매출을 연 200억 달러를 가정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30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총마진이 1%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UBS는 "마진 압박이 더 광범위한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기술주 실적 발표는 기술주 전반의 마진 압박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러한 압박이 중국 매출에 대한 새로운 15%까지 부담해야 할 반도체 제조업체까지 확대될 경우,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를 예상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퓨처럼그룹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데 대한 일종의 ‘세금’”이라며 "다른 기업과는 그런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작다. 소프트웨어, 서비스처럼 미국 경제에 중요한 다른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핌코의 경우 "헌법 제1조 제9절 제5항은 정부가 '어느 주에서든 수출되는 품목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서, 그러한 수입 분배 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트럼프 대통령의 개별 기업에 대한 영향력 행사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애플이 1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고 관세 대상에서 면제될 가능성이 커졌고요. 오늘 인텔의 립부탄 CEO는 백악관을 방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사임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인텔 주가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4. "대두 더 사라"…중국 관세 90일 연장중국과의 초고율 관세 유예는 오늘 밤이 데드라인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늦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에 미국산 대두 구매량을 4배로 늘릴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26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했는데, 이는 미국산 대두 수출량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2025년 상반기 구매량은 지난해보다 51% 감소한 24억60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중국이 무역전쟁 와중에 수입처를 브라질로 돌린 탓이죠. 중국이 대두를 더 살 것이란 관측 속에 대두 선물은 2% 이상 상승했습니다.트럼프 대통령은 정오께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매우 우호적으로 거래해 왔다. 시진핑 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했고요. 오후 2시 30분께 관세 유예를 90일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관세가 11월 9일까지 연장된 것입니다. 이는 예정된 것입니다. 중국이 원하는 AI칩 수출을 승인됐고요. 중국도 미국이 원하는 희토류를 적은 양이긴 하지만 수출하고 있습니다. 미 세관에 따르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희토류 자석 물동량은 5월 46톤에서 6월 353톤으로 증가했습니다. 중국이 미국이 요구한 과잉생산을 단속하기 시작했다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말 사이 CATL이 중국 내 주요 광산의 운영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에 리튬 가격과 세계 최대 리튬 광산업체인 앨버말 (Albemarle) 등 관련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베이징이 경제 전반에 걸친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프로젝트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왔는데요. 시티그룹은 "이번 조치가 정부의 산업화 방지 정책의 일환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대기 오염 우려로 인해 중국 여러 제철소가 이달 말 일시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는 당국의 통보를 받았다는 보도(블룸버그)도 나왔습니다. 중국 관세 유예 보도가 나온 뒤 뉴욕 증시는 소폭 내림세로 전환했습니다. '셀더뉴스' 이벤트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무역 수지가 개선됨에 따라 상호 관세가 감소할 것이며, 남은 무역 협상은 10월 말까지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5. AI 탓 소프트웨어 '매도' 의견결국 뉴욕 증시는 소폭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25%, 나스닥은 0.30% 내렸고 다우는 0.45% 하락했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등 3개만 소폭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8개가 내렸는데요. 유가 하락으로 인해 에너지(-0.79%)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매그니피선트 7 주식 중에는 테슬라만 2.85% 상승했을 뿐 모든 주식이 하락했습니다. 사흘간 급등세를 보여온 애플은 0.9% 내렸고요. 엔비디아도 0.35%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주가는 대부분 내렸는데요. 마이크론과 인텔만이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마이크론은 8월 28일에 끝나는 4분기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4.06% 급등했습니다. 마이크론은 매출(조정)은 기존 전망치(104억~110억 달러)보다 높은 111억 달러로 제시했고요.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기존 전망치(2.35~2.65달러)보다 높은 2.78~2.92달러를 예상했습니다. 마이크론은 "DRAM 가격 상승과 강력한 실적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립 CEO가 백악관을 방문한 효과로 인텔의 주가도 3.51% 뛰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주식들은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멜리우스가 어도비에 대해 투자 등급을 '매도'로 낮춘 데 따른 것입니다. 멜리우스는 "세상은 ‘AI가 소프트웨어를 먹어 치우고 있다’라는 현실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들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어도비, 아틀라시안, 세일즈포스와 같은 한때 사랑받았던 기업들은 모두 연초 대비 20% 이상 주가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AI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AI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 코드를 작성하고, 복잡한 질문에 답하고, 사진과 비디오를 생성하는 등 모든 일을 떠맡으면서 이들 소프트웨어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는 겁니다.금값은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에는 관세를 물리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온스당 3404.7달러로 2.5% 하락했습니다. 금 선물은 지난 8일 미 세관이 금을 관세 대상으로 분류했다는 보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우리는 금에 대한 미국 관세가 없다고 가정해 왔으며, 런던거래소 기준 현물 가격이 2025년 말까지 온스당 3700달러, 2026년 중반까지 온스당 4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채권 금리는 소폭 올랐습니다. 오후 5시께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10년물은 0.2bp 오른 4.285%, 2년물은 1.5bp 상승한 3.773%를 기록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부진한 경제 데이터로 인해 Fed의 위험 균형 평가가 바뀔 것이라며 수익률 예측을 낮췄습니다. 2년물 연말 전망치는 기존 3.75%에서 3.5%로 하향 조정했고요. 10년물은 기존 4.5%에서 4.25%로 떨어뜨렸습니다. 6. "미 주식 과대평가 91%", "내년 QE, YCC 한다 54%" 내일 CPI 발표 이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화할 수 있는데요. 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공개한 8월 글로벌펀드매니저서베이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7월 31일부터 8월 7일까지 실시된 조사에는 자산 4130억 달러를 보유한 169명의 참여자가 참여했는데요.▶응답자의 70%가 향후 12개월 동안 세계 경제를 설명하는 데 가장 적합한 용어로 스태그플레이션을 꼽았습니다. 12%는 스태그네이션(추세 이하의 인플레이션과 성장)을 예상했고, 7%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높아지는 호황을, 7%는 성장이 추세를 상회하고 인플레이션이 추세 이하인 골디락스를 예측했습니다.▶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3개월 만에 최고로 상승했습니다. 글로벌 소비자 물가 지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답변이 순 18%로 나타났습니다.▶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은데요. 응답자의 약 68%는 향후 12개월 동안 세계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봤고요. 22%는 노랜딩을 예상했으며, 단 5%만이 경착륙을 예상했습니다.▶그래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는 무역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29%)가 꼽혔습니다. 인플레이션이 Fed 금리 인하를 가로막을 가능성(27%), 채권 수익률의 무질서한 상승(20%), AI 주식 버블(14%), 달러 가치 하락(6%) 등이 꼽혔습니다. ▶가장 붐비는 거래로는 매그니피센트 7 매수(45%), 달러 매도(23%), 금 매수(1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에 비해 매그니피센트 7 매수가 달러 매도를 제치고 가장 붐비는 거래로 부상했습니다.▶응답자의 91%가 미국 주식이 과대평가 되었다고 답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절반 이상은 AI가 이미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하며, AI 주식에는 거품이 없다고 봤습니다.▶미 연방정부의 부채 부담이 큰 데요. 다음 Fed 의장이 들어오면 양적완화(QE)나 수익률곡선통제(YCC)에 나설 것이라는 데 54%가 '그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아니다'라는 답은 36%에 그쳤습니다.▶투자자들은 8월에 신흥시장(EM)과 세계 주식, 그리고 유틸리티(XLU)에 대한 자산 배분을 늘린 반면, 헬스케어(XLV), 유로존 주식, 부동산(XLRE)에 대한 자산 배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지난 20년 동안의 포트폴리오와 비교하면 유틸리티, 채권, 유로에 대한 투자 비중은 컸고요. 반면, 미국 달러, 부동산,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 비중은 작습니다.▶흥미로운 질문과 답변이 있었는데요. 암호화폐에 노출이 있다고 답한 투자자가 9%에 불과했고요. 이들은 평균 포트폴리오의 3.2%를 암호화폐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투자자는 48%에 달했습니다. 오늘 비트코인은 장중 12만2000달러까지 치솟아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오후 5시께에는 11만8800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리처드번스타인자문의 리처드 번스타인 CEO는 암호화폐의 투기적 상승세를 막을 수 있는 요인이 두 가지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나는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Fed가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번스타인은 "투자자와 기업 모두의 레버리지 비용이 높아져 유동성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경제가 경기 침체로 치닫는 것처럼 보이면서 Fed가 금리를 내릴 때입니다. 번스타인은 "그런 조합이 생기면 사람들은 빵 등 식료품 같을 걸 사야 하므로 투기를 멈추게 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이 글로벌 주요 제조업의 ‘블랙홀’이 될 전망이다. 최근 무역 상대국에 높은 세율의 상호 관세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미국 내 투자 유치를 얻어냈다. 동맹국에 2조 달러가 넘는 '동맹세(同盟稅)'를 빨아들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세계 각국은 일명 '보호무역 금융'으로 미국의 투자 강요에 대응할 계획이다.미국, "이제 트럼프 라운드"1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는 지난 7일 관세와 제조업 보호에 중점을 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지금까지의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질서로 강조했다.그리어 대표는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도입된 브레턴우즈 체제와 이후 WTO 설립으로 이어진 우루과이 라운드 등 미국에만 불리하게 작용한 세계 무역 질서를 개혁하려고 한다면서 "우리는 이제 트럼프 라운드를 목도하고 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세계 각국과 진행한 무역 협상을 과거의 다자 무역 협상에 빗대어 '라운드'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이 "새로운 세계 무역 질서의 토대를 깔았다"고 그리어 대표는 평가했다.해당 선언은 단순한 무역 정책 변경을 넘어선다. 미국 정부의 뜻대로 되면 냉전 종식 이후 세계 경제를 지배해 온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 시대가 마침표를 찍게 된다. 세계 각국의 필요에 따라 구축한 글로벌 경제 시스템으로 경제적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하던 다자주의 규칙 기반 시스템이 사라질 수 있다.제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와 WTO 설립으로 이어진 우루과이라운드는 다자주의, 비차별, 관세 인하라는 원칙에 따라 세계 경제의 상호의존성을 강화했다. 하지만 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의 주장은 이런 질서가 "미국에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국가 안보와 국익을 우선하는 공급망 재편을 의미한다.트럼프. "역사상 가장 큰 거래"WTO로 대표되던 다자주의 무역 질서의 붕괴는 새로운 규칙의 등장을 뜻한다. 새로운 시대(트럼프 라운드)는 규칙이 아닌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된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에 대한 접근권은 더 이상 권리가 아닌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특권이 됐다. 동맹국들이 약속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대미 투자는 바로 이 새로운 질서의 입장료, 즉 '동맹세'의 성격을 띤다는 지적이다.주요 동맹국은 미국 시장 접근권을 유지하기 위해 전례 없는 규모의 투자 및 구매 약속을 내놓았다. 한국은 경쟁국 수준의 상호 관세를 얻기 위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USTR은 해당 투자가 미국의 조선 산업 재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투자의 정치적 성격을 분명히 했다.일본은 처음보다 낮은 15%의 관세율을 적용받는 대가로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약속했다. 백악관은 "어떤 국가로부터 확보한 단일 투자 약속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해당 자금이 반도체, 핵심 광물, 조선업 등 미국의 전략적 산업 기반 활성화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유럽연합(EU)은 60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약속과 향후 3년간 연 2500억 달러씩 총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일본, EU는 직접 투자 1조5000억달러와 에너지, 농산물 등 약속 구매액 8580억달러 등 총 2조3580달러로 미국 시장 접근권을 유지하게 됐다.도널드 대통령은 EU의 6000억달러 투자에 대해 "이번 합의는 역사상 가장 큰 거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EU 의회 무역위원장인 베른트 랑게 의원은 “미국에 할당된 막대한 EU 투자 비용은 결국 우리 경제 구역의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동맹세의 진짜 의미이런 '동맹세'는 단순한 금융 거래를 넘어선다. 미국의 강제적인 산업 정책에 동맹국이 동원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미국은 자국의 산업 기반의 반도체, 조선, 핵심 광물 등의 취약점을 우려하고 있다. USTR이 한국의 투자를 미국 조선 산업의 '재활성화'와 연결하고, 백악관이 일본의 투자가 반도체 및 핵심 광물 분야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용될 것이라고 명시한 이유다.미국은 단순히 자본 유입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동맹국의 자본과 기술, 전문성을 자국의 산업 및 국가 안보 문제 해결에 동원하려고 한다. 이는 미국 시장 접근권을 대가로 동맹국의 경쟁 우위(한국의 조선업 경쟁력 등)를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 흡수하는 고도로 계산된 아웃소싱 산업 정책이라는 분석이다.이런 미국의 새로운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전 세계 자본의 흐름도 바꾸고 있다. 과거 수십년간 값싼 노동력과 성장 잠재력을 찾아 신흥국으로 향하던 자본이 거대한 '유턴'을 그리며 미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가 글로벌 투자의 지형도를 그리는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제조업 블랙홀'이 주변의 자본을 모두 빨아들이는 현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미국은 외국인 투자 증가글로벌 설비투자(CapEx)가 미국으로 회귀하는 흐름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앞서 미국이 막대한 보조금과 시장 접근을 미끼로 동맹국 투자를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중국 등에 대한 디커플도 가속하면서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 판도에 지각변동이 나타났다.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FDI 유입은 2년 연속 감소(-11%)하며 생산적 투자 위축이 심화했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북미로 투자만 23% 급등하며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UNCTAD는 “작년 북미는 미국 주도로 FDI 급증을 보였으며 유럽은 58% 급감했다”고 분석했다.신흥국으로 FDI는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였다. 작년 개발도상국 아시아로 FDI는 전년보다 3% 감소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이 2250억 달러로 10% 증가하며 선전했지만 중국 등 동아시아의 둔화로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중국은 2023년 FDI 유입이 전년 대비 13.6% 감소한 1632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들어서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 현지 투자를 축소하고 기존 투자 자산을 매각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UNCTAD는 “올 1분기 글로벌 FDI 프로젝트 건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투자 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고 지적했다. 무역 갈등과 관세 변수가 투자 위축을 가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국 자본 유치 전략은 자국 제조업 활성화에는 기여할지 모른다. 하지만 신흥국들의 산업화 투자 자금을 빨아들여 세계 경제의 균형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는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의도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율의 관세 장벽으로 미국 시장의 진입 문턱을 높인다. 동시에 미국 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각종 인센티브(반도체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를 제공해 글로벌 기업에 '미국 내 생산'을 강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기업도 중국 투자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 결국 전 세계의 자본이 다른 모든 지역을 외면하고 오직 미국으로만 향하는 거대한 흡입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동맹국은 내수 악영향 우려동맹국 기업의 미국행 러시는 각국 경제에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전망이다. 한정된 투자 재원과 인력이 미국 프로젝트에 투입되면서 본국 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이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U의 베른트 랑게 의원은 “미국에 투자하느라 결국 우리 (EU) 스스로의 투자가 줄어드는 결과”를 경고했다.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지난 2023년 IRA 통과 직후 “유럽 기업들이 미국 보조금을 쫓아 대서양을 건너갈 위험이 있다”며 “유럽 산업주권을 지키기 위해 국가적 R&D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유럽 경영자연합회 역시 회원사 설문에서 80% 이상이 ‘IRA로 유럽 내 투자계획을 재고하고 있다’고 답했다.일본도 비슷하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제조업 해외직접투자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미국 투자 패키지를 만들어 장려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반도체 기업은 미국에 큰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일본은 2024년 말 기준 8190억 달러로 미국 해외투자 1위 국이지만 자국 반도체 업계는 미국 내 대형투자를 꺼려왔다”고 전했다.한국도 처지가 같다. 미국 공장에 투입되는 1달러는 한국 공장에 투자되지 못하는 1달러다. 일명 '투자 구축 효과'가 나타난다. 특정 부문(해외 투자)으로의 자원 쏠림이 다른 부문(국내 투자)의 위축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미국의 강요된 투자는 한국 경제의 내수 기반을 체계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 최근 한국으로 유입되는 FDI 역시 감소세다.동맹국 기업의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자금 마련도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기업의 유보이윤만으로는 막대한 자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동맹국 기업은 글로벌 채권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이는 필연적으로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의 급증으로 이어진다. 이는 한국 기업도 심각한 금융 리스크에 노출한다.우선 금리 리스크다. 최근 몇 년간의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예를 들어 무디스 Baa 등급 미국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은 2021년 약 3% 수준에서 올 1월에는 6%를 넘어서며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한국 기업이 미국 투자를 위해 달러화 채권을 발행할 때 훨씬 더 높은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다음은 환율 리스크다. 달러로 빌린 돈은 달러로 갚아야 한다. 만약 원화 가치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할 경우 국내에서 벌어들인 원화 수익으로 달러 부채를 상환하는 데 드는 부담은 불어난다. 대규모 달러 부채는 기업 재무제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보호무역 금융'의 성장이런 리스크 우려도 정부가 금융 지원에 나선 이유다. 미국의 강요된 투자를 뒷받침할 새로운 금융 생태계가 조성될 예정이다. 동맹국 국가가 전면에 나서 리스크를 떠안고,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보호무역 금융'이 나서게 된다. '보호무역 금융'의 핵심은 상업은행이 감당하기 꺼리는 정치적 리스크를 국가가 보증하는 정책금융기관이 대신 떠안는 것이다.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해외 투자를 집행하는 것은 기업 관점에서는 과도한 리스크가 따른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의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같은 수출신용기관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 기관의 역할은 전통적인 수출 금융 지원을 넘어 정치적으로 강요된 해외 생산기지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투자 보증으로 업무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한국의 3500억 달러 투자 펀드는 대부분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신용보증으로 채워진다. 앞서 무역보험공사는 현대차와 SK온의 미국 배터리 합작 공장에 15억 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한 바 있다. 최근에는 LG화학이 추진하는 미국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 신설 프로젝트에도 10억달러 규모의 보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일본 역시 5500억 달러 중 상당 부분을 JBIC(일본국제협력은행)와 NEXI(일본무역보험)를 통한 정부 계정 대출·보증으로 마련한다. 스콧 베센트는 미국 재무장관 “일본이 이런 혁신적 금융을 제공했기에 15%라는 관세 혜택을 받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U의 6000억 달러 투자 계획도 민간 기업이 주도하지만 유럽투자은행(EIB)이나 각국 정책금융기관이 뒷받침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하지만 이런 국책금융 동원 투자에는 국내 생산 기반 약화와 재정 부담 증가라는 위험이 따른다. 예를 들어 한국 조선업이 미국에서 건조하는 선박은 한국 경제성장률(GDP)에 그대로 기여하지 못한다. 반면 관련 금융 리스크는 국내 기관이 부담한다. [글로벌 머니 X파일은 중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 돈의 흐름을 짚어드립니다. 필요한 글로벌 경제 뉴스를 편하게 보시려면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 주세요]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비즈니스 포커스]지난 8월 5일(이하 현지 시간) AI가 세상을 또 한번 깜짝 놀라게 했다. 이날 미국의 구글 딥마인드가 발표한 월드모델 AI ‘지니3(Genie 3)’는 텍스트 프롬프트 하나만으로 초당 24프레임의 실시간 가상세계를 생성해냈다. 전문가들은 “일반인공지능(AGI) 시대의 다차원 정보 공간을 향한 큰 발걸음”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딥마인드 또한 “AI가 단순 영상·텍스트 생성에서 벗어나 AGI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AI 무대에서 미국이 또 한번 기지개를 켰다. 2016년 구글의 알파고, 2023년 오픈AI의 챗GPT를 시작으로 미국의 AI 공격은 이어지고 있다. 이후 미국은 국가안보 전략의 핵심으로 AI를 명시하고 기술 패권 강화를 공언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7월 23일 세계가 관세에 집중한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패권 강화를 위한 3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실상 미·중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이 조치엔 미국의 AI 지배력 강화를 위한 내용들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장애물은 없애고 연방정부의 보호는 극대화하는 구조”라며 앞으로 미중간 자국산 AI 수출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AI를 정치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AI 수출 통한 패권 강화“우리는 어떤 외국 국가도 우리를 이기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7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열린 ‘AI 경쟁 승리’ 행사에서 “오늘부터 미국이 세계를 이끌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는 게 미국의 정책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AI 시대의 주역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참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후 즉각 AI 관련 행정명령 3건에 서명했다.△AI 모델에 이념적 편향이나 사회적 의도 배제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구축 시 연방 허가 가속화 및 국유토지 활용 △연방정부 기관을 통해 미국 AI 모델의 해외 수출 촉진 등이다.첫째 행정명령은 사실상 민주당을 겨냥한 행정명령이다. “미국인들은 신뢰할 수 있는 AI 결과물을 필요로 하겠지만 AI 모델에 이념적 편향이나 사회적 의도가 내재될 경우 정확성과 품질을 왜곡할 수 있다”며 이러한 편향 중에서도 특히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이념으로 꼽히는 것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이라고 지적했다. DEI는 지난 조 바이든 정부가 내건 가치다. 2021년 바이든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 DEI를 정책으로 채택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보란 듯 취임 첫날 이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다른 두 건의 행동명령은 연방정부의 파격적 지원을 담았다. 우선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지원이다. AI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공급과 열처리, 컴퓨팅 자원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필수다.실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세계 각지에서 데이터센터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수요 속도는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기업 CBRE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북미 데이터센터 공실률은 2.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데이터센터 수도’로 불리는 미국 버지니아 북부 지역의 공실률은 1%에 불과하다.문제는 부지 선정부터 발전소 확보, 자금조달, 설비 구축까지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그만큼 입지만 확보해도 AI 패권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 규제 부담을 완화해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나아가 연방정부가 보유한 토지와 자원을 데이터센터 개발에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마지막 행정명령은 ‘AI 풀스택 패키지’ 수출.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산 AI 기술의 국제적 확산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미국이 추진하는 ‘AI 풀스택 수출’은 AI 기술을 하나의 ‘완성 패키지’로 묶어 해외에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AI 모델만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구동하기 위한 칩과 서버 같은 하드웨어, 데이터를 수집·분류하는 시스템, 생성형 AI 모델, 사이버 보안 장치, 실제 활용 가능한 응용 서비스까지 포함된다.이 모든 기술을 하나로 묶어 ‘한 장비, 한 규격, 미국식’으로 수출함으로써, 세계 각국이 미국의 AI 표준을 따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미국이 만든 AI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다 쓰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이를 위해 상무부 장관과 국무부 장관이 서명일로부터 90일 이내에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을 설립하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AI 수출을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출 지원을 위해 대출이나 보증, 지분 투자 등 금융서비스도 총동원한다고 했다. “중국보다 먼저” 터보 부스터 단 수출 전략3건의 행정명령은 강력하다. 미국 펀드스트랫의 대표 전략가 톰 리는 “한마디로 미국이 AI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공고히 하며 글로벌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싱가포르국립대 기계공학과 PS 리 교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은 미국 AI 하드웨어를 보호하던 ‘높은 울타리’를 허물고 그 자리에 터보 부스터가 달린 수출 전략을 세웠다”며 “중국이 자국 내에서 기술을 혁신하기 전에 미국산 칩과 소프트웨어를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에 더 빠르게 이전하는 명확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AI 수출 전략에 따라 국가별 AI 양극화도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영향권 밖의 국가들이나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들은 오히려 더 큰 격차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며 “‘이중 구조의 글로벌 AI 질서’가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미국의 AI 수출 전략은 동맹국에도 고민거리를 안기고 있다. 미국의 대표 로펌인 발라드스파르(Ballard Spahr)는 “미국이 자국산 칩에 집중하고, 해외 기술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은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운영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 부품이나 기술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규제 환경 속에서 조달 비용이 늘어나거나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이번 조치는 단순히 반도체 완제품에만 그치지 않는다. 발라드스파르에 따르면, 미국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특수 장비, 부품, 소프트웨어 등 이른바 ‘반도체 하위 생태계’까지 통제 범위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통신, 자동차, 항공우주 등 첨단 칩에 의존하는 주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 주권 논쟁 기름 부을 것브루킹스연구소 학자들도 우려를 내놨다. 연구소 소속 학자들은 특히 AI 풀스택 패키지 수출이 글로벌 시장 질서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연구소는 “전 세계적으로 AI 시스템에 대한 통제권과 자율성은 자국이 유지하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AI 풀스택 패키지 수출’은 사실상 AI 주권 공간에 미국 깃발을 꽂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AI 연구개발, 투자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수출 가능한 기술도 충분하다”면서도 “이번 행정명령이 오히려 미국 기술의 수출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특히 미국이 ‘전부 아니면 전무(all-or-nothing)’ 식의 수출 전략을 고수할 경우 AI 주권과 글로벌 협력 간의 균형은 더 어려워지고 미국 기술 의존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만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AI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도 잇따랐다. IBM 마스터 인벤터 닐 사호타는 NPR과 인터뷰에서 “AI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렇게 모호한 기준을 도입해 기존의 보호장치를 제거하려 한다면 규제완화가 아닌 정치적 간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는 특히 소규모 AI 스타트업에 가장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같은 대형 기업은 법적 리스크를 감당할 여력이 있지만 정치적 이념이 기술적 우수성보다 우선하는 환경에서 중소 개발사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부산 해운대구에 공급된 ‘더타임해운대 오피스텔’이 불법 분양 논란으로 시끄럽다. 임의 분양 및 임대가 진행되고 있어 분양자가 계약금 전액을 잃고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12일 코람코자산신탁은 나인테일이 공급 중인 더타임해운대 오피스텔이 수탁자의 동의 없이 진행되고 있는 불법 분양이라고 밝혔다. 나인테일은 ...
서울 지식산업센터(지산) 가격이 긴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가격 하락 흐름이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했다.12일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ROSI) 보고서에 따르면 지수는 201.1포인트로 전 분기 대비 3.9% 상승했다. 2022년 하반기 급락 이후 3년 ...
"건물 자체가 하나의 집으로 느껴지도록 사람이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마주치고 소통할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외국인의 입주 문의가 많습니다." (SK디앤디 관계자)지난 6일 방문한 SK디앤디의 주거 브랜드 '에피소드'의 ...
국내의 대표적 애슬레저 기업 안다르와 젝시믹스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앞세운 안다르는 독자 기술과 카테고리 확장 전략에 힘입어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젝시믹스도 2분기 들어 직전 분기 대…
고려대와 한양대 인근 원룸(전용면적 33㎡) 월세와 관리비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해당 학교 학생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12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원룸 평균 월세와 관리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 인근 원룸 평균 월세는 …
▶ 위기의 한국영화 긴급제언 (上)마동석 주연의 영화 <피그 빌리지>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작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얘기이다. 마이클 루커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그러나 일부 로케이션 분량을 빼고는 장면들이 대부분 한국 인천의 한 세트장에 와서 촬영된다…
감각의 문을 열고 상상의 바다로최민영(b.1989)은 런던 해크니 위크(Hackney Wick)의 피쉬 아일랜드(Fish Island)에서 그림을 그린다. 과거 땅콩 가공 공장이던 그의 작업실과 주변은 도시 개발의 속도에 맞춰 끊임없이 변해 왔다. 창고였던 공간은 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닫히는 엘리베이터의 문 사이로 새빨간 매니큐어가 발린 손이 비집고 들어온다. 닫히던 문이 다시 열리고 너머에는 눈에 독기를 가득 품은 여자가 엘리베이터 속 남자를 노려보고 있다. 여자는 다짜고짜 남자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 …
전남 강진에서 북쪽을 향해 내달리면, 아름답고 풍요로운 항구 '마량'항에 닿는다. 마량항은 크게 세 가지가 유명하다. 말, 해산물, 수산시장이다. 마량(馬良)은 ‘말을 건너 주는 다리’란 뜻으로 7세기 무렵 제주를 오가던 관...
전통 간식인 약과가 전국적으로 품절대란을 일으키며 ‘약케팅(약과+마케팅)’이란 신조어가 생겼다. 그 뒤를 이어 ‘떡케팅’ 신화를 쓴 먹거리가 있으니 바로 익산농협의 '생크림찹쌀떡'이다.지난 2022년 8월 출시와...
이름 하나만으로 풍경을 상상해보게 만드는 지역이 있다. 이를테면 남프랑스가 그렇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아마 그곳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영화에서 느껴지던 낭만적인 분위기 덕분일 것이다.일론 머스크나 톰 크루즈,...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1학기 수업 거부로 유급 대상이 된 의대생 8000명의 2학기 복귀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2학기 복귀하는 본과 3·4학년생이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치를 수 있도록 추가로 시험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교육부는 '의대생 복귀 및 교육에 대한 정부 입장'에서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의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입장을 존중하고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의총협은 교육부와 협의해 학칙을 '학년제'에서 '학기제'로 바꿔 유급 학생들이 2학기에 복귀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플래그십 함대의 제독(Admiral of the Flagship Fleet)’.1936년 아메리칸항공의 최고경영자(CEO)였던 C R 스미스는 VIP 고객을 이렇게 불렀다. 정·재계 거물과 유명 인사 등 극소수에게만 이런 호칭을 부여했다. ‘당신은 특별하다’는 마케팅은 힘 있는 사람들을 아메리칸항공의...
대중 속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백화점이란 현대적 공간에서도 이 본능이 작동한다.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폐쇄적인 장소를 원하는 VIP의 이중적 욕구. 백화점이 VIP 라운지 공간을 만드는 이유다.라운지는 기존 공간과 분리돼 있다. 눈에 띄지 않는 안쪽에 입구를 만든 것도 ‘나만의 특별한 공간’에 들어선다는 느...
“부(富)가 어떤 면에서 유리한지 가끔 확인되지 않을 때가 있다. (중략) 이곳 공항에서, 아니 인생에서 내가 본 다른 어느 곳보다 멋졌는데, 그 멋진 면 때문에 나는 마음이 겸허해졌고 생각을 자극받았다.”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공항에서 일주일을>이라는 에세이에서 영국 공항의 일등석 라운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항공사의 일등석 라운지는...
분주한 교통과 공사 소음으로 가득한 서울 삼성동. 그 익숙하고 소란한 풍경 속, 외관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건물에 들어서면 또 다른 세계가 기다린다.하나금융의 VVIP 전용 공간인 ‘클럽원’은 금융 상담을 위한 장소를 넘어 머무는 경험에 집중하도록 설계됐다. 금융 자산 30억원 이상 고객에게만 허락되는 이곳에서는 하루 몇 시간 머무는...
서울 잠실야구장이 변하고 있다. MZ세대 야구 팬덤의 중심지로 자리 잡으면서 도시를 빛내는 문화 중심지가 됐다. 응원은 개성의 표현이 됐다. 치킨과 맥주, 굿즈와 인증샷이 어우러진 직관은 이들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 특히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함께 쓰는 잠실야구장은 상징성이 크다. 야구에 열광하는 MZ세대MZ세대가 야구에 열광하는 것은 ...
2025.08.12 15:30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