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섭고 도망갈 수도 있었지만 제 가족이라 생각하고 살렸어요. 저도 아이가 있으니까요.” 지난 19일 경남 산청휴게소(통영 방면) 인근 주유소에서 일하던 박진주씨(40)는 호우로 유실된 토사 속에서 한 가족을 구조했다. 주유소 뒤편은 산지로 이전에도 토사 유실 사고가 잦았던 곳이다. 이날도 밤새 이어진 폭우에 토사가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진주씨는 자신의 차량을 반대편으로 옮긴 뒤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순식간에 비와 흙탕물이 주유소 안으로 밀려들었다. 대피를 고민하던 찰나 “살려주세요”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토사에 휩쓸린 차량이 뒤집혀 일가족이 갇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