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는 어떤 곳?

박용근·박준철·권기정·김정훈·권순재·백경열 기자

충남 아산시 장미마을은 한때 성매매 업소 80여곳에 200여명의 종사자가 있었던 충남 최대 규모의 성매매 집결지였다. 이곳은 지난해부터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청년창업공간으로 변신중이다. 전북 전주시의 도심 집창촌이었던 선미촌은 각종 전시회가 열리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되면서 벤치마킹 행렬이 끊이질 않는다. 이처럼 슬럼화되고 낙후됐던 도시공간들을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진화시키는 뉴딜사업에 올해 전국 99곳이 선정됐다. 선정된 사업 중 파급효과가 큰 중·대규모 사업(경제기반형·중심시가지형)에는 20곳이 선정됐다. 지역의 쇠퇴한 산업기반을 재생사업을 통해 복원시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사업들은 지역주민들이 도시재생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소규모사업들이다. 시민들의기초적인 생활인프라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는 계획이다. 뉴딜사업 선정지는 서울(7), 부산(7), 대구(7), 인천(5), 광주(5), 대전(3), 울산(4), 세종(2), 경기(9), 강원(7), 충북(4), 충남(6), 전북(7), 전남(8), 경북(8), 경남(8), 제주(2) 등이다.

■서울·수도권

서울시의 경우 투기지역이 추가 지정되고 부동산 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점을 감안해 중·대규모 사업을 배제시켰다. 서울에서는 시가 선정한 중랑구 묵2동 일반근린형과 은평구 불광2동 주거지지원형 사업, 금천구 독산1동 우리동네살리기 등 소규모 도시재생 사업 7곳만 지정됐다. 당초 서울에서는 대형 사업으로 동대문구 장안평 차시장과 홍릉, 청량리 제기동, 종로구 세운상가, 금천구 독산동 우시장 등 5곳에서 신청이 들어왔고 국토부는 이 중에서 장안평 차시장(경제기반형)과 세운상가(중심시가지형), 독산동 우시장(중심시가지형) 3곳을 후보지로 뽑았다. 하지만 서울에서 올라온 대형 사업 3곳은 모두 선정되지 못했다.

경기도는 9개 지역이 사업대상지로 선정됨에 따라 17년 뉴딜사업에 선정된 8개소를 포함해 17개 지역에서 사업이 진행된다. 올해 선정된 9개 지역은 ▲우리동네살리기 1개소 시흥시(대야동) ▲주거지지원 3개소 안양시(석수2동), 화성시(황계동), 고양시(삼송동) ▲일반근린 5개소 광주시(경안동), 평택시(안정리), 안산시(월피동), 시흥시(신천동), 고양시(일산2동) 등이다. 시흥 대야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주거환경 정비, 녹색재생을 테마로 하는 녹색골목길 조성 등을 계획에 포함됐다. 광주 경안동은 근린시설 재생거점 공간 마련과 폐가를 활용한 경관특화 주차장 조성사업을 담았다. 화성 황계동은 인근 공군비행장으로 인해 쇠퇴한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황계복지센터 건립과 마을활력 거점공간 조성을 통한 주민소통과 공동체 회복을 추진하며, 평택 안정리는 특화거리 조성을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를 뉴딜사업에 담았다.

인천에는 서구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옹진군 ‘백령 심청이 마을’, 중구 ‘신흥동 공감마을’, 계양구 ‘서쪽 하늘아래 반짝이는 효성마을’ 강화군 ‘고려 충절의 역사를 간직한 남산마을’ 등 5곳이 선정됐다.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은 석남동 484-4 일원 21만3392㎡에 국비 150억 원 등 5년간 1733억 원이 투입된다. 이곳은 지역을 갈라놓은 경인고속도로가 일반화되면서 사람과 장소를 이어저는 소통의 공간으로 조성된다. 석남1동 행정복합센터 주변을 복합 개발하고 혁신일자리클러스터와 주차장 600면, 공공임대주택 190가구가 들어선다.

‘백령 심청이 마을’은 백령면 진촌리 763-5 일원 5만7605㎡에 국비 44억원 등 123억 원을 4년간 투입돼 작은영화관과 심청마을문화센터 등 문화생활과 공동체활동을 위한 시설이 조성된다.

인천 서구의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사업 계획도.|인천시 제공

인천 서구의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사업 계획도.|인천시 제공

‘신흥동 공감마을’ 신흥동 38-9 일원 8만7037㎡에 국비 88억원 등 831억 원을 4년간 투입해 가로주택정비와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등을 진행한다.‘서쪽하늘 아래 반짝이는 효성마을’은 공장배후 주거지역인 효성동 169-12 일원11만3052㎡에 국비 88억 원을 포함해 4년간 647억 원을 들여 주차장 등 주거지원사업을 벌일 예정이다.‘고려 충절의 역사를 간직한 남산마을’은 남산리 213-2 일원 9만998㎡에 국비 80억원 등 265억 원을 4년간 투입해 주민복합센터를 조성하고, 주민참여형 가로주택정비 등 생활인프라 시설을 대폭 개선할 예정이다.

■중부권

충남에서는 아산시 장미마을 등 6곳이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장미마을의 경우 청년창업공간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장미마을은 한때 성매매 업소 80여곳에 200여명의 종사자가 있었던 충남 최대 규모의 성매매 집결지다. 아산시는 지난해부터 온천동 일대 성매매 우려 지역의 술집, 모텔 등에 대한 철거와 함께 이곳을 청년창업공간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산시는 경찰과 합동단속을 통해 대부분의 성매매 업소를 폐업 유도했다. 아산시는 충남연구원과 함께 장미마을을 청년 창업과 여성·사회적경제를 아우르는 경제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충남 아산시가 지난해 12월 온천동에 위치한 성매매 우려 지역인 ‘장미마을’에서 한 모텔을 매입한 뒤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산시 제공

충남 아산시가 지난해 12월 온천동에 위치한 성매매 우려 지역인 ‘장미마을’에서 한 모텔을 매입한 뒤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산시 제공

강원 태백시의 경우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주축이 돼 종전 폐광시설을 광산테마파크·스마트팜으로 조성하고, 친환경 재생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탄광재생의 대표사례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강원 삼척시는 미사용 모텔 건물을 매입·리모델링해 창업연구실, 공유사무실, 셰어하우스(개인 공간은 독립하고 공용공간은 공유하는 거주 형태) 등 지역 내 상인들과 청년들을 위한 ‘청년 혁신 어울림플랫폼’을 구축한다.

대전 서구는 공폐가가 방치된 좁고 어두운 골목길에 범죄예방 디자인(CPTED)을 적용하고, 소방차·구급차 진입이 어려운 주거 밀집 지역에 소방시설을 확충해 주민 안전을 강화한다.

■호남권

광주에서는 철도역 기능이 떨어진 광주역 일대를 창의문화산업 스타트업 밸리로 조성하는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는 등 5개사업이 선정됐다. 광주역 개발사업을 비롯해 전남대~북구청 일대 ‘대학자산을 활용한 창업기반 조성 및 지역상권 활성화’, 동구 동명1동 재개발 해제지역의 ‘문화가 빛이 되는 동명마을 만들기’, 서구 농성동 일원 ‘벛꽃향기 가득한 농성공동체 마을’, 남구 사직동 일원 ‘더 천년 사직, 리뉴얼 선비골’ 사업 등이다.

‘광주역전 창의문화산업 스타트업 밸리’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국비 250억원, 시비 250억원, 부처협업 2163억원, 민자 등 총 사업비 1조156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조성 공간은 광주역 주차장과 역사 안 등 50만㎡ 규모다. KTX 진입중단과 공공기관 이전으로 쇠퇴한 광주역 주변을 창의문화산업 경제거점으로 조성하는 게 골자다.

‘문화가 빛이 되는 동명마을 만들기‘는 국비와 지방비 각 100억원씩 투입해 동명1동 주택재개발사업 해제지역을 대상으로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마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주에서는 ‘전주역세권 혁신성장 르네상스’가 중심시가형 뉴딜사업으로 선정됐고 우리마을 살리기형 사업대상으로 ‘용머리 남쪽 빛나는 여의주 마을’이 선정됐다. 전주의 중심시가형 뉴딜사업은 전주역과 역앞 마중길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전주역 앞 왕복 8차선인 백제대로에 들어선 마중길은 전체 8차선중 중앙 2개차선을 없애고 녹색광장 850m를 만들었다. 차선은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바뀌었다.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위한 공간, 콘크리트도시가 아닌 녹색생태도시를 지향하며 만든 마중길은 이번 뉴딜사업으로 기반시설을 더 확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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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시가형 뉴딜사업으로 선정된 전북 전주의 첫 마중길 모습. ┃전주시 제공

중심시가형 뉴딜사업으로 선정된 전북 전주의 첫 마중길 모습. ┃전주시 제공

시민 한재율씨(61)는 “전주 역세권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또 한번 변신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가 크다”면서 “전주의 관문인 전주역 앞의 마중길은 사람이 먼저냐 자동차가 먼저냐는 시험대에 올라 있는 만큼 이번 사업을 통해 확고한 자리를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권

내년 부산지역은 7곳이 선정됐다. 앞서 2017년에는 4곳이 선정됐다. 2018년도 선정된 7곳에는 국비 652억 원을 포함해 2307억 원이 투입된다.

사업유형별로 보면 우리동네살리기형 1곳, 주거지지원형 2곳, 일반근린형 2곳, 중심시가지형 1곳, 공공기관제안 주거지지원형 1곳 등이다.

우리동네살리기형에는 서구 동대신2동 ‘닥밭골, 새바람’이 선정됐다. 주거지지원형에는 연제구 거제4동의 ‘연(蓮)으로 다시 피어나는 거제4동 해맞이마을’, 중구 영주동의 ‘공유형 新 주거문화 클라우드(CLOUD) 영주’가 뽑혔다. 일반근린형은 해운대구 반송2동의 ‘세대공감 골목문화마을, 반송 Blank 플랫폼’과 사하구 신평1동의 ‘시간이 멈춘 듯한 정책이주지 동매마을의 공감과 바람! Reborn’이 선정됐다.

부산지역 뉴딜사업 선정지.

부산지역 뉴딜사업 선정지.

중심시가지형은 동래구 온천1동의 ‘온천장, 다시 한번 도심이 되다’, 공공기관 제안으로 금정구 금사동의 ‘청춘과 정든마을, 부산 금사!’가 선정됐다.

이와 별개로 소규모 재생사업에 5곳이 선정됐다. 중구 영주동의 ‘Hi-story 육아나눔터’, 서구의 ‘닥밭골 골목정원 조성사업’, 동래구의 ‘향파 이주홍을 따라 걷다. 천년의 온천장을 만나다’, 사하구의 ‘청춘 生生 플러스’, 금정구 금사동의 ‘마실길이 살아나는 금사점빵 골목길!!’ 등이다.

경남도는 올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남해군 등 8곳이 최종 선정돼 국비 842억 원을 확보했다. 선정된 사업으로 시 지역은 ‘1926 근대군항 진해, 문화를 만나 시간을 잇:다’라는 창원시 진해구 충무동 중심시가지형,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일반근린형, 통영시 정량동 주거지지원형, 사천시 대방동 주거지지원형 등 5곳이다. 군 지역은 ‘재생에서 창생으로 보물섬 남해 오시다’ 남해군 남해읍 중신시가지형, 함양군 함양읍 일반근린형, 산청군 산청읍 우리동네살리기 등 3곳이다.

2018년 경남지역 도시재생 뉴딜 공모 선정현황.   |경남도 제공

2018년 경남지역 도시재생 뉴딜 공모 선정현황. |경남도 제공

경남 남해군 남해읍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지.    |경남도 제공

경남 남해군 남해읍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지. |경남도 제공

남해군의 ‘재생에서 창생으로 보물섬 남해오시다’라는 사업은 남해관광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사업, 대학타운활성화 등 관광도시중심기능을 회복하는 12건의 세부사업을 담고 있다. 군민 강모씨(37)는 “농·어촌 인구가 줄면서 장사가 안됐는 이번에 사업이 선정돼 사업이 완료하면 지역경기 활성화에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는 중구 성내동 경상감영공원·북구 산격동 경북대 일대 등 7곳이 선정돼 국비 680억 원을 지원받는다. 전국 광역시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대구의 경우, ‘노후 주거지역 개선’ ‘주민공동체 회복’ ‘청년 및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 등이 이뤄져 도시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중구 경상감영공원을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 자산을 활용해 문화·복지 공공서비스와 도심 관광 및 골목경제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다. 중심 기능을 회복해 ‘대구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는 게 대구시의 구상이다.

북구 경북대 일대에는 대학 측과 공공기관이 함께 청년혁신공간 및 지역공헌센터를 조성해 창업지원과 스마트 도시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복현동의 과거 수해지역 이재민촌에는 청년임대 등 주택정비사업을 진행, 생활편의시설을 공급하는 등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대구시는 남구 이천동 대봉배수지 일대에 이천문화마당과 ‘청년예술가 레지던시’를 조성하고, 그림자극 공연장 및 이천커뮤니티센터를 세워 오래되고 낡은 주거지역을 청년예술가의 활동 공간으로 꾸릴 예정이다.

또 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 수준이 낮은 서구 비산동에 스마트 공공임대주택을 보급하고, 햇빛나눔발전소 시스템을 구축한다. 달서구 죽전동 노후주거지역에도 행복주택과 창업지원시설 및 주민 복지·문화시설을 조성하여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고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예정된 포항시 송도동 전경.|경북도 제공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예정된 포항시 송도동 전경.|경북도 제공

경북 지역에서는 포항·경주·구미 등 8곳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됐다. 도 관계자는 “연계사업까지 포함하면 정부로부터 1조 3556억 원을 확보하게 돼 국비 기준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업비를 확보하게 됐다”면서 “선정된 사업들을 내실있게 추진하도록 ‘광역도시재생지원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해양수산부의 항만 재개발 사업과 도시재생 뉴딜을 연계해 포항항 구항을 미래형 해양도시로 조성한다. 이 일대 76만㎡에 내년부터 6년 간 1조 857억 원이 투입돼 ‘해양레포츠 융·복합 플랫폼’ ‘해양산업 융·복합 R&D센터’ ‘해양 MICE 산업지구’ 등이 들어선다.

시민 박홍기씨(43)는 “철강산업이 어려운 데다 지난해 강진으로 경제 상황이 나빴는데, 이번에 발표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면 관광객 유치와 경제 활성화 등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주군 성주읍에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하나로 들어서게 될 창의문화교류센터 이미지.|경북도 제공

성주군 성주읍에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하나로 들어서게 될 창의문화교류센터 이미지.|경북도 제공

경주시는 황오동 경주역 앞 구도심의 노후된 시장과 상업지역에 대학과 연계한 청년창업거점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지역에 머무는 외국인을 활용해 ‘실크로드 커뮤니티센터’ ‘골든시티 마켓’ 등을 만들어 도시재생을 꾀하기로 했다.

구미 원평동에도 노후된 상업지역과 시장에 문화예술 거리를 만들고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작업이 진행된다.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의 버스터미널 이전 예정 부지에는 창의문화교류센터가 들어선다. 이곳에는 청년창업 지원센터와 스마트라운지, 공유키친 등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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