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선 '대마초'가 인생 역전 로또? "불법인 줄 알지만.."

2018. 8. 3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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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의 대표적 곡창지대로 꼽히는 베카 계곡 인근 주민들의 눈과 귀가 온통 '감자 합법화'에 쏠려있다.

레바논 정부가 경제 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로 대마초 재배를 법적으로 허용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초, 레바논 주민들은 요즘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다.

레바논의 시리아 국경과 인접해 있는 베카 계곡에서 키운 대마초는 특히 유명하다.

레바논 주민들이 감자, 양파 등 다른 채소가 아닌 대마초인 선택한 이유는 이윤이 높고, 기르기도 쉬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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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대마초 합법화되면 레바논 경제의 최대 호재 전망
컨설팅기업 매킨지 보고서

[동아일보]

사진 출처=Pixabay
“그래서 감자는 언제쯤 합법화가 된다는 것입니까?”

레바논의 대표적 곡창지대로 꼽히는 베카 계곡 인근 주민들의 눈과 귀가 온통 ‘감자 합법화’에 쏠려있다. 감자는 ‘대마초’를 뜻하는 이들 사이의 암호다. 레바논 정부가 경제 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로 대마초 재배를 법적으로 허용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초, 레바논 주민들은 요즘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다.

소문의 근원지는 세계 최대 컨설팅기업 매킨지. 매킨지는 6월 초 레바논이 의료용을 목적으로 한 대마초 재배를 허용하면 매년 약 8억 달러(약 8900억 원)정도의 수익을 매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레바논 정부가 면허를 주는 방식으로 재배자를 관리하고, 일정 가격으로 수확량 전체를 사들인 뒤 의료용으로 재수출한다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낙후된 사회 기반 시설, 높은 실업률 등으로 거의 빈사 상태에 빠져있다고 평가받는 레바논 경제 상황을 볼 때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유럽, 중동 국가 사이에서 암암리에 대마초를 구해 피는 흡연자들은 ‘레바논산’을 최고 품질로 인정하고 있다. 레바논의 시리아 국경과 인접해 있는 베카 계곡에서 키운 대마초는 특히 유명하다. 중동 현지 언론들도 “베카 계속은 양질의 토양, 적당한 강우량과 햇빛 등의 기후 조건 때문에 최상의 대마초를 생산하기에 더없이 좋은 지역이다. 레바논이 아프가니스탄, 모로코 등과 함께 유명한 대마초 생산지로 꼽히는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베가 계곡 인근 주민들은 사실상 공개적으로 대마초를 재배하고 있다. 얌모우네(Yammouneh)라는 한 마을에 사는 지역 주민들은 총 1500㎡ 면적에서 대마초를 재배하고 있다. 수확철이면 일당을 주고 시리아 난민을 고용할 정도로 이미 재배가 사업화됐다. 이곳 주민은 “불법인 줄은 알지만 대마초 재배가 아니면 먹고살 길이 없다. 경찰도 이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어 단속하는 일이 드물다” 말했다. 지역의 높은 실업률이 불법적 농작물을 재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레바논 주민들이 감자, 양파 등 다른 채소가 아닌 대마초인 선택한 이유는 이윤이 높고, 기르기도 쉬워서다. 유난히 뜨거웠던 올해 여름에도 다른 채소들은 대부분 말라 죽었지만 대마초는 풍성히 잘 자랐다. 대마초는 물을 조금만 줘도 잘 자라고, 살충제도 거의 필요하지 않다. 이윤도 감자나 양파보다 3배 정도 높다. 주민들이 대마초를 ‘행운의 식물’이라고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의료용 대마초 시장은 2022년까지 320억 달러(약 35조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마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칸나비디올(CBD·cannabidiol)은 뇌질환이나 통증 완화, 불안 해소 등에 효과가 있어 미국,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 가족들이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아직은 불법이다. 2011년 의료용 대마초 재배를 합법화한 캐나다는 올해 6월 의료용뿐 아니라 기호용까지 대마초 재배와 소비 모두를 합법화한다고 발표했다. 뉴질랜드 정부도 26일 일부 기업에 한해 의료용 대마초 재배를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레바논 정부가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논의를 얼마나 서둘러 추진할 지는 의문이 많이 남아있다. 중동 언론 중 상당수는 레바논의 대마초 합법화 논의가 당장 급진전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총선을 치룬 지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레바논 각 정당들은 연립정부 구성 방식을 두고 다투고 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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