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정정 전 오답 9개…내신에 비해 모의고사 등수 낮아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8월 29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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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방송 캡처.
YTN 방송 캡처.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강남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총 5일간 숙명여고 교무부장 A 씨가 자녀들에게 시험문제 및 정답지를 유출한 사실 여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A 씨는 2016년도부터 정기고사 출제문제와 정답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자녀가 속한 학년(2017년 1학년, 2018년 2학년)의 문제지와 정답지를 6회(1학년 1학기 중간·기말, 1학년 2학기 중간·기말, 2학년 1학기 중간·기말)에 걸쳐 검토 및 결재했다.

'서울시교육청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지침'에 따르면 학교 내 교원 자녀 재학 시 자녀가 속한 학년의 정기고사 문항 출제 및 검토에서 관련 교원은 배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사 담당교사가 수업 등으로 자리를 비운 경우, 두 자녀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교무부장이 단독으로 고사 서류를 검토 및 결재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A 씨는 약 1분 동안 단독으로 시험지를 봤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종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은 "1분 보다는 훨씬 긴 시간을 단독으로 검토하고 결재 했다는 것을 조사과정에서 교무부장이 인정했다"며 "고사 담당 교사가 결재를 요청 하면 교무부장이 보고 결재를 하는데 교사는 수업에 들어가야 한다. 교무실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교무부장에게 단독으로 노출된 시간이 최장 50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시험 볼 때마다 그렇게 해 왔다"고 덧붙였다.

감사 결과 숙명여고에서 지난해, 올해 중간·기말고사 시험을 치른 후 정답이 정정된 문제는 총 11개다. 두 자녀는 이 중 9개에 '정정 전 정답'을 적어냈다.

또 두 자녀의 지난 3월 모의고사 결과가 내신 전교 1등의 성적이라기엔 좋지 않은 수준이었다는 점도 드러났다.

교육청 측은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쌍둥이들이 내신 등수에 비해 모의고사 등수가 낮은 건 사실이다"라면서도 "선생님들 말을 들어보면 내신, 모의고사 둘 다 잘 관리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내신 스킬이 좋은 학생들이 있고 모의고사 스킬이 좋은 학생들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서 두 자녀가 모의고사를 치르지 않았다고 소문이 난 것에 대해선 "아니다. 2017년 11월 모의고사를 딱 한 번 보지 않았는데 그때 포항 지진 때문에 숙명여고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모의고사가 취소됐다. 나머지 모의고사는 모두 쳤다"라고 밝혔다.

이에 감사팀은 A 씨가 문제지와 정답지를 검토·결재하는 과정에서 정기고사 자료를 유출했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감사만으로는 시험지 유출 의혹을 밝힐 수 없어 서울시교육청은 30일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A 씨의 자녀가 재학 중인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평가 관리의 공정성을 훼손한 책임을 물어 교장·교감·교무부장은 중징계, 고사 담당교사는 경징계를 요구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서울시교육청은 중·고등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고사 보안관리 현황 전수 점검과 장학지도를 9월 중 실시할 예정이다. 또 교직원 자녀 재학 중인 학교를 대상으로 학업성적관리지침(친인척 배제 등) 준수 여부 및 학업성적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 및 장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교육감 선발 후기고등학교 학생 배정에 사전 신고 제도를 강화해 교직원 자녀가 부모와 같은 학교에 재학하지 않도록 제도를 강화할 예정이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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