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뉴스] 올해는, 올해도..추석열차표 예매 성공하셨나요?

정원식 기자 2018. 8. 2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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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8일 오전 7시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올해 추석 열차 승차권 예매가 시작됐습니다. 자기 전 알람을 맞춰놓고, 노트북은 평소 잘 쓰던 와이파이 연결 대신 유선 연결로 바꿔놓고, 집이나 사무실에서 초긴장 상태로 예매 개시 시간인 7시가 되기를 기다린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숫자가 바뀜과 동시에 광속으로 클릭! 성공하셨나요?

도시 인구가 증가하면서 명절 귀향 전쟁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이 됐습니다. 1979년 설 직전 상황을 볼까요. 1979년 1월22일 경향신문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구정 귀성열차와 고속버스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22일 서울역과 여의도 광장에는 영하 8도의 강추위 속에 서로 표를 사려는 인파로 큰 혼자을 빚었다. 매표소 부근 지하도나 광장에서 떨며 밤을 새우거나 인근 여관 등에서 밤을 새운 얘매객들은 통금이 풀리기 직전부터 몰려 예매창구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고 차례를 기다리던 사람들끼리 밀치고 밀리다 쓰러지는 등 10여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1989년에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전화 한 통화로 철도승차권 및 좌석을 예약할 수 있는 철도승차권 예약제가 7월부터 실시됐습니다. 그러나 1990년 연말에는 표를 구하지 못한 철도 전화예약회원들의 격렬한 항의가 잇따라 서울역측이 곤혹스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회원들은 “2만원을 미리 예치해 회원이 됐는데 정작 필요한 때에 표를 예매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면서 불만을 터뜨리는가 하면 직접 역으로 찾아와 항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1994년 당시 철도청은 명절 승차권 예매방법에 대해 전체 국민들을 대상으로 현상공모를 하기도 했습니다. 당선작 1명에게 1000만원의 상금을 주고, 예매방법으로 정식으로 채택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역무원들이 표를 빼돌려 암표상에게 파는 일도 있었는데요, 1995.1월21일자 경향신문을 보면 역무원들이 암표상과 짜고 설 추석 등 명절 귀성 열차료를 대량으로 빼돌려 팔아온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당시 수원지검 특수부가 귀성 열차표 1400여장을 직원들과 함께 빼돌려 암표상들에게 팔아넘긴 철도청 수원역사무소 여객계장 이모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구속영장 청구했다는 기사입니다. 이씨는 예매가 시작되기 전 컴퓨터 단말기 5대를 동원해 1대당 20여장식의 표를 계속 빼돌려 정가의 1.5-2배를 받고 암표상들에게 팔아 이익을 취했다고 합니다.

1995년 6월29일 당시 철도청은 그 이전까지 4-5일간 일정한 기한을 정해 실시해온 승차권 예매제를 폐지하고 1996년부터 귀성 350일전부터 연중 어느 때나 열차료를 예매하는 연중예매제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는 이듬해 곧 폐지됩니다. 철도청은 1996년 3월 명절 열차 승차권 예매개시일을 설날은 매년 4월1일, 추석은 11월1일로 각각 지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명절 350일 전에 열차승차권 예매를 시작해온 관행 때문에 매년 예매개시일이 달라져 시민들이 혼란과 불편을 느껴왔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명절 열차표 예매 전쟁은 모바일 시대인 지금도 여전합니다. 명절과 차례가 존속하는 한 이 전쟁이 끝날 날은 오기 힘들 테지요.

1985년 9월15일 철도와 고속버스표 예매가 시작돼 귀성객들이 표를 사기위해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있다. 경향신문 자료
1989년 8월28일 추석 귀성열차표 예매객들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용산역광장에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1993년 추석 열차승차권 예매 방법을 알리는 철도청 공고문
1992년 8월1일, 비가 오는 가운데 추석 열차표를 예매하려는 시민들이 서울역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다. 경향신문 자료
2001년 7월24일 추석 열차표를 예매하려는 시민들이 서울역 매표소 앞을 가득 채우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추석 열차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역에서 고향으로 가는 승차권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이길게 줄을 서서 발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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