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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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내벤처 육성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사내벤처는 기업의 사업확장과 함께 우수인재를 발굴하는 일거양득의 경제효과를 창출한다. 그러나 장기간 투자가 이어져야 하며 성공해도 별도 기업으로 독립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에 맞춰 다양한 기업들이 관련 정책을 도입중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업이 사내벤처팀을 육성할 경우 정부가 연계해 사업화와 분사창업을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현재 22개 1차 운영기업이 선정돼 사내벤처를 추천중이며 이달까지 50개 내외팀을 1차 선정할 계획이다.

사내벤처로 성공신화를 쓴 기업들은 주로 정보통신기술(ICT)분야에서 나왔다. 네이버는 삼성SDS의 사내벤처 웹글라이더에서 시작해 1999년 네이버컴으로 독립했다.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한 후 2013년 NHN과 분리되며 지금의 네이버를 출범했다.

인터파크도 사내벤처의 성공사례다. 1995년 LG데이콤(현 LG유플러스)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인터파크는 4년만에 별도 기업으로 독립했고 사업영역을 대폭 확장하면서 인터파크홀딩스로 성장했다.

최근 정부의 지원사업과 글로벌시장을 타깃으로 한 신규 사업 발굴로 사내벤처 육성기업이 증가했다. ICT업계에 집중됐던 수요도 뷰티, 패션,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대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스포츠 선케어 브랜드 '아웃런'을 비롯해 '프라도란트' '브로앤팁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시작한 C랩으로 34개 스타트업을 배출했고 지금도 꾸준하게 지원중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하이게러지' 프로그램으로 사내벤처를 육성한다. 롯데, 코오롱, 현대차를 비롯한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사내벤처 육성이 기술유출 및 자금 소모로 인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지원 외에 일정량의 자금을 꾸준히 투입할뿐 아니라 신규 사업 테스트를 목적으로 한 사내벤처가 많아 필요에 따라 쉽게 사라지기도 한다.

특히 대기업의 사내벤처는 계열사로 분류돼 일감몰아주기나 모기업 홍보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LG CNS의 단비나 C랩 출신 쿨잼컴퍼니의 경우 사내벤처의 새로운 성공사례로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사내벤처를 육성하는 일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성공보다 실패사례가 많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금이 부족한 청년창업자와 달리 안정적인 지원을 받고 시작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사내벤처 설립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기부는 다음달 14일까지 K-Startup 홈페이지에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기업을 추가모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