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범 감독 ⓒ연합뉴스
▲ 황의조 논란을 결과로 극복한 김학범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단 한준 기자] "너무 힘들게 올라왔어."

우즈베키스탄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에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4-3 승리. 극적으로 4강에 오른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수장 김학범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방송 인터뷰를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

김 감독은 경기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가운데 방송 카메라 앞에 섰지만 눈시울이 붉었고, 목이 메여 제대로 말을 잊지 못했다. 김 감독은 왜 우시냐는 질문에 "너무 힘든 경기였다"는 첫 마디를 남기고 뒤를 돌아 눈물을 훔쳤다.

"선수들이 잘해줬다"는 말을 남기며 격한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운 김 감독의 모습에 방송 인터뷰는 중단됐다. 김 감독은 애써 말을 더 이어가려 했지만 취재진은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성남FC 시절 인연이 있던 공격수 황의조를 선발해 인맥 논란에 시달렸다. 조별리그 2차전에 말레이시아에 1-2로 지며 '반둥 쇼크'로 지탄을 받았다. 키르기스스탄에 1-0 승리를 거둬 16강에 올랐지만 졸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전 속에 맞이한 이란과 16강에 2-0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 연장 접전 끝에 이겼다. 금메달이 아니면 실패라는 평가를 받는 가혹한 아시안게임. 후반 10분 3-2로 역전을 허용했을 때 김 감독은 초조함을 숨길 수 없었다. 기어코 4-3으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김 감독의 속은 120분동안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김 감독은 극적으로 4강을 이루며 자신이 내린 모든 선택이 혜안이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러나 짜릿한 승리에도 이틀 만에 회복해 준결승을 치러야 하는 일정이 빡빡하다. 화력은 좋지만 수비가 부실하다는 문제가 8강에도 드러났다. 금메달로 가는 여정이 만만치 않다. 감격의 승리에도 김 감독은 환하게 웃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의 무게감과 책임감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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