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아시안게임 예선 라운드 B조 경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대만과 홍콩 선수단 ⓒ자카르타(인도네시아),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고유라 기자] 한국만 너무 심각했던 게 아닐까.

대만과 홍콩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게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GBK) 야구장에서 열린 예선 라운드 B조 경기를 치렀다. 대만은 홍콩을 상대로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며 16-1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대만은 전날(26일) B조에서 가장 강적이었던 한국을 2-1으로 꺾은 데 이어 홍콩을 상대로 15점 차 대승을 달성하며 B조 선두를 달렸다. 한국은 전날 대만에 '참사'에 가까운 일격을 당한 데 이어 대만의 연승으로 사실상 조 2위가 굳어졌다.

흥미로운 것은 대만과 홍콩의 경기 후 장면이었다. 두 팀은 5회 콜드게임으로 승패가 극명하게 엇갈렸지만 모두가 경기 후 그라운드에 모여 기념 사진을 찍었다. 대부분이 아마추어 선수인 두 팀에는 이번 대회 참가 자체가 하나의 추억이고 기념할 만한 일이었다.

전날 한국 선수들의 경기 후 사진과는 달랐다. 한국 선수들은 한국시리즈에서 패한 듯 모두가 굳은 표정으로 관중들에게 인사를 한 뒤 그대로 더그아웃에 들어갔다. 병역 논란, 전원 프로 선수 선발 등 대회에 출전한 목표 자체가 다른 나라와 다르기에 결과도 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 26일 아시안게임 예선 라운드 B조 대만전 패배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는 한국 선수단 ⓒ연합뉴스

한 경기 한 경기의 결과에 희비가 심하게 엇갈리고 즐기지 못하는 야구를 하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에 어떤 표정으로 귀국할 수 있을까. 대만에 1-16으로 패하고도 기쁜 표정으로 기념 사진을 찍던 홍콩 선수들만큼 환하게 웃을 수 있을지 알 수 없기에 씁쓸한 이번 아시안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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