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잦은 물놀이가 부르는 '여름철 귓병' 식초물·점이액으로 귓속 세척 후 잘 말려야

나건웅 2018. 8. 27. 08: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름철 잦은 물놀이에 귓병 환자가 증가한다. 귓속이 습해질수록 세균 노출 가능성이 커지며 염증 질환이 발생한다. <연합뉴스>
여름 휴가철이 끝나가는 요즘 이비인후과를 찾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습한 날씨와 물놀이 탓에 귓속 세균 노출 기회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염증 질환이 발병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탓에 방치하다 결국 병이 악화돼 뒤늦게 치료를 받는 이가 부지기수다. 여름철 귓병 종류와 각각의 예방·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여름철 가장 대표적인 귀 질환은 ‘외이도염’이다. 외이도염은 귓바퀴에서 고막까지의 통로인 외이도가 곰팡이·세균에 감염돼 생기는 질환이다. 흔히 ‘물놀이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잦은 수영과 습한 날씨, 과도한 이어폰·보청기 이용이 발병 요인으로 꼽힌다.

외이도염 초기 증상은 가려움증과 가벼운 통증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면과 식사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통증이 커진다. 염증 부위가 부어오르면서 외이도가 막혀 청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귀를 잡아당기거나 귓구멍을 손으로 압박할 때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진다면 외이도염을 의심해볼 만하다.

수면을 떠다니는 녹농균에 감염됐을 때 걸리기 쉬운 ‘악성 외이도염’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일반 외이도염과는 달리 외이도 피부가 두꺼워지고 분비물이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증상이 악화되면 안면신경과 다른 뇌신경에 마비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고령층이나 당뇨병 환자 등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악성 외이도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박무균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여름에는 수영 후 녹농균에 의한 외이도염이 많이 발생한다. 녹농균은 수영장을 소독해도 잘 살균되지 않기 때문에 물놀이 후 반드시 귓속을 깨끗이 씻고 잘 말려주는 게 중요하다. 외이도염 재발이 잦은 환자는 당뇨를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급성 중이염’은 고막 안쪽에 염증이 나타나는 경우다. 고막에 구멍이 나 있는 줄 모른 채 수영을 하거나 코로 들어간 오염된 물이 이관을 통해 귀로 들어가 균을 옮길 때 발병한다. 귀에 극심한 통증과 함께 이명과 난청, 발열 등의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심장이 뛸 때마다 압박감이 느껴지고 쑤시는 박동성 통증이 생기면 급성 중이염일 가능성이 크다.

‘이구전색’은 외이도에 있던 귀지가 물을 흡수해 부피가 팽창하며 외이도를 막는 병이다. 팽창한 귀지는 통증을 일으킬 뿐 아니라 균을 배양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빨리 제거할 필요가 있다.

귓병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이비인후과 전문의 진찰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단히 내시경 검사로 외이도와 고막 상태를 확인하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외이도염은 염증이 생긴 부위를 만지지 않는 게 우선이다. 그다음 외이도를 깨끗하게 세척하고 건조한다. 국소 염증이 심하면 항생제가 포함된 점이액을 사용한다. 단 농양이 형성돼 배출되지 않는 상태일 때 절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급성 중이염은 페니실린 계통 항생제와 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고막 절개술을 시행한다. 이구전색이나 귀에 이물이 들어갔을 때는 가정에서 무리하게 제거를 시도해서는 안 된다. 이물이 오히려 안으로 밀려 들어갈 수 있고 특히 고막 천공이 있을 때는 더 위험하기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외이도염이 잘 생기는 사람은 수영은 삼가고 수영 후 즉시 희석시킨 식초물이나 점이액을 사용해 귓속을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면 여러 귓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72호 (2018.08.22~08.28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