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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직원 “함승희, 한번 빼고 해외출장 때마다 손 국장 동행”읽음

강진구 기자

함 전 사장 “17차례 중 6번 정도…강원랜드서 일정 관리한 적 없어”

호텔 명단 받아보니 ‘이름’ 확인돼

영문명 적는 곳엔 ‘남성’으로 표기

<b>해외에서</b>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가운데)이 2016년 3월 해외출장 시 촬영한 사진. ‘포럼 오래’ 손모 국장(왼쪽)이 강원랜드 직원들과 회식자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해외에서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가운데)이 2016년 3월 해외출장 시 촬영한 사진. ‘포럼 오래’ 손모 국장(왼쪽)이 강원랜드 직원들과 회식자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함승희 강원랜드 전 사장은 해외출장 때마다 ‘포럼 오래’ 국장 손모씨(38)와 동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향신문이 강원랜드에 정보공개를 신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함 전 사장은 2014년 11월 취임 후 3년간 모두 17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경향신문은 2016년 3월 함 전 사장이 강원랜드 직원들과 함께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에 7박8일 출장을 갔을 당시 현지 레스토랑에서 찍은 사진도 입수했다. 사진 속에서는 손씨가 함 전 사장, 강원랜드 직원들과 함께 어울려 건배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수행했던 비서 ㅁ차장은 “현지에서 손 국장을 만났던 것은 사진 속 일정을 포함해 1~2번 정도였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포럼 오래 회원들과 사장님의 만남은 공식 일정 후에 이뤄졌고 손 국장이 공항에서부터 사장님과 동행한 적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ㅁ차장의 해명은 거짓말이었다. 함 전 사장은 “강원랜드 사장으로 있으면서 손 국장과 6차례 정도 공항에서부터 동행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함 전 사장에 따르면 사장 재직 시절 ‘포럼 오래’는 2015년 3월 중국 상하이, 2016년 1월 일본, 2017년 3월 베트남에서 모두 3차례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함 전 사장은 “강원랜드 사장이 된 후 손 국장이 포럼 오래의 해외포럼 일정을 내 해외 일정에 맞춰 준비했다”며 “그러다보니 사전답사까지 포함해서 6번 정도 함께 출장을 가게 됐다”고 했다. 그는 “손 국장 출장비용은 모두 포럼 오래 법인카드로 결제했고 강원랜드에서 손 국장의 숙박이나 항공권 일정을 잡아준 적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강원랜드가 2016년 1월 일본 출장을 앞두고 뉴오타니 호텔로부터 받은 견적서에는 5명의 숙박 예정자 명단에 손씨의 영문명이 적혀 있었다. 손씨 성별은 외부 시선을 의식한 듯 남성(Mr)으로 표시돼 있었다. 해외출장 시 강원랜드에서 손씨 숙박 등 일정을 관리한 적이 없다는 함 전 사장의 해명과 차이가 있는 셈이다.

17차례 해외출장 중 6번 정도만 손씨와 동행했다는 함 전 사장의 해명 역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강원랜드 직원 ㄱ씨는 “내 기억에 1번 정도만 빼고 해외출장 때마다 손 국장이 동행했다”며 “출장을 갈 때는 비서들이 항상 사장님 집에서 출발해 중간에서 손씨를 픽업한 뒤 공항까지 두 사람을 데려다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면 공항에 마중 나가 직원들이 각자 출장비나 면세한도에 맞춰 구입한 고급양주나 명품을 수거해서 사장님 차에 옮겨 싣는 것이 비서들 주요 임무 중 하나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ㅁ차장은 ㄱ씨 주장에 대해 “한 번도 듣도보도 못한 얘기”라고 했다. 하지만 ㄱ씨는 “사장님이 사용하던 관사에 ‘발렌타인 30년’ 등 고급양주나 선물용 명품 넥타이가 항상 가득 쌓여 있었다”며 “이런 해외명품들을 어떻게 마련했겠느냐”고 반문했다.

■ 함승희는 누구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은 1990년대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등을 맡아 대표적인 특수부 검사로 통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아 16대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 2007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설득으로 민주당을 탈당해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다. 2008년 4월 총선에서 친박연대 공천심사위원장과 최고위원을 지냈고 그해 5월 박근혜 싱크탱크로 불린 ‘포럼 오래(오늘과 내일)’를 만들었다. 2012년 대선 이후 박근혜 정권을 움직이는 친여인사 300여명이 포럼 오래의 회원으로 참여하면서 그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포럼 오래’ 정책연구원장으로 영입한 것도 그다. 이로 인해 2016년 촛불집회 당시 탄핵 위기에 몰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총리 후보로 지명하자 ‘함승희 천거설’이 나오기도 했다. 2014년 11월 강원랜드 사장에 취임한 후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하지만 임기 말 법인카드 과다 사용 의혹 등에 휘말리면서 ‘미스터 클린’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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