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쏟은 마라톤 김도연·최경선 "난생처음 새벽 6시 경기..새벽 2시에 밥 먹었다" [아시안게임]

자카르타|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2018. 8. 2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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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26일 새벽 6시 여자 마라톤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렸다. 25㎞ 지점까지 최경선(26·제천시청)과 김도연(25·K-WATER)은 선두그룹에서 함께 뛰었다. 25㎞를 지나면서 김도연이 먼저 뒤로 처졌다. 35㎞까지 2위 그룹에서 버티던 최경선도 조금씩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최경선은 2시간37분49초의 기록으로 4위로 들어왔고 잠시 후 김도연이 2시간39분28초의 기록으로 6위로 골인했다. 둘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타디움에서 한데 엉켜 눈물을 쏟았다. 말 그대로 ‘악전고투’였다.

한국 김도연(왼쪽)과 최경선이 26일 오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경기장 일원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여자 마라톤 경기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뒤 4위를 차지한 최경선이 6위로 들어온 김도연이 눈물을 흘리자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마라톤 경기는 일정과 코스 모두 최악이었다. 습한 날씨에 땀이 비오듯 쏟아졌고, 자카르타 도시 내 매연도 선수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경기 시작 시간이 새벽 6시라는 점은 컨디션 조절을 어렵게 만들었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최경선과 김도연은 눈물을 닦은 뒤였다. 도핑 검사 때문에 레이스를 마치고도 2시간이나 검사실에 갇혀 있었다. 최경선은 “6시 경기는 난생 처음이다. 저녁 7시에 어렵게 잠들어서 새벽 2시에 아침식사를 했다. 그래도 밥은 맛있었다”며 애써 웃었다.

아쉬운 레이스였다. 김도연은 “아시안게임을 위해 일본에서 두 달 반 동안 열심히 전지훈련을 했다. 이 시간만 기다려왔는데 좋지 않은 결과인 것 같아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경선 역시 “둘이 함께 정말 많이 애 썼는데…”라고 말했다. 둘의 눈가에 다시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여자 마라톤의 김도연(왼쪽)과 최경선이 26일 아시안게임 레이스를 마친 뒤 믹스드존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자카트라 | 이용균 기자

최악의 조건, 페이스 조절은 예상과 기대를 모두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25㎞지점에서 케냐 출신 귀화선수 바레인의 로즈 첼리모(2시간34분51초·1위)가 치고 나가는 순간이 변곡점이었다. 김도연은 “따라붙어보겠다는 생각에 페이스를 올렸던 게 아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최경선은 35㎞가 지나면서 승부를 걸었다. 최경선은 “일본 선수(노가미 게이코)가 2위 그룹 맨 앞에서 못 치고 나가길래 페이스를 올렸는데, 그때 좀 참을 걸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메달권에 들지 못한 최경선과 김도연은 골인한 뒤 부둥켜 안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최경선은 “일본에서 함께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그래서 도연이 들어오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 어느 때 보다 메달을 고대했던 대회였다.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첼리모를 제쳐두더라도 최근 페이스를 고려하면 둘 모두 메달을 바라볼 수 있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더 아쉬운 결과지만 마라톤은 그 경기가 그렇듯 길고 또 길다. 둘의 최선을 다한 레이스와 눈물에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도 늘었다.

최경선은 “올해 기록이 줄지 않아서 많이 힘들었다. 2시간20분대에 들어오는 게 목표다. 느려도 조금씩 계속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도연도 “좀 더 준비해서 도쿄 올림픽 때는 더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겠다. 포기하지 않는 선수 되겠다. 응원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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