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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문 대통령을 더 이상 외롭게 해선 안됩니다"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나선 김진표 후보가 정견발표 도중 "문재인 대통령을 더 이상 외롭게 하지 맙시다"라고 외치고 있다. ⓒ 남소연
"저는 단 한번도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인기가 떨어졌다고 우리 당의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적이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 김진표 후보가 25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한 연설문 중 일부다. 그는 마지막까지 이해찬 후보를 겨냥했다. 그가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그의 지지자들이 모인 대의원석에서는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나만이 옳다! 나를 따르라는 식의 오만과 불통의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는 발언은 이 후보의 '단호한 대야관계'·'강한 리더십' 기조를 겨냥한 것이었다. 김 후보는 "(오만과 불통의 리더십은) 국민들께는 욕 먹고, 대통령께는 부담을 드리게 된다"라며 자신의 리더십을 소통과 협치의 리더십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규제 혁신법이 통과되려면 야당과의 전략적 협치가 절실하다"라면서 "그래서 여당 당대표는 처신이 중요하다"라고도 말했다.

김 후보는 슬로건으로 내건 '경제 당대표'를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1년 8개월 뒤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나"라면서 "문재인 경제가 곧 김진표 경제다. (중략) 김대중 대통령이 발탁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중용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한 사람이다. 침체된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에 힘을 실은 전해철 의원과 함께 당내 친문 핵심 인사로 꼽히는 최재성 의원의 이름도 거론했다. 그는 "정당혁신본부를 설치해 최재성 의원의 정당발전위원회 혁신안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라면서 "늦어도 내년 4월까지 상세한 공천룰을 전 당원 투표에 부쳐서 지도부도 손 댈 수 없게 불가역적으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세대교체' 밀어붙인 송영길 "이해찬-김진표 계파 갈등 심해"

'젊은 당대표' 호소한 송영길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나선 송영길 후보가 '젊은 당대표'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송영길 후보는 마지막까지 '세대교체'를 밀어붙였다. 김진표·이해찬 후보를 겨냥한 포석이었다. "우리 당에 그렇게 사람이 없나", "노쇠한 정당으로 후퇴 하시겠나",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못 돌린다" 등 그 표현은 더욱 강화됐다. 송 후보는 "김진표, 이해찬 후보 존경하는 원로다"라면서도 "15년 전 국무총리, 부총리, 당대표, 원내대표 모두 경험한 분들이다"라고 지적했다.

송 후보는 특히 김진표·이해찬 후보 간의 세력 대결을 계파 갈등으로 깎아 내렸다. 그는 "이 후보와 김 후보를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이 심하다"라면서 "(나는) 계보도, 세력도 없이 당원 여러분만 믿고 나왔다. 손을 잡아 달라"라고 읍소했다.

공정한 공천을 약속하면서 이전 지도부를 질타하기도 했다. 송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 했는데 우리 민주당이 그랬다고 할 수 있나"라면서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당에 충성하고도 기회가 삭제되는 당원이 없도록 1년 전 공천룰을 확정해 모두가 예측 가능하게 하고 줄 세우기 정치를 없애겠다"라고 말했다.

정면 대응 피하고 '단결' 강조한 이해찬

"한표줍쇼" 외친 이해찬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나선 이해찬 후보가 정견발표 도중 "한표줍쇼"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반면, 이해찬 후보는 "저 이해찬, 오직 단결하자고 했다. 우리는 원팀이 되자고 했다"라며 다른 후보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정견 발표 전 기자들에게 배포됐던 연설문 초안에 있던 내용들도 사라졌다. 당초 연설문 초안에는 "저의 건강을 거론할 때도 참았다. 저 이해찬에게 배후세력이 있다는 마타도어도 웃어넘겼다" 등 선거기간 중 상대 진영의 공세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 담겨 있었다.

이 후보는 대신, 자신이 사심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7선 국회의원, 세 번의 정책위의장, 국무총리까지 했다. 제가 무엇을 더 바라겠나. 당대표직을 제 마지막 소임으로 삼겠다"라며 차기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참여정부 국무총리 때 당정청 회의만 2백 번을 하고 김대중 대통령 모시고 정책위의장 세 번 했다. 그 누구보다 정부·여당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경륜 역시 강조했다. 그러면서 "맞습니다, 맞고요", "한표 줍쇼" 등의 유행어를 간간히 섞으면서 기존의 '강경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다만, 이 후보는 안팎의 공세에 단호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입장만큼은 굽히지 않았다. 그는 "(정부와 민주당이) 냉전 수구세력의 비난과 진보진영의 이탈에 흔들리고 있다. 더 이상 흔들리면 안 된다"라면서 "문재인 대통령님 모시고 적폐청산과 사회개혁으로 나라다운 나라, 자랑스러운 민주당을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또 "제가 당대표가 되면, 당이 안 보인다는 말은 사라질 것"이라며 "보수의 정치공세를 단호히 막아낼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토끼 인형탈 지지자부터 축구선수 이천수까지, 열띤 응원전 펼쳐져
송영길-김진표-이해찬, 민주당 당대표 적임자는 누구?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나선 송영길(왼쪽부터), 김진표, 이해찬 후보가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송 후보가 인천시장 재임 시절 인천유나이티드 입단으로 연을 맺은 이천수 선수와 함께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 조혜지
당권주자만이 아니라 지지자들의 응원전도 불꽃이 튀었다. 이해찬 후보 지지자 일부는 따로 준비한 비닐봉투 응원전을 선보였고 김진표 후보 지지자들은 김 후보 연설 중 적절히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응원전은 전당대회 행사 시작 전부터 진행됐다. 각 후보별로 차려진 부스에서는 얼음물부터 오미자차, 매실차 등을 행사장에 입장하는 대의원에게 건네면서 한 표를 호소했다. 특히 그늘 한 점 없이 뙤약볕이 내리쬐는 광장 중심부는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기호순) 지지자 간 응원 경쟁이 맞붙었다. 디즈니 <주토피아> 주인공인 '주디' 인형탈을 쓰고 춤을 추는 이해찬 후보 지지자와 파란색 옷을 입은 등신대를 짊어 맨 송영길 후보 지지자 등의 이색 응원도 돋보였다. 송 후보 측은 아내와 아들 등 가족들도 힘을 보탰다. 송 후보가 인천시장 시절 인천유나이티드 입단으로 연을 맺은 축구선수 이천수씨도 함께 서서 한 표를 호소했다.

8.25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행사장 한편에서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정부의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정책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기도 했다. ⓒ 조혜지
행사장 한편에선 정부·여당의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정책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 5인은 '은산분리 준수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었습니다''공약 정책 협약 파기하려면 이유부터 밝히십시오'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한편, 당권 주자 3인의 정견 발표 이후 김해영·박주민·설훈·박광온·황명선·박정·남인순·유승희 후보(기호순) 등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정견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의 정견 발표가 끝나면 반영 비중(45%)이 가장 큰 대의원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권리당원 ARS 투표(40%) 및 국민(10%)·일반당원(5%) 여론조사는 지난 24일 모두 마친 상황이다. 
태그:#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김진표, #송영길,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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