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남자가 기억하는 첫사랑 ‘너의 결혼식’

기사승인 2018-08-25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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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리뷰] 남자가 기억하는 첫사랑 ‘너의 결혼식’

영화 ‘너의 결혼식’은 언젠가 들어봤을 법한 첫사랑 이야기의 총집합이다. 액자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주인공 황우연(김영과)과 환승희(박보영)의 긴 인연을 그려낸다.

공부엔 도통 관심이 없는 고3 우연은 전학생 승희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우연은 승희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하고 승희 또한 우연의 그런 모습에 차차 마음을 연다.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려던 순간, 승희는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첫사랑과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우연은 우연히 승희가 서울의 명문대에 진학했다는 사실을 알고 승희와 같은 학교에 진학하고자 무작정 체대 입시를 준비한다. 각고의 노력 끝에 승희를 재회하지만, 승희 곁엔 이미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남자친구가 있다.

영화는 열아홉부터 시작되는 이들의 긴 인연을 10년에 걸쳐 조명한다. 우연이 학생들에게 첫사랑 연애담 형식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됐고, 영화의 시점 또한 철저히 우연을 위주로 흘러간다. 남성의 시점에서 첫사랑을 다룬다는 점에서 영화 ‘건축학개론’과 겹쳐 보이기도 하고 영화 ‘스물’을 연상케 하는 부분도 있다.

첫사랑에 대한 가장 보편적 정서를 다룬다는 점에선 특별할 것이 없는 작품이지만, 김영광과 박보영 두 배우의 호연이 영화에 힘을 불어넣었다. 우연을 연기하는 김영광과 승희 역을 맡은 박보영은 각각의 캐릭터를 매력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표현해 이야기의 개연성과 깊이를 더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폭으로 확장되는 공감대다. 대단하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누구라도 겪어 봤을 에피소드를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우연이 승희를 만나며 변화하고 결국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도 흥미롭다.

하지만 이야기의 초점이 오로지 우연에게만 집중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의 첫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영화가 추구하는 보편적 감성과 넓은 공감대. 그로 인한 감동이 여성 관객에게까지 미칠지는 미지수다.

‘너의 결혼식’은 지난 22일 개봉됐다. 12세 이상 관람가.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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