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축구 조직력 살아났는데..조현우 부상 최대 변수로

조효성 2018. 8. 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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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이승우 연속골로 이란에 2대0 승리

◆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과 이란의 16강 경기에서 이승우가 두 번째 골을 넣자 손흥민이 번쩍 들면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패하면 끝'인 토너먼트 16강전에서 이란에 2대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향해 한 발짝 전진했다.

이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엇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4강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란전은 승리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대표팀이 경기력, 집중력, 조직력을 되찾았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인 바레인전에서 6대0 대승을 거둔 뒤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그 결과 말레이시아에 충격의 1대2 패배를 당했고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당연히 자신감도 떨어졌고 집중력 저하로 키르기스스탄에도 1대0으로 간신히 이겼다.

하지만 이란전에서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은 다시 살아났다. 잔뜩 굳어 있던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의 표정이 밝아졌고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살아났다.

누구보다 금메달이 절실한 손흥민을 비롯한 와일드카드 '선배'들의 역할이 주효했다. 이란전을 마친 후 손흥민은 "함께 뛰는 후배들 중에 아직 어려서 그런지 대표팀에서 뛰는 게 얼마나 좋은 기회이고,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모르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나와 조현우 형이 많이 이야기한 게 경기 내용으로도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에게 집중 견제가 몰린 사이 이승우와 황의조의 활약도 살아났다. 특히 이번 대회에 앞서 '인맥 발탁 논란'에 휩싸였던 황의조는 이미 이번 대회 4경기에서 슈팅 11개, 유효슈팅 6개, 5골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하며 스스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제 축구팬들은 "인맥으로 에이스를 간신히 모시고 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감기 기운에 컨디션이 떨어졌던 이승우도 이란전에서 화려한 드리블과 집중력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직접 골까지 성공시키며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에이스'이자 주장인 손흥민은 단 1골만 기록 중이다. 12차례 슈팅을 시도했고 이 중 5개가 유효슈팅이었다. 하지만 단 1골이 바로 키르기스스탄전 결승골이었다. 팀 승리를 위해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직접 해결하기보다 수비 2~3명이 따라붙은 상태에서 기회가 생기는 다른 선수들을 이용하는 플레이에 전념하고 있다.

한국의 8강행을 기뻐한 곳은 한국만이 아니다. 손흥민의 병역 혜택을 원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도 축하를 전했다. 토트넘은 24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태극기를 몸에 휘감은 손흥민의 사진과 함께 "축하해 손흥민(Congratulations Sonny)"이라는 글과 한국의 승리 소식을 전했다.

물론 팀 에이스로 우뚝 선 손흥민의 활약에 토트넘 팬들도 "손흥민에게 행운을" "넌 할 수 있어" "3경기만 더 이기면 자유가 될 수 있어"라며 우승을 기원했다.

공격진 부활과 수비 조직력이 좋아지는 가운데 '악재'도 터졌다. 한국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는 '와일드카드' 조현우가 부상을 당한 것. 조현우는 이란전 후반 14분 이란 선수의 중거리슛을 막기 위해 몸을 날린 후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했고 이후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본인이 아파서 주저앉고 교체를 요구할 때는 생각보다 상황이 안 좋은 것"이라며 "조현우는 원래 무릎이 좋지 않았다"고 걱정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대표팀 내부에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다행히 이란전 대승 이후 팀 분위기는 차분하다. 이미 조별리그에서 예방주사를 맞았기 때문이다.

또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할 이유가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1월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당시 우승 멤버 대부분이 이번 대회에서도 주축을 이루고 있다. 당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 1대4로 대패했다. 당연히 한국 대표팀은 '복수'와 함께 4강 진출을 노린다.

이미 손흥민을 비롯한 와일드카드 '선배'들은 후배들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미 이란전을 앞두고 "우리가 우즈베크에 4대1로 진 게 말이 되느냐, 박살 내서 갚아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하며 선수들을 자극했다. 이란전은 당연히 이겨야 하고 이어질 우즈베키스탄과의 복수전까지 생각한 것이다.

손흥민의 '심리 전술'은 도움이 됐다. 선수들 모두 이란전이 끝난 뒤 "손흥민의 발언이 정신력을 가다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오히려 우즈베키스탄과 8강에서 잘 붙었다"고 밝힌 뒤 "한국은 1월 치른 23세 대회에서 1대4로 졌고, 이번 연령대 16세 대회에서도 패했다. 선수들한테도 이 부분에서 빚진 걸 되갚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23세 대회 챔피언' 멤버들로 묶인 우즈베키스탄은 이번 대회 4경기를 치르며 '무실점 13골'이라는 막강한 화력을 보이고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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