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수애'의 다음 목표는 '팜파탈'

2018. 8. 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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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류사회' 배우 수애

'눈물의 여왕'서 '여전사' 변신 이어
성공 몸부림치는 인간의 민낯 연기
베테랑 박해일에 "함께 하자" 제안
"기존 이미지 깨는 게 배우의 숙제"

[한겨레]

영화 <상류사회>에 출연한 배우 수애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금까지 ‘욕망’이라는 단어에 좀 거부감이 있었던 듯해요. 욕망보다는 ‘열정’이란 표현 뒤에 숨었달까? 이번 작품을 찍으며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도 멋지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영화 <상류사회>(29일 개봉)로 2년여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 수애는 인터뷰 내내 ‘욕망’이라는 단어를 스무번도 넘게 말했다.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교수 남편 태준(박해일)과 함께 상류사회의 높은 문턱을 넘기 위해 폭주하는 미술관 부관장 수연 역을 맡았다. 지금까지 상류사회의 민낯을 까발리는 영화는 많았다. <상류사회>는 <하녀>(2010), <돈의 맛>(2012), <내부자들>(2015) 등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앞선 작품들과 달리 잘나가는 2등이 1등이 되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에 더 초점을 맞춘 영화예요. 열심히 살아온 부부가 실력만으로 절대 뛰어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을 깨닫고 박탈감과 열등감에 왜곡된 욕망을 키워가는 이야기라는 게 차별점이죠.” 수애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다른 이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를 증명하려 노력하는 수연에 끌렸다고 했다. “열정이 욕망으로 변하고 일그러지기도 하지만, 마지막엔 욕망의 굴레를 과감히 끊는 모습도 멋져 보였다”고 부연했다.

영화는 현실에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상류층의 사건·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미술품을 통한 비자금 세탁, 죄의식 없는 성매매, 조폭과 국회의원의 결탁 등이 그렇다. “변혁 감독님이 이 영화를 기획한 건 5년 전이에요. 아마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현실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은 사전조사가 이뤄진 상태였겠죠? 구체적 인물이나 사건을 그린 건 아니라도 현실과 싱크로율이 높은 점은 그런 이유 아닐까 해요.”

수애는 출연을 결정한 뒤 태준 역을 박해일에게 적극 권했다. “태준과 해일 오빠의 교차점이 무엇이냐보다 제겐 ‘박해일’이라는 배우와의 작업이 필요했어요. 데뷔 때부터 꼭 한 번 하고 싶었는데, 더 늦으면 안 되겠다 싶어 먼저 손 내밀었죠. 소극적인 제가 적극적이니 오빠도 조금 놀란 눈치더군요. 하하하.”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인 <상류사회>에는 노출 장면이 많다. 영화 공개 뒤 화제가 됐지만 ‘불필요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수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수애도 베드신을 소화했다. “제겐 노출 자체는 중요하지 않아요. 캐릭터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장면이냐가 중요했죠. 저 역시 여배우로서 소모되는 건 원치 않으니까요. 수연이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장치로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거리낌이 없었어요.”

‘드레수애’라는 별칭이 보여주듯 수애에겐 ‘우아하다’는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작품을 선택할 때, 고정된 이미지는 걸림돌이 되기도 할 터다. “데뷔 초엔 ‘눈물의 여왕’이라는 별명도 있었어요. 우울하다는 이미지? 그래서 선택한 작품이 밝고 희망찬 드라마 <9회말 2아웃>이었어요. 이후엔 연약하다는 소리를 들어 드라마 <아테네>로 강인함을 보여주려 했죠. 관객에게 심어진 이미지를 깨고 돌파하는 게 배우의 숙제죠. 이번 작품도 그 연장선이고요.”

욕망으로 들끓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수애의 욕망은 정작 무엇인지 궁금하다. “당장은 <상류사회>의 성공이죠. 청불인데다 평가가 엇갈릴 작품이지만, 스코어가 좋았으면 해요. 저한텐 <감기>(311만)가 최고 스코어니까. 또 한 가지는 ‘관객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이죠. 하하하.”

팜파탈 역할과 엉뚱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도 욕망 중 하나다. “팜파탈은 오랜 꿈인데, 이상하게 제안이 안 와요. 로코는 제가 잘 못 하는 장르라서. 지인들은 카메라 없을 때의 허당끼라면 로코도 잘할 거라는데, 아직 다 내려놓지 못했나 봐요. ‘노오력’하지 않고 나를 다 보여주면 되는데, 너무 ‘노오력’을 해서 어색한가? 하하하.”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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