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소비시대 ②] "혼자서도 잘해요"..'대세' 된 홈트·셀프웨딩족

-폭염 등 영향으로 실속소비족 사이서 홈트레이닝 인기
-G마켓 홈트 관련 용품 판매량 최대 3배 증가
-예식 등에도 실속 추구하면서 ‘셀프 웨딩족’도 확산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 직장인 김예원(28ㆍ여) 씨는 최근 홈트레이닝을 시작했다. 헬스나 요가수업을 신청하면 이런저런 사정으로 못 나갈 때가 잦아 수강료를 낭비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집을 나서는 것도 꺼려지는 찜통더위 때문에도 홈트레이닝을 결심하게 됐다. 김 씨는 유튜브를 통해 하루 10분 스트레칭부터 시작했다. 이마에 금세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이 꾸준히 하면 다이어트 효과도 있을 듯 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속소비 트렌드와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 영향으로 집에서 운동을 즐기는 일명 ‘홈트(홈트레이닝)족’이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엔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시원한 실내에서 운동하는 수요가 더 늘었다는 분석이다.

G마켓이 최근 한달(7월 13일~8월 12일)간 홈트레이닝 관련 상품 판매량을 살펴본 결과 전년 동기간에 비해 최대 3배 이상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쿼트 기구 판매량이 239%, EMS(전기근육자극기) 운동기구가 189% 늘었다. 워킹ㆍ러닝머신과 요가복ㆍ필라테스복 세트 판매량도 각각 119%, 118% 늘어 전년보다 2배 이상 신장했다. 이 밖에 복근운동기구는 90%, 필라테스링은 71%, 승마운동기구는 34%, 로윙머신은 29%, 푸시업바는 25%, 스트레칭 용품은 23%, 요가ㆍ필라테스 DVD는 23%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젊은층 사이에서 실속 소비, 가치 소비 바람이 불면서 ‘셀프 웨딩족’도 늘고 있다. 이는 웨딩 촬영이나 메이크업 등 결혼 준비 과정의 일부 절차를 스스로 해결하거나 과감하게 생략하는 등 실속을 추구하는 소비족을 뜻한다.

실제로 과거 결혼 준비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스드메(스튜디오 촬영ㆍ드레스ㆍ메이크업)’와 ‘혼수’ 비중이 줄고 ‘웨딩홀’과 ‘여행’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이 2015년과 올해(1~7월) 웨딩멤버스에 가입해 결혼 준비를 한 약 2만명 고객을 대상으로 웨딩 비용 비중을 살펴본 결과 스드메 비중은 4.4%, 혼수는 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행과 웨딩홀은 각각 5.0%, 5.9% 가량 늘었다. 특히 여행에 쓰는 비용이 스드메 준비 비용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는 예비 부부들 사이에서 스튜디오 촬영이나 드레스 등을 직접 결정하고 준비하는 ‘셀프 스드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속을 추구하는 소비층이 늘면서 혼수 역시 해외직구 가전제품이나 조립식 가구 등으로 구입 비용을 줄여가고 있는 추세라는 분석이다.

이에 유통가는 다양한 여행패키지와 웨딩홀 상품에 보다 비중을 두고 가을 웨딩페어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여성복 브랜드들은 최근의 셀프 웨딩, 스몰 웨딩 트렌드를 겨냥해 셀프 웨딩 원피스와 드레스 제품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여성복 브랜드에선 30만~50만원대 선에, SPA 브랜드에선 이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웨딩드레스를 대체할 만한 셀프웨딩 드레스를 구매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식이 끝나면 옷장에 고이 모셔두게 되는 비싼 웨딩드레스 대신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원피스 등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