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왜 탄핵됐나?

김상익 2018. 8. 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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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동안 각종 의혹에 휩싸였던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 대한 불신임안이 어제 중앙종회 의원 투표에서 가결됐습니다.

불신임안은 오는 22일 원로회의에서 원로의원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최종 확정되는데요.

조계종단 초유의 사태인 이번 총무원장 탄핵의 배경에 대해 문화부 김상익 선임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상익 기자!

어제 불신임 투표 결과부터 다시 한번 정리해볼까요?

불신임 통과를 위해서는 중앙종회 재적 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임시 중앙종회에는 사안의 중대함을 반영하듯 재적 의원 75명 전원이 출석했습니다.

이 가운데 3분의 2는 50명이었는데 이보다 6표가 많은 56명의 찬성으로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됐습니다.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이 중앙종회에서 가결된 건 조계종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최종 해임을 위해서는 오는 22일 원로회의에서 전체 23명의 원로의원 중에 과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요. 지금으로선 무난한 인준을 예상하는 분위기입니다.

중앙종회 관계자 얘기 들어보시죠.

[초격 스님 / 중앙종회 부의장 : 정말 초유의 사태입니다. 어쨌든 종단을 걱정하는 스님들께서 보다 현명한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종정 스님의 교시도 있고 해서 원로회의 인준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당사자인 설정 총무원장은 마지막까지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자]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줄곧 용퇴 압박을 받아온 설정 스님은 당초 즉각 퇴진 의사를 번복하고 올해 말까지 임기를 수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면 돌파 의지를 보여왔습니다.

어제 종회에 앞서서도 총무원 주요 인사를 단행하는가 하면 자신은 "종헌과 종법을 위반한 사항이 전혀 없고, 불신임안도 근거가 없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설정 총무원장 얘기 들어보시죠.

[설정 스님 / 중앙종회 임시회 인사말 : 저는 종헌과 종법을 위반한 사항이 전혀 없습니다. 불신임 사유가 조계종단의 위상에 걸맞는지 감정적이고 정치적인 부분은 없는지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설정 스님이 총무원장에 취임한 게 지난해 11월이었는데요.

여러 의혹들로 불신임을 받으면서 4년 임기 중 1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퇴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앵커] 이처럼 사상 초유의 탄핵사태를 촉발하게 된 게 말씀하신 대로 설정 스님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들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죠?

[기자] 설정 스님에게 쏟아진 의혹은 학력위조와 사유재산 은닉, 그리고 숨겨둔 자식이 있다는 의혹, 이렇게 3가지입니다.

우선 학력위조 의혹인데요. 각종 언론 인터뷰와 저서 등에서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기재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재산은닉 의혹인데 설정 스님의 형인 모 대목장이 조성한 건물 등 거액의 부동산을 설정이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끝으로 이른바 은처자, 숨겨둔 딸이 있고 1990년생인 이 딸에게 10년 동안 5,800만 원을 송금했다는 주장입니다

[앵커] 그러면 이런 의혹들이 모두 사실로 드러난 건가요?

[기자] 일부는 그렇고 일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종정의 교시로 활동했던 '의혹 규명 해소 위원회'가 3일 전인 지난 14일 석 달간의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우선 학력 위조 부분은 위조가 맞습니다.

설정은 서울대가 아닌 부설 방송통신대를 졸업했습니다.

설정 본인도 지난해 선거 직전 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 자신의 허물이라고 학력 위조를 시인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 100억 원대의 재산 은닉 의혹은 '사실관계에 대한 오인과 무리한 추측, 억측으로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위원회 측의 발표내용입니다.

친자 의혹은 아직 답을 얻지 못한 상태입니다.

처음부터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는 설정 스님은 지난 7일 유전자 검사를 위해 세포를 채취했는데요.

하지만 정작 은처자 의혹 당사자의 소재가 지금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유전자 검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원로회의 인준을 받게 된다면 설정 총무원장은 결국 불명예 퇴임을 하게 될 텐데요.

그렇다고해서 조계종의 앞날도 단숨에 혼란과 갈등이 잦아들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22일 원로회의에서 불신임안이 인준된다면 그날로 설정 총무원장은 해임되고 총무부장이 권한대행을 맡게 됩니다.

그리고 선거일정을 확정하고 60일 이내에 새로운 총무원장을 뽑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둘러싼 조계종 안팎의 갈등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이번 불신임 가결을 이끈 자승 전 총무원장 지지 세력과 반대세력들의 충돌이 예상되는데요.

반대파들은 자승 전 총무원장 지지파가 대부분인 현재의 중앙종회를 해산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23일에는 조계사에서 전국승려대회를 열겠다고 하고 있어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늘 일부 일간지에는 조계사 명의로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는 23일 전국승려대회 개최를 불허겠다는 입장문의 광고가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종단 개혁과 총무원장 선출을 둘러싼 조계종의 갈등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게 불교계 안팎의 시선입니다.

[앵커] 아무쪼록 부처님의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는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문화부 김상익 선임기자와 함께 조계종 총무원장 탄핵 사태와 관련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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