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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웹툰작가 갈로아가 해설하는 앤트맨과 와스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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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웹툰작가 갈로아가 해설하는 앤트맨과 와스프 인터뷰

2018.08.15 11:00

최근 페이스북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기 웹툰이 있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다. 이 웹툰에는 매미, 잠자리, 여치, 메뚜기, 사마귀, 나비, 바퀴벌레 등 갖가지 곤충들이 등장해, 현재 모습으로 진화하게 된 ‘필연’을 보여준다. ‘만화로 배우는’이라고 해서 가볍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곤충도감이나 교과서에도 없는 값진 과학 지식이 이 웹툰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일부 나비는 성충 수컷이 아직 번데기 상태인 암컷과 짝짓기를 해 수정을 한다거나, 파리매(밑들이)가 파리를 선물로 주면서 구애를 한다든지 하는 정보를 주는 식이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동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공룡 만화인지 헷갈릴 만큼 정교하게 묘사한 공룡이 등장하고, 고생대 해양 절지동물인 삼엽충이 매우 진지한 표정을 한 채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면도 흥미롭다. 웹툰 작가 ‘갈로아(본명 김도윤)’에게 7월 4일 개봉한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를 패러디한 개미 웹툰을 부탁했다.  ☞특별판 웹툰 바로가기https://goo.gl/7m5fvm

 

웹툰작가 갈로아가 해설하는 앤트맨과 와스프

웹툰작가 '갈로아'가 해설하는 앤트맨과 와스프

 

웹툰작가 갈로아

l본명 : 김도윤
l취미 : 곤충표본 만들기, 레고 ‘스타워즈’ 수집하기
l작품 : 오디세이 (2016~2017년 연재, 2018년 단행본 출간)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2018년 리메이크 연재, 2018년 겨울 단행본 출간 예정)
         숙녀들의 수첩 (2018년 1월부터 ‘수학동아’에 연재)

 

Q 웹툰 속 캐리커처와 많이 다른데 (웹툰에는 머리카락이 전혀 없는 작가의 캐리커처가 등장한다.)

하하. 사실 부모님 양쪽 집안 어른들이 대부분 탈모입니다. 어려서부터 ‘나의 본질(유전자)에는 머리카락이 없는가?’ ‘나에게 머리카락이란 올챙이 꼬리처럼 잠시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것인가?’라고 생각했어요. 청소년기에는 삭발도 많이 해봤고요. 지금은 탈모가 시작되기 전에 마음껏 즐겨보자는 생각에서 머리를 길렀습니다. 대머리 캐리커처는 저의 ‘자아’라고나 할까요. 하하.

 

곤충 채집하러 산으로 간 갈로아 작가. 갈로아 작가는 아직까지 대중에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본인의 캐릭터로 얼굴을 가렸다.
곤충 채집하러 산으로 간 갈로아 작가. 갈로아 작가는 아직까지 대중에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본인의 캐릭터로 얼굴을 가렸다.

 

Q 필명 ‘갈로아’는 무슨 뜻인가

중학교 졸업을 앞둔 겨울, 경기도 남한산성 근처에서 갈로아 벌레를 잡았어요. 이 벌레는 빙하기 때 번성했다가 지금은 일부만 살아남아 해발 3000m인 로키산맥이나 동굴 깊숙한 곳처럼 춥고 그늘진 데에서만 살아요. 전 세계의 논문을 읽어보고, 김태호 국립생물자원관 박사 등 곤충학자에게 물어본 결과, 심지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종이었지요. 안타깝게도 학계에 신종으로 등록하려면 암수 한 쌍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수컷만 16마리를 확인했습니다.

 

갈로아 작가가 발견한 갈로아 벌레. 높은 산맥이나 동굴 깊은 곳에서만 서식한다.
갈로아 작가가 발견한 갈로아 벌레. 높은 산맥이나 동굴 깊은 곳에서만 서식한다.

Q 곤충에 대한 지식은 어떻게 얻나
저는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고등학생 때 만났던 만화가 양세준 씨가 “만화가들의 고민은 콘텐츠 가뭄”이라며 “만화 이외의 진로를 택하면 소재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조언 해줬습니다. 나만의 전문 분야가 있다면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학습만화를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전공도 생명과학으로 정했죠. 곤충에 대한 심층 지식은 논문이나 책, 전문가 취재를 통해서 얻고 있어요. 곤충전문가인 박규택 강원대 명예교수, 남기수 대전과학고 교사 등에게 자문을 하고, 개미를 연구하는 동민수 씨에게도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Q 만화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2014년 만화공모전에서 8컷 만화가 당선됐어요. 이 만화에는 그저 ‘좋아서’ 화석을 발굴하러 다니는 과학자가 등장해요. 마치 수학자들이 처음부터 로켓을 쏘려고 수학공식을 만드는 것이 아닌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을 꿈 꾸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지요. 이후 취미로 그리기 시작한 공상과학(SF) 만화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지요. 인기를 얻어 2016년 11월부터 1년간 레진코믹스에서 연재했답니다. 그 작품이 지난해 ‘SF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은 ‘오디세이’입니다. 이 만화는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은 주인공이 천문학자가 된 뒤 우주비행에도전하는 스토리에요. 칼 세이건의 SF 소설 ‘콘택트’에서 영감을 얻어 그렸는데,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국제우주정거장 (ISS), 우주왕복선이 등장하는 현대 배경의 SF랍니다.

 

 

Q 현재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나
곤충에 이어서 일명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진화’를 구상하고 있어요.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학습만화와 달리 공룡을 폭군이나 신기한 고대동물이 아닌, 생물로서 다루고 싶어요. 예를 들어, 티라노사우루스가 닭처럼 행동한다거나, 오비랍토르가 알을 품고 있는 거예요. 공룡에 대한 환상은 깨질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공룡에 대한 과학적인 팩트를 전달할 수는 있겠지요.

 

Q 앞으로 꿈은 무엇인가
먼저 생명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물론 만화도 계속 그리고 싶습니다. 정민석 아주대 의대 교수나 현직 의사인 윤한 작가, 고생물학자인 손장원 만화가 등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이자 만화가인 분들이 꽤 있거든요. (만화가를 꿈꾸는 독자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그림은 많이 그릴수록 늘어요. 스토리텔링이나 만화 그리기만 배워서는 소용이 없어요. 단편이라도 자신의 창작만화 한 편은 그려봐야 이제 만화의 ‘ㅁ’을 알게 됐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갈라오 작가의 '앤트만과 와스프' 웹툰 바로가기 https://goo.gl/7m5f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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