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민 옹진군수 “연안여객선 준공영제 도입 시급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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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단체장에게 듣는다]장정민 인천 옹진군수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인천 섬 지역에서도 논바닥이 갈라지고 벼 잎이 타들어 가고 있다. 장정민 인천 옹진군수(사진)는 13일 농작물 피해가 극심한 옹진군 북도면 신·시·모·장봉도를 방문해 농민들로부터 애로 사항을 들었다. 장 군수는 취임하자마자 이처럼 현장 중심의 행정을 펼치고 있다. 100여 개 섬 중 사람이 사는 21개 유인도를 1개월여 만에 모두 돌아봤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섬에서 들었던 주민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했다.

“도서민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연안 여객선에 대한 불만이 너무 컸습니다. 육지의 대중교통처럼 연안여객선 준공영제를 시급히 도입하고 운항 체계도 바꿔야 합니다.”

장 군수는 이런 내용의 편지를 써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한다.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와 대청도, 연평도, 덕적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은 안개만 약간 껴도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결항 일수가 1년에 거의 한 달 이상이고 1, 2시간 연착은 수시로 빚어지고 있다.

장 군수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여객선 운항 규제는 대폭 강화된 반면에 주민 편의 개선은 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안부두와 섬 주변에는 안개가 끼었더라도 먼바다는 훤히 갠 경우가 많다”며 “이런 날씨엔 해양경찰 경비정이 안개 지역만 에스코트해주면 여객선 운항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장 군수는 취임 직후 가장 먼저 6개 여객선사 대표와 만나 운항체계 개선 문제를 협의했다. 옹진군은 이 선사들과 해경, 인천해양항만청 등과 협의체를 구성하는 한편으로 군청 내 해상교통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장 군수는 “3, 4일간 배가 뜨지 않고 섬에 발이 묶여 있으면 재난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섬 사람들도 헌법에서 보장한 이동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섬에서 아침에 출발하는 배를 투입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선령이 얼마 안 된 큰 여객선을 구입하는 선사에 일정 자금을 군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객선들은 오전에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항하고, 섬에서는 오후 1시 전후에 다시 떠나는 형태로 운항하고 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장 군수는 “덕적도와 굴업도, 지도, 백아도에 설치된 태양광과 풍력 시설에 고장이 많이 나 있다”며 “전력을 팔 수 있는 영흥도와 장봉도 같은 곳에서는 태양광 설비를 하더라도 육지와 먼 섬에서는 지역 실정에 맞는 에너지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장정민#옹진군수#연안여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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