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완판 행진 ‘통돌이 오븐’ 개발 최은성 대표, “밤 굽는 통 보고 무릎을 탁 쳤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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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레인지에 올려두면 조리 끝… 주부 입소문에 누적 주문액 15억
목표했던 판매량의 5배 대박

최근 홈쇼핑에서 매진이 이어지며 ‘대박 제품’이 된 통돌이 오븐의 개발자 최은성 홈에이스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최근 홈쇼핑에서 매진이 이어지며 ‘대박 제품’이 된 통돌이 오븐의 개발자 최은성 홈에이스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통돌이 오븐은 도대체 언제 다시 살 수 있는 건가요?”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색 주방용품이 있다. 가스레인지에 올려두고 버튼만 누르면 받침 위에 비스듬하게 놓인 냄비가 저절로 회전하며 고기를 구워주는 아이디어 상품 ‘통돌이 오븐’이다. 사람이 불 앞에 서서 음식을 일일이 조리할 필요가 없고 뚜껑을 닫으면 기름이 튀지 않아 주부들에게 인기다.

지난달부터 홈쇼핑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이 제품은 입소문 덕에 물량이 나오는 족족 매진됐다. 방송 직전 홈쇼핑 온라인 홈페이지에 내놨던 3000개가 모두 팔렸고 두 차례 방송 판매에서 개당 15만원대 제품 1만2667개가 조기 매진됐다. 누적 주문 금액은 15억6000만 원. 목표량의 5배가 팔렸다.

주부들이 통돌이 오븐을 찾는 이유는 일반적인 냄비처럼 가스레인지 불에 올려 사용할 수 있어 간편할 뿐 아니라 휴대용 가스버너를 이용해 야외에서도 쓸 수 있어서다. 뚜껑이 있어 냄새가 새나오지 않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화제의 제품을 개발한 이는 20여 년간 주방용품 업계에서 일해 온 홈쇼핑 판매 중개업체 ‘홈에이스’의 최은성 대표(51)다. 6일 서울 영등포구 홈에이스 본사에서 만난 최 대표는 “다른 회사의 물건을 대신 판매해주는 일만 해왔다가 그간의 노하우를 담아 직접 좋은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제품이 매진됐을 때 방문객이 몰려 회사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최근까지 구이용 주방용품은 전기로 열을 가해 음식을 익히는 제품이 인기였다. 그러나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센서가 전기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바람에 재료의 수분이 날아가는 게 소비자의 불만이었다. 콘센트가 있는 곳에서만 쓸 수 있어 불편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에 최 대표는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저절로 조리가 되는 새로운 구이 기계 개발에 나섰다. 아이디어를 얻은 곳은 밤 굽는 기계였다.

“등산을 갔다가 저절로 돌아가는 구이통 안에서 밤이 구워져 나오는 것을 보고 무릎을 탁 쳤어요. 발명가 친구와 머리를 맞대 신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신청해 통돌이 오븐을 만들었죠.”

최 대표는 시제품을 들고 그동안 거래해 온 홈쇼핑 업체들을 찾았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제품이 크고 무거운데다 투박하게 생긴 외형 탓에 “위험해 보인다” “다른 홈쇼핑 채널에서 실적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그 때 통돌이 오븐의 가능성을 본 곳이 CJ오쇼핑이었다. 주방용품 마케팅디렉터가 흥행 가능성을 알아보고 최 대표에게 디자인 수정을 제안했다. 최 대표는 조언에 따라 2년 동안 여러 차례 금형을 새로 만들고 크기를 줄였다. 그는 “제품이 생각보다 가볍고 모양이 예쁘다는 고객들의 후기를 볼 때마다 도와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통돌이 오븐이 ‘대박’났을 때 제품을 함께 만든 28개 협력업체 식구들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 역시 직원 한 명과 어렵게 홈에이스를 세웠던 터라 주방용품 업계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통돌이 오븐 이후에도 새 아이디어 상품을 꾸준히 개발해 여러 중소 업체와 열매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홈쇼핑 완판 행진#통돌이 오븐#개발 최은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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