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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치는 퍼팅도사` 오지현…양평으로 날 보러 와요

조효성 기자
입력 : 
2018-08-12 17:04:43
수정 : 
2018-08-12 21: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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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서 시즌 2승·통산 6승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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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관계자들이 우승을 차지한 오지현에게 물을 길어 나르던 물허벅에 담긴 제주 삼다수를 부어주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오지현(22·KB금융그룹)이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두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2일 제주 오라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3라운드. 오지현은 이날만 4타를 더 줄이며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공동 2위 그룹을 6타 차로 따돌렸다.

완벽한 역전 우승이다. '얼음 공주' 김자영(27·SK네트웍스)에게 1타 뒤진 2위로 출발한 오지현은 전반에 버디 1개밖에 잡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10번홀과 11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더니 16번홀(파4)에서는 그린 밖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칩인 버디'까지 성공시켰다.

오지현은 2주간의 여름방학을 보낸 뒤 열린 이번 대회 첫날 5타를 줄인 뒤 2라운드에서는 6타를 더 줄였다. 그리고 압박감이 심한 최종 라운드에서도 4언더파를 기록하며 꾸준하면서도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하반기 첫 대회부터 매서운 샷 감각을 선보인 오지현은 올 시즌 강력한 '토종 골프퀸' 후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전반기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최소타·최다 타수 차 신기록을 세우며 시즌 첫 승을 기록한 오지현은 이날 1승을 더해 올 시즌 다승 공동 1위이자 장하나 최혜진 이소영에 이어 올 시즌 네 번째 '2승'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이와 함께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은 오지현은 올 시즌 상금도 6억6543만원으로 늘리며 이전 상금 1위였던 최혜진(19·롯데)을 밀어내고 상금 레이스 선두로 뛰어오르는 데 성공했다. 또 '올해의 선수' 격인 대상포인트에서도 우승포인트 50점을 더해 현재 선두인 최혜진과의 격차를 좁혔다.

오지현은 딱히 흠이 없는 '만능 골퍼'다. 특히 장타를 치면서 퍼팅까지 좋아 몰아치기에 능하다. 이번 대회까지 평균 드라이버샷 251.5야드로 13위에 올라 있는 오지현은 페어웨이 적중률도 75.767%나 된다. 한마디로 '정교한 장타'. 하지만 이뿐만이 아니다. 그린적중률은 73.61%, 35위로 살짝 떨어지지만 평균 퍼팅 수 28.70개로 1위에 이어 평균 타수도 69.90타로 3위에 올라 있다. 성적도 꾸준해 톱10 피니시율도 62.5%로 2위다. 오지현은 대회 최종일에도 트레이드 마크인 정교한 장타에 이어 환상적인 숏게임과 퍼팅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제 오지현은 오는 17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리조트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보그너-MBN 여자오픈에서 각종 타이틀 부문 1위 자리를 노릴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 결과는 오히려 하반기 펼쳐질 치열한 '토종 골프퀸 전쟁'의 예고편과 같았다.

오지현이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보그너-MBN 여자오픈 '디펜딩 챔피언'이자 자신의 두 번째 타이틀 방어전을 앞둔 최혜진도 공동 2위로 마무리하며 이번주 '생애 첫 대회 2연패'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최혜진은 지난해 아마추어로서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보그너-MBN 여자오픈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둔 바 있다. 제주에서 상금랭킹 1위 자리를 빼앗긴 최혜진이 양평 더스타휴 골프&리조트에서 다시 '타이틀 전 부문 1위' 자리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올 시즌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아직 KLPGA 투어 우승을 신고하지 못한 이정은(22·대방건설)도 하반기 선전을 기대하게 했다.

이정은은 이번 대회에서 샷 감각이 흔들리며 첫날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적어내더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는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이며 5언더파 67타로 경기를 마쳤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예리한 아이언샷 감각을 되찾는 모습이다. 특히 최종일 '5언더파'는 이날 출전 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이다.

이와 함께 '아이언 퀸' 조윤지(27·삼천리)도 공동 2위로 마무리하며 시즌 전반기 부진을 날릴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파 선수들의 매서운 샷 감각에 LPGA 투어를 대표하는 '골프 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와 '신인왕 레이스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고진영(23·하이트진로)은 트로피를 품는 데 실패했다. '공격적인 골프'로 역전 우승을 다짐했던 박인비는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하며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 시즌 첫 국내 나들이를 한 고진영도 이븐파 72타를 써내며 합계 4언더파 212타 공동 23위로 마무리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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