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육상 단거리 간판' 김국영 "100m 예선부터 전력으로"

2018. 8. 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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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00·400m 계주 출전.."막연했던 4년 전의 나, 이젠 성숙하게 준비"
한국을 대표하는 스프린터 김국영.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육상 100m는 잔인한 종목이다.

찰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0.01초의 실수가 몇 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다.

육상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07) 보유자이자, 10년 가까이 단거리의 간판으로 활약 중인 김국영(27·광주광역시청)도 "결승점을 통과한 뒤 멍했던 적이 많다. '대체 내가 무엇을 한 걸까'라고 후회하곤 했다"며 "순간의 실수로 경기를 망친 적이 많다. 그럴 때는 100m 경기가 너무 잔인하다"고 했다.

하지만 100m가 육상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것도 이런 잔인함 때문이다.

김국영은 "단거리 선수의 숙명 아닐까. 그리고 많은 분이 100m를 육상의 하이라이트라고 불러 주시기도 한다"며 "세계의 벽이 여전히 높고, 내가 실망을 자주 안겨드렸는데도 많은 팬께서 '9초대', '한국기록' 등을 기대해주신다. 책임감을 느낀다. 동시에 즐거움도 느낀다"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렝방 아시안게임 개막이 다가오면서, 김국영을 향한 응원도 뜨거워진다.

이번 대회 남자 100m는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끄는 종목이기도 하다.

올해 아시아 남자 스프린터들이 크게 도약했다.

쑤빙톈(중국)이 아시아 타이기록인 9초91을 두 차례나 찍었고, 세전예(중국)와 바라캇 무바라크 알하르티(오만)도 9초97의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육상의 불모지 인도네시아에서도 2017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우승을 차지한 라루 무함마드 조흐리의 등장으로 이 종목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김국영은 "100m 선수로서 아시안게임에서도 이 종목이 관심을 끄는 게 정말 기분 좋다"면서도 "한국 기록 보유자로서는 부담이 크다. 내 기록, 순위가 한국 남자 100m 성패와 직결되는 것 아닌가. 실망을 드리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김국영은 자만하지도, 좌절하지도 않는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23살의 김국영.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4년 전의 김국영과 지금은 많이 다르다"고 했다.

김국영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당당하게 '메달 획득'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김국영은 "4년 전에는 막연하게 '나는 언젠가 9초대를 뛸 거다. 지금도 메달을 딸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결과가 나온 뒤 크게 실망했다. 정말 어렸다"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순위나 기록을 목표로 정하지 않았다. '후회하지 않는 경기'만을 생각하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성숙한 김국영은 앞서가는 경쟁자를 예우하면서도 마음을 졸이지 않는다. 김국영은 "쑤빙톈 등은 정말 대단하다. 나보다 잘하는 선수들은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나도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 5월보다는 6월, 6월보다는 7월이 몸 상태가 더 좋았다. 다른 선수를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내 몸과 전략 등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국영(오른쪽) 한국 육상 단거리 사상 최초 준결승 진출. [런던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성공과 실패 속에서 얻은 교훈이다.

김국영은 한국 육상 100m 최초로 기준 기록을 넘어 올림픽(2016년 리우데자네이루)과 세계육상선수권(2017년 런던)에 연이어 출전한 선수다. 2017 세계선수권에서는 한국 남자 100m 최초로 준결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동시에 큰 무대의 높은 벽도 실감했다.

김국영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할 수 있다는 것과 아직 부족하다는 걸 동시에 느꼈다"며 "올림픽, 세계선수권의 과정과 결과를 복기하면서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4년 전보다 나는 더 간절해졌고, 준비 과정은 더 세밀했다"고 밝혔다.

2018년 아시안게임 전략은 '전력질주'다.

김국영은 "25일 열리는 100m 예선부터 과감하게 뛸 생각이다. 예선에서 시즌 베스트(10초20) 이상을 뛰고 싶다"며 "100m 예선이 잘 풀리면, 26일 100m 준결승과 결승에서도 자신 있게 뛸 수 있다. 이어 열리는 200m와 400m 계주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붓고 싶다. 내 능력을 모두 발휘해도 다른 선수에게 진다면, 내가 부족하다는 걸 깨끗하게 인정할 수 있다"며 "미련과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 이번 대회 나의 목표다"라고 했다.

김국영은 인터뷰 내내 "제가 실망을 자주 안겨 드려서"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러나 김국영만큼 많은 기대감을 안겨준 스프린터도 없다.

한국은 1982년 뉴델리 대회에서 장재근이 은메달을 딴 후 한 번도 남자 100m 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김국영이 36년 묵은 한을 풀어주길 기대하는 육상 팬들이 많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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