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차명재산 탓에 기초연금 수급 자격 박탈..위법"

입력 2018. 8. 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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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다른 사람의 차명재산은 기초연금 산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는 A씨 부부가 지방자치단체장을 상대로 낸 기초노령연금 부적합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A씨 부부의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10일 밝혔다.

A씨 부부는 지난 2016년 12월 지자체에 기초연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소득 인정액이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을 넘는다는 이유로 부적합 처분을 받았다.

소득 인정액이 267만8632원이어서 배우자가 있는 노인 가구의 선정 기준액인 190만4000원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부적합 처분을 받은 것이다.

A씨 부부는 소득으로 잡힌 계좌 중 하나가 사실상 A씨 동생의 것인 만큼 산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A씨 동생은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나와 "남편 사업이 어려워져 혹시 내 계좌에도 압류 등 조치가 취해질까봐 두려워 언니 명의 빌려 계좌를 개설해 투자를 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A씨 부부의 손을 들어주며 해당 계좌를 A씨의 차명재산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 동생의 재산에 해당하는 이상 기초연금법상 재산 소득환산액 산정 대상에 이 계좌 돈을 포함해선 안 된다"며 "기초연금법령은 '실명이 확인된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명의자 소유로 추정한다'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준용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기초연금 수급권의 발생이나 변경, 상실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신청자 등에게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서류 검토나 질문을 하게 하는 등의 조사를 통해 수급권 발생 등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에 비춰 계좌의 돈이 A씨 동생 재산에 해당하는 이상 재산 소득환산액으로 산정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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