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밤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지난 3월 6일, ‘거장의 민낯’ 방송을 통해 감독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거장의 민낯 그 이후'를 다뤘다.
H씨는 “‘그 때 그 일을 당했을 때 더 용기를 냈다면 이렇게 까진 되지 않았을 텐데’ 하는 후회와 죄책감 때문에 다시금 출연을 결심했다. 나아가 계속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고 조심스럽게 출연 동기를 밝혔다.
평범한 직장인인 그는 피해 당시 연예기획사에 다니는 지인의 권유로 어떤 회식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도착해보니 가라오케 같은 곳이었고 기획사 사장 옆자리에 앉게 됐다. 현장에는 조재현을 비롯한 총 4여명의 남자들이 있었고 사람들이 추가로 온다고 했지만 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조재현씨와 인사를 나눌 때 ‘반갑습니다. 팬이에요’ 등의 일상적인 대화만 잠깐 나눴다. 이후 그 자리가 너무 불편해 20여분 정도 지나 핸드폰을 가지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 때 순식간에 조재현이 따라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키스를 시도했다. ‘내가 팬이라고 한 게 오해가 됐나’ 싶어서 죄송하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어, 조심해. 아무도 몰라. 이럼 다쳐. 그럼 다쳐’란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 너무 평온하게 이야기 하더라.”
상대방이 마음만 먹으면 정말 큰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무서웠다고. “그 분(조재현)은 이미 바지 일부를 벗은 상태로 나의 옷을 벗기려고 계속 거칠게 시도했다”며 “그때는 가슴을 추행하고 이런 것보단 더 큰일을 막고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그래서 좁은 공간에서 안간힘을 써 겨우 빠져 나왔다. 1,2분 뒤에 그 분이 나왔고 그냥 지나가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마치 ‘묻지마 범죄’를 당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후로 방광염을 일 년 넘게 달고 살았고 밀폐된 공간이 무서워 제대로 가질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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