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늑대의 볼륨..남성들의 '뽕' 사랑?

김현주 2018. 8. 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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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보정속옷이 남심(男心)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외모를 가꾸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몸매를 보정해주는 보정속옷을 구매하는 남성 소비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성들은 몸을 조여서 군살이 드러나지 않게 하는 보정속옷 보다는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브라톱이나 브라렛 등을 더 많이 구매하는 반면, 남성 소비자들은 몸매 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에 맞는 보정속옷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와우핏 기능성 보정 민소매는 러닝처럼 입어 몸매를 보정하는 제품입니다. 한국인 체형에 맞는 디자인으로, 가슴과 복부 등 부위별 특성에 맞는 패턴으로 편직해 고탄력 압박감을 줍니다.

바디킹 보정 런닝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입체 패턴으로 강력한 보정 효과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처진 가슴이나 주변 살들을 안쪽으로 밀어주고 탄탄하게 잡아줘 남성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남성인 이른바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탄탄한 몸매가 건강미(美)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요즘 남자들은 매일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 만들기에 열중하는 것은 물론, 속옷 하나를 골라도 탄탄하고 건강한 애플힙을 뽐내기 좋은 ‘드로즈’나 ‘브리프’를 고집한다.

옷차림이 얇아지는 여름도 예외는 아니다. 힘든 다이어트에 지쳐도 볼륨은 포기할 수 없어 아예 보정속옷을 찾는 경우도 증가하는 추세다.

착용만으로도 좁은 어깨나 처진 뱃살, 엉덩이 등을 손쉽게 커버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늑대의 볼륨을 살려라!"…보정속옷 판매 ↑

실제 반응도 가히 폭발적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큐레이션 종합쇼핑몰 G9(지구)에서는 올 상반기(1월1일~6월30일)에만 남성 보정속옷 판매량이 전년 동기간 대비 122% 증가해 2배 이상 늘었다.

무더위가 한창인 요즘(7월30일 기준)은 아예 남성 언더웨어 베스트 상품 100위권의 15% 가량을 보정속옷이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서도 남성용 보정 제품 판매량이 12% 늘었으며, 옥션에서도 34%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보정속옷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는 데는 연예인들도 한 몫 했다. 한 유명 남자 아이돌은 ‘어깨뽕(패드)’ 착용을 당당하게 밝히며, 자신의 자신감을 세워주는 아이템이라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유명 연예인도 동료와 함께 전신 머슬슈트를 착용한 모습이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남성 보정속옷 소개 영상이 수십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출연자는 머슬 티셔츠, 남성 복대 등을 스스럼없이 착용하고 가슴과 배 등에 느껴지는 압박감을 생생한 후기로 전달한다. 해당 동영상에는 일반 소비자들의 댓글이 1000개 이상 달릴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평소 몸매관리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김모(29)씨는 “운동만으로 원하는 몸매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 보정속옷을 알맞게 이용하면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어 종종 찾는다”며 “주변에서도 민망하다거나 유난스럽다는 부정적인 반응보다는 오히려 착용감이나 구매처를 묻는 등 긍정적인 관심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흡족해했다.

◆'어뽕' '엉뽕'…부위별 관련 카테고리도 다양화

이처럼 보정속옷을 찾는 남성 소비자들이 늘면서 제품 카테고리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과거 남성 보정제품이 민망한 부위를 감춰주는 패치, 신발깔창 등에서 속옷으로 진화했다면 이제는 부위별 뽕이나 복대, 거들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

사용 목적도 세분화하고 있다. 단순히 배나 옆구리 살, 납작한 엉덩이 등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해 속옷을 입는 것이 아닌 본인이 자신 있는 부위를 더욱 강조하기 위한 제품으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엉덩이 뽕(엉뽕)’의 경우 탈부착이 가능한 패드를 팬티에 삽입해 빈약한 엉덩이 볼륨을 살릴 수 있다. 겉으로 봤을 때 전혀 티가 나지 않아 감쪽같다.

좁은 어깨가 고민이라면 어깨 패드가 삽입된 티셔츠를 찾는다. 티셔츠의 소매 안쪽에 패드가 봉제되어 있는 식이다. 도톰한 토시 형태의 어깨 밴드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간단 착용으로 어깨 보호와 어깨패드를 한 듯이 어깨가 굵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

복부의 살은 남성용 거들이나 복대, 반팔이나 민소매 형태로 되어 속옷처럼 착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얇은 소재로 속옷의 윤곽이 외관에 드러나지 않거나, 드러나더라도 보정속옷이 아닌 일반 제품처럼 보이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관련 판매 데이터도 이런 트렌드를 뒷받침하고 있다.

G9에서는 어깨뽕, 남성 복대 등 특정 부위의 보정효과를 강조한 제품의 판매량이 올 상반기 각각 36%, 10% 신장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성들처럼 여러 종류의 보정속옷을 구비하고 있는 남성들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몸매 관리에 열심인 그루밍족 증가와 노출이 늘어나는 무더운 날씨에 당당히 보정속옷의 힘을 빌리려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엔 여성들 못지 않게 남성들도 멋진 몸매가 경쟁력으로 떠오른데다, 자신감을 높이는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어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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