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서인영, 다 내려놓고 찾은 새로운 행복

김하진 2018. 8. 3. 18:0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서인영. / 사진제공=소리바다

“다 내려놨어요~”라며 어깨에 힘을 풀었다. 그러면서 “목표도 없어요”라고 웃었다. 오랜만에 신곡 발표를 앞둔 들뜬 표정이 아니라 처연해 보일정도로 차분했다. 2002년 그룹 쥬얼리로 데뷔해 올해 17년 차 가수가 된 서인영의 모습이다.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내뱉고,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게 그의 매력이었다. 노래 실력도 뛰어나 팀 활동은 물론 솔로 가수로서도 ‘너를 원해’ ‘신데렐라’ 등으로 사랑받았다. 그렇게 자신만의 색깔로 활동을 이어왔지만, 지난해 1월 제동이 걸렸다. JTBC 예능프로그램 ‘님과 함께2’ 촬영 도중 욕설을 하는 영상이 공개돼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 2일, 애틋한 분위기의 발라드 곡 ‘눈을 감아요’를 발표하면서 약 2년의 공백을 깼다. 데뷔 후 처음으로 지난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반성했다고 한다. 스물다섯, ‘신상’이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많은 이들을 웃게 한 서인영은 서른다섯, 신곡의 노랫말인 ‘아름다운 건 다 피고 져요’라는 말에 깊이 공감할 만큼 성숙했다.

10. 그동안 어떻게 지냈습니까?
서인영 : ‘어떻게 지냈느냐?’는 말이 부담스러운 적은 처음이네요.(웃음) 잘 지낸 것 같아요. 지난 4월 JTBC 음악 예능프로그램 ‘슈가맨2’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18살 때부터 앞만 보고 달려왔잖아요. (활동을 쉬면서)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고 처음으로 길게 쉬었어요. 생각은 많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만 누워 있었어요.(웃음) 머리가 컴퓨터라면 로그아웃하고 싶었죠. 지금까지 제가 다른 사람 눈에 어떻게 비쳤는지도 떠올려 봤고요. 10년 넘게 같이 일한 스태프들은 물론 친한 지인들한테도 아낀다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반성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귀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시간으로 인해 더 좋은 길을 열 수 있겠다 싶어요. 이제 서른다섯이고 더 이상 어리지 않으니까요.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 같네요. 바뀔 부분은 바뀌고, 주위 사람들의 말도 귀 기울여서 들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10. 달라진 걸 스스로도 느끼나요?
서인영 :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좋은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늘 개인 서인영의 삶도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해왔어요. 무대에 올라갈 때 빼고는 친구들이 ‘아, 맞다! 너 연예인이었지’라고 할 정도로 알려진 사람으로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생각하지 않았죠. 그동안 미성숙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이미지를 좋게 보이기 위해서 포장을 하는 성격은 아니어서, 가식적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싶진 않아요.

10. 한여름에 발라드 곡을 내놓은 이유가 있습니까?
서인영 : 애절한 발라드인 ‘헤어지자’도 2013년 5월, 가정의 달에 발표했어요.(웃음) 항상 여름에 발라드 곡을 낸 것 같은데, 이번에는 오랜 공백기가 있어서 더 의미가 있죠. ‘눈을 감아요’는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곡인데 ‘헤어지자’보다는 살짝 밝은 느낌이에요. 가사가 좋은 노래를 좋아하는데, 무척 와닿았어요. 내 마음처럼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가사 수정도 직접 부탁했죠. 최근 이 곡으로 음악 방송 녹화를 두 번 했는데, 노랫말이 많이 와닿고 부를 때도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서인영 신곡 ‘눈을 감아요’ 커버. / 사진제공=소리바다

10. 어떤 가사를 좋아해요?
서인영 : 현실적인 가사가 좋아요. 언니에게 위로받는 느낌으로 부를 수 있는 곡 말이죠. 제 노래를 듣고 많은 이들이 공감했으면 하고요. 저는 슬플 때 슬픈 노래를 듣는 걸 좋아해서, 대중들도 이 곡으로 위로받았으면 좋겠어요.

10. 2년 만에 컴백 준비를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었습니까?
서인영 : 일단 1년 넘는 시간 동안 생각을 많이 해서, 노래 부를 때 그 시간의 깊이가 나온 것 같아요. 녹음도 2주 만에 빨리 끝났고요. 보통은 여러 곡을 녹음하면서 들어보고, 준비 시간이 긴데 이번엔 달랐죠. 항상 대중들에게 솔직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했는데 그동안은 실천을 못했어요. 이번에 처음으로 길거리 공연도 했습니다. 즐거웠고, 많은 걸 느꼈어요. 그러면서 신곡의 멜로디를 더 대중적인 느낌으로 하고 싶었고, 가사는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0. 컴백 시기는 어떻게 결정했나요?
서인영 : 사실 굳이 언제가 적절하다는 답은 없었어요. 잘못한 부분은 인정하고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컴백 시기를 보는 게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지금은 너무 여러 생각을 갖는 것보다 좋은 노래, 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을 뿐이에요. 목표도 없어요.(웃음) 다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해요. 길거리나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싶어요.

10. 대중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한 면도 있습니다.
서인영 : ‘대응’ ‘돌파’ 이런 것보다 앞날을 길게 보고 싶어요. 저, 이렇게 인생 끝나는 거 아니잖아요.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하루하루 행복해야 하잖아요.(웃음) 연예인만이 제 삶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지 저는 노래하는 게 행복하고, 가수로서의 삶이 즐거워요. 대중들에게 해명한다고 해서 바로 ‘아~그랬구나’라고 하는 게 아니고요. 영상을 보고 욕하는 분들의 마음도 다 이해하거든요. 그중에서도 제 마음을 알고 다가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죠. 저, 바라는 거 많이 없어요. 이른바 전성기라고 할 때도 욕은 많이 먹었어요. 마음이 아프지만, 제가 한 일에 대해서는 반성하고요. 대가를 바라는 건 이기심인 것 같아요. 기다려야죠.

10. 응원하는 팬들이 더 고맙죠?
서인영 : 정말 감사하죠. 영상 공개 이후 갑자기 제가 사라졌잖아요. 지금 SNS를 하는 것도 팬들을 위해서예요. 저를 믿고 기다려주고 어떤 모습이든 좋아해 주는 게 신기하고 항상 감사해요.

10. 가창력이 출중한데, 예능 속 이미지가 강합니다.
서인영 :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그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박혔죠. 그때 스물다섯이었는데, 물론 다 가식은 아니었어요. 재미를 위해서 과장된 부분은 있겠지만요. 지금은 나이가 들면서 말투나 행동이 조금 성숙해졌죠. 그래도 여전히 가식으로 뭔가를 하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말투 때문에 마음과 다르게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었지만,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10. 다시 리얼리티 예능에 출연할 마음이 있습니까?
서인영 : 조심스럽긴 한데, 조금씩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서인영. / 사진제공=KBS2

10. 가요계에서 자극 받는 가수들이 있나요?
서인영 : 엄정화 선배님의 모습은 항상 멋지고요. 선미나 블랙핑크도 좋아해요. 아! 최근에 효린이 낸 곡도 좋고요.

10. 과거 인기를 끌었던 댄스 장르의 ‘신데렐라’ 같은 곡도 발표할 의향이 있습니까?
서인영 : 똑같은 건 아니더라도 댄스곡을 하고 싶어요. 발라드만 계속하지는 않을 거예요.(웃음) 특히 제가 좋아하는 건 소울 장르예요. 에이미 와인하우스, 아델의 노래를 좋아해요. 담담하게 부르면서 몽환적인 느낌의 곡도 발표하고 싶고요. 무엇보다 밴드로도 편곡이 가능한 곡이면 좋겠어요. ‘신데렐라’가 좋은 건, 10년이 지났지만 편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이 들거든요.

10. 데뷔 초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은요?
서인영 :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그저 회사에서 시키는대로 했는데 2012년, 혼자 1인 기획사를 차렸을 때는 책임감도 생기고 어떤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커졌어요. 이번에는 제 의견도 들어갔지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많이 들었어요. 주위 의견을 듣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멜로디를 선택했습니다.

10. 이번 활동의 목표가 없다고요?
서인영 : 
음원 성적은 원래 신경 쓰는 편이 아니에요. 이번엔 더욱 더 그렇고요. 다만 목소리에 대한 칭찬, ‘계속 듣고 싶다’라는 말을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Copyrigh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