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스마트ATM'(현금자동입출금기) 도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수수료 수익 감소, '현금 없는'(cashless) 사회의 도래로 ATM은 점차 자취를 감추는 추세였다. 하지만 창구에서 가능한 서비스 대부분을 제공하는 스마트ATM을 통해 은행의 '무인점포' 전략이 현실화되면서 앞으로 은행 영업망의 변화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2년간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ATM 설치를 늘리고 있다. 기존 ATM과 CD(현금지급기)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개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자동화기기(CD+ATM)는 2015년 말 4만2655대에서 작년 말 3만7477대로 2년만에 12.1%(5178대)가 사라졌다. 반면 신한은행의 경우 2015년 12월 '디지털 키오스크(Digital Kiosk)'란 명칭으로 스마트ATM을 처음 도입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총 45대를 전국에 설치했다. 또 우리은행은 2016년 11월 이후로 총 48대, KB국민은행은 이달 30대를 설치한 뒤 고객 반응에 따라 내년까지 최대 1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스마트ATM은 신분증 스캔, 손바닥 정맥 바이오인증, 화상 상담 등을 통한 본인 인증을 기반으로 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가능한 거의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기존 ATM에서 가능했던 현금·수표 입·출금과 이체는 물론 △카드 신규 및 재발급 △통장 재발급 △비밀번호 변경 △보안카드 및 OTP(일회용비밀번호) 발급 등 단순 업무를 대부분 제공한다. 은행권에선 기존에 은행 창구 업무의 분산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고객들은 필요한 서비스를 받기까지 대기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은행원들은 단순 업무 부담을 덜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스마트ATM 수요는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경우 대부분 거래는 인터넷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진행되지만, 실제 카드 발급과 현금 인출 등을 위해선 고객이 접근할 수 있는 오프라인 채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해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오는 2020년까지 전국에 5000대의 스마트ATM을 설치할 계획이며, 이미 1600개 이상의 설치를 완료한 상태다. 고객과의 오프라인 접점이 필요한 인터넷은행은 물론 고비용 탓에 스마트ATM 설치를 망설이는 시중은행들과도 제휴해 편의점을 생활 속 금융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스마트ATM의 미래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옛 외환은행은 2012년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스마트ATM을 도입했지만 낮은 활용도 등으로 인해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모바일·인터넷 뱅킹에서도 어려움을 느끼는 중·장년층이 여전히 은행의 핵심 고객인데 이들에겐 스마트ATM이 낯설고, 젊은 고객의 거래패턴이 모바일 뱅킹으로 빠르게 진화한다면 스마트ATM은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감 0% 비공감 0% 변휘 [email protected] 머니투데이 디지털뉴스부 변휘입니다. 기자의 다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