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증명' 보낸 이재명에 SBS "통화·원본 영상 모두 공개" 반격

노우리 인턴 기자 2018. 8. 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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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와 조직폭력배가 연루돼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방송화면/조선DB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측에 "객관적인 사실과는 명백히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며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달 25일에 이어 SBS 측에 두 차례 내용증명을 보내 향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자 '그알' 제작진은 "공익적 목적으로 충분한 취재·조사와 확인 과정을 거쳤다"며 “담당 PD와 이 지사의 전체 통화 녹음과 촬영 영상 원본을 공개하자”고 맞받았다.

‘그알'은 지난달 21일 방송에서 이 지사가 2007년 성남 지역 폭력 조직인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에 대한 변론을 맡았으며, 성남시장 시절엔 '국제마피아파' 출신 이모씨가 설립한 회사 '코마트레이드'를 우수중소기업으로 선정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소셜미디어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이재명 죽이기가 조폭 몰이로 치닫는다”며 수차례 의혹을 반박했다. 하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책임지겠다"며 검찰 수사를 공식 요구했고, 이후 SBS 측에 두 차례 내용 증명을 보냈다.

◇ 내용증명 보낸 이재명 “사실 왜곡·누락…공정방송 요청도 희화화”
'그알'은 21일 ‘이재명 조폭연루설’을 보도하면서 ▲변호사 시절 '성남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변호 관련 의혹, ▲코마트레이드 대표 이씨의 '2016년 성남 중소기업인 대상' 수상 관련 의혹,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 행정원장으로 근무하던 병원과 성남 청소년 재단 산하 기관의 MOU(양해각서) 관련 의혹, ▲폭력 조직원 이모씨가 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주차관리 업체와 성남시·성남도시개발공사의 수의 계약 관련 ▲조직원 임모씨가 재직했던 경호업체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두 차례 보낸 내용 증명에서 '그알'이 제기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지사는 두 번째 내용증명에서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임씨가 속해있는 특정 경호단체에 성남시가 2011년 429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성남시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은 곳은 임씨가 있던 경호단체 SSN이 아니라 자원봉사단체인 '새싹지킴이'이며, 임씨가 이 단체에서 활동한 것은 2010년 9월쯤"이라고 했다. 임씨의 활동 시기와 성남시의 지원 시기가 맞지 않다는 해명이다.

성남시·성남도시개발공사와 조직원 이모씨가 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주차관리 업체와의 수의 계약에 관해서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주차관리 업체와 2010년 이미 조달청 입찰을 통해 통합주차관리시스템을 구축했고, 방송에서 언급한 2017년 7월 전부터 매년 시스템 유지 관리를 위한 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해 왔다"고 했다. 이어 "조직원 이씨가 주차관리 업체에서 일한 시기는 2018년 초로, 2014년과 2016년 해당 업체에 고용우수기업상을 수여한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 지사는 “방송이 나가기 전 담당 PD와의 통화에서 ‘발신인(이 지사)은 조폭과 관련이 없으니 정확한 사실 확인을 부탁’했고 담당 PD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으나 객관적인 사실과는 명백히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며 "오는 6일까지 사실과 다른 방송을 하게 된 경위, 이후의 조치 등 내용 증명에 대한 의견을 보내 달라"고 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보낸 1차 내용증명에 대한 답변도 같은 날까지 함께 보내 달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그알’ 제작진 측에 보낸 1차 내용 증명/이재명 경기지사 공식 블로그 ‘새로운 경기 이제, 이재명’ 캡처

앞서 지난 25일 이 지사는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하였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큰 타격을 받아 도정 수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1차 내용 증명을 SBS 제작진에 보냈다.

당시 이 지사는 2007년 당시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을 변호했던 이유에 대해 "아무리 용서받을 수 없는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기소된 자라고 하더라도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변호인으로서의 신념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어 2016년 우수중소기업으로 선정된 '코마트레이드'가 3년 이상 성남시 관내에서 기업 활동을 해야 한다는 수상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이 대표는 2012년경 성남시 관내에 주식회사 코마라는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다가 2015년에 코마트레이드를 추가로 설립했다"고 했다.

그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사실관계를 조사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들을 누락·왜곡하거나 명백히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보도했다”며 “그 과정에서 당사자인 이 지사의 공정한 방송을 부탁한다는 요청을 무시하고 오히려 이 지사와 통화 내용 중 일부만을 발췌해 방송해 공정방송 요청을 희화화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 SBS 측 “2시간 39분 통화 전체 공개하자…문자도 모두 공개” 반격
이 지사가 2차 내용 증명을 보내자제작진 측은 같은 날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 지사의 반론을 방송에 내용과 분량 면에서 모두 공정하고 균형 있게 반영했으며 이와 관련한 후속 취재 역시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통화 내용 중 일부만을 발췌해 공정방송 요청을 희화화했다'는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통화 가운데 핵심 내용만 발췌해 방송한 것은 70분이라는 방송시간의 제약 때문"이라며 "취재 과정에서 이뤄진 담당 PD와 이 지사 간 4차례, 총 2시간 39분에 이르는 전체 통화 녹음과 이 지사가 담당 PD에게 보낸 메시지 전체를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는데 동의해 달라"고 했다.

제작진은 “편집 과정에서 희화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시청자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차제에 통화 당시 촬영 영상 원본까지 함께 공개할 용의가 있다”며 “이 지사가 담당 PD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전체도 공개하는 데 동의해 줄 것을 이 지사에게 요청한다”고 했다.

제작진은 이 지사가 방송내용에 대해 “모욕적이고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취재”, “(거대기득권) ‘그들’에 보조 맞춰, ‘이재명 조폭몰이’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취재가 모욕적이고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는 전체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 시청자가 판단할 것”이라며 “이 지사도 ‘거대기득권’의 실체는 무엇인지, 그들이 ‘그알’ 제작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는 것인지, 자신의 주장에 대한 합당한 근거를 밝혀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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