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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교인들 입 열었다…"기근 피해 온 것"

'피지' 교인들 입 열었다…"기근 피해 온 것"
입력 2018-08-01 20:35 | 수정 2018-08-0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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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종교단체 신도 4백여 명이 피지로 집단 이주해 감금, 폭행당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는 사건, 저희가 계속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MBC 취재진이 이들이 살고 있는 피지의 농장을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이 종교단체 관계자가 당당하게 저희 취재에 응했는데 피지에서 탈출한 신도들의 증언과는 말이 달랐습니다.

    현지에서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도로 양쪽으로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한쪽에선 트랙터로 밭을 일구고, 한쪽엔 비닐하우스도 여러 동 세워져 있습니다.

    은혜로 교회가 피지 현지에 세운 기업인 '그레이스 로드 팜'이 운영하는 농장입니다.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이곳은 수도 수바시로부터 30분 거리에 위치한 나부아 농장입니다.

    그레이스 로드의 피지 농장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벼농사를 짓기도 하고 비닐하우스에서 채소류도 재배하고 있습니다.

    160만 제곱미터 넓이의 이 농장에서 먹고 일하며 집단생활 중인 한국인은 80여 명.

    지난 2014년부터 이주해온 이들입니다.

    섬 안 여러 개의 농장에 흩어져 살고 있는 신도들은 모두 합쳐 4백10여 명에 달합니다.

    땅을 갈아 농사를 짓거나 비닐하우스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곡물을 가공하는 일까지 모두 신도들이 맡고 있습니다.

    이곳 책임자는 취재에 적극적으로 임했습니다.

    세계적인 대기근에 대비해 성경 말씀에 따라 자발적으로 왔을 뿐이라는 이들 교회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채진선/그레이스로드 그룹 총괄담당]
    "'아, 이곳이 그곳(낙원)이구나'라고 그런 믿음을 키워가고 있고 지금은 거의 확신하고 있죠. 믿음대로 이 땅에 기근이 올 것을 저희는 믿거든요. 그것에 대비해서 쌀을 심겠다고 확신을 했고."

    신도가 원할 경우 언제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채진선/그레이스로드 그룹 총괄담당]
    "연세 많으신 분들 그리고 어린 친구들 이런 친구들 같은 경우는 저희가 보관을 해주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원하면 언제든지 주고 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신도를 집단 폭행하는 이른바 '타작마당'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원해서 하는 것이고, 심한 폭행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정한나/은혜로교회 신도]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서로 책망하고 서로 훈계를 하는 그런 차원에서 하는 거지. 그렇게 강제성 있고 그렇게는 하지 않거든요."

    집단 폭행을 당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숨진 신도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송아름/은혜로교회 신도]
    "'타작마당'에 참여하신 일은 있습니다. 실제 참여하셨던 건 훨씬 전의 일이고 그 다음에 그 이후로 일흔이 넘으셨고 약간 좀 비만이 있으세요. (귀국 후에) 간경화로 돌아가셨고요."

    선교회 측은 한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현지 교민사회와도 교류나 접촉이 전혀 없는 실정이라 농장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연락이 끊긴 가족의 소식을 듣기 위해 현지 교민회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고, 가족들이 섬 여기저기에 뿔뿔이 흩어진 채 살며 한국으로 돌아가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피지 교민]
    "(공항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잡아서 갔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출국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잡아서 다시 끌고 오는 거죠."

    사실상 감금 상태나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교인들 사이에 등급이 있는 것 같다는 충격적인 의혹도 있습니다.

    [피지 교민]
    "거기도 등급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헌금을 많이 한 사람들은 높은 직책에 있고, 적게 낸 사람들은 말 그대로 종업원 시키고…식당 안에 음식하고 설거지 하고 이런 사람들은 적게 돈을 낸 사람들이겠죠."

    '타작 마당'에 대해서도 피해자들의 주장은 선교회 측 설명과 정반대입니다.

    [피지 탈출 신도/'타작마당' 피해자]
    "맞아야 영혼이 정갈된다고 해서 두드려 맞았습니다. 사람들한테 빙 둘러 앉아서 린치를 당한 거죠. 배에서 피가 나오고 귀 고막이 터지고 머리가… 현기증이 나서 뇌진탕이 걸리고 그래도 그 다음 날 또 논으로 밭으로 보내서…"

    지난 2015년 이후 농장을 탈출해 한국 대사관을 찾은 이들은 모두 13명으로 지난달에만 2명이 농장에서 도망쳐 귀국했습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아동학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신도자녀 전수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미 구속된 신옥주 목사 등 4명은 모레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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