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6·12 합의’ 정신을 위반했다며 북한의 행태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런 불쾌감을 드러내지도 못한 채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명시적으로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약속한 적이 없는 데다 북한의 ICBM 개발과 핵폭발 물질 생산 등을 이유로 북·미 대화의 판을 깨기는 어렵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의 최근 활동으로 인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NYT는 “많은 전문가가 북한 당국의 진정한 의도를 의심하고 있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제거 분야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트럼프 정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밀리에 제조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된 평양 남쪽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를 지난달 7일 촬영한 위성 사진. 건물 마당에 북한이 미사일 운반 시 사용하는 차량과 비슷한 붉은색 차량(붉은 원 안)이 서 있다. 워싱턴포스트 캡처 |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여전히 유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직 한·미 간에도 종전선언 문제를 놓고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오는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이때 남·북·미·중이 참가하는 4자 종전선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북한은 오는 9월29일로 예정된 북한 연설 순서에 김 위원장 대신 장관급 인사를 기조연설자로 신고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북한이 개성공단 재가동 및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북한의 요구를 일축했다고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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