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보〉(64~69)=탄샤오 바둑 인생의 정점(頂點)은 작년 6월 열렸던 제11회 춘란배였다. 박영훈과의 결승전서 2대1로 이겨 첫 세계 정상 등극의 꿈을 실현했다. 한국은 이 대회 제패를 통해 세계 메이저 무관국(無冠國)에서 탈출할 것을 염원했으나 결과적으로 중국의 전관(全冠)을 재확인해 주는 무대가 됐다. 하지만 탄샤오는 이후 영토를 더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랭킹 또한 당시 6위에서 현재 9위로 뒷걸음친 상태.
흑 ▲에 백이 64로 이었는데 이 수가 또한 문제였다. '악수(惡手)는 악수를 부른다'는 바둑 격언 그대로다. 64로는 일단 '가'에 붙여 응수를 묻는 게 적절했다. 참고 1도 흑 2로 받으면 3으로 틀어막는다. 이하 9까지 패가 나는데, 이 패는 흑의 부담이 훨씬 더 크다. 따라서 흑은 참고 2도 6까지 넘는 게 최선. 그때 7로 정비했으면 실전 진행보다 좋았다.
65로 머리를 내밀어선 흑은 걱정거리가 없어졌다. 도처에 집도 많고 쫓기는 대마도 없다. 64가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책략 없는 자리에 놓여있는지 실감 난다. 68까지 근근이 삶의 근거를 마련했지만 그사이 67이 놓여 흑의 모습은 꽃처럼 피어나고 있다. 69로 지켰을 때 백의 다음 한 수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