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0mm 초망원 콤팩트 카메라...소니 RX100 Ⅵ

1인치 센서와 0.03초 AF 기능 돋보여

홈&모바일입력 :2018/07/30 17:33    수정: 2018/07/30 17:40

소니 RX100 Ⅵ. 1인치 센서와 8배 줌 광학렌즈를 탑재했다. (사진=소니코리아)
소니 RX100 Ⅵ. 1인치 센서와 8배 줌 광학렌즈를 탑재했다. (사진=소니코리아)

소니코리아가 지난 달 출시한 RX100 Ⅵ는 1인치 센서와 24~200mm 초망원 렌즈를 내장한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다. 대구경 렌즈와 비싼 본체로만 찍을 수 있었던 사진을 한 손에 잡히는 카메라로 찍을 수 있게 됐다.렌즈 뿐만 아니라 0.03초 안에 초점을 잡는 AF(오토포커스) 성능, 한층 업그레이드 된 영상처리 엔진 등 성능도 소폭 개선됐다. 일상 사진은 물론 여행이나 스포츠, 야생 사진 등 다양한 환경을 고려했다는 것이 소니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 휴대성은 그대로, 광학줌은 8배로

RX100 Ⅵ의 외관은 무게와 크기 모두 전작인 RX100 Ⅴ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전원을 넣어 줌 레버를 당겨 보면 RX100 Ⅴ와 달리 길게 뻗어 나오는 줌 렌즈를 통해 차이를 바로 알 수 있다.

휴대성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200mm까지 커버 가능해진 것은 큰 장점이다. 알파9·알파7이나 알파 6500 등 미러리스 카메라에는 일찌감치 투입되었던 터치스크린 기능이 이제서야 도입된 것은 다소 의아하다.

렌즈를 꺼내보면 그 차이는 확연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단 터치스크린이 활약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AF(오토포커스) 포인트를 잡을 때 뿐이다. 다른 회사 제품처럼 조리개나 셔터 이외에 ISO 감도 설정은 여전히 휠과 버튼으로 한다. 각종 메뉴 설정 역시 마찬가지다. 한 발 더 나아가지 못한 편의성이 아쉽다.■ 8배 줌 렌즈와 맞바꾼 조리개

RX100 Ⅵ가 처음 공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던 것은 RX100 Ⅴ에 비해 크게 내려간 조리개값(F1.8-2.8→F2.8-4.5)이다. 다시 말해 스냅 촬영에 가장 많이 쓰이는 24mm 렌즈에서 약 두 스탑 정도 조리개값이 내려갔다.

그러나 어두운 곳, 혹은 실내가 아닌 야외 촬영이 주가 된다면 조리개값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멀리 있는 물체를 마음껏 당겨 찍을 수 있다는 더 큰 장점도 있다.

광학 줌은 실내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F 포착 최단 시간이 0.05초에서 0.03초로 미세하게 줄어든 것 이외에 개선된 점도 있다. 자동 AF(AF-A)에서 반셔터를 눌렀을 때 간혹 엉뚱한 곳에 초점이 맞아 반셔터를 고쳐 눌러야 했던 수고가 확연히 줄었다.

단 촬영 의도에 맞는 정확한 AF 포인트를 노리고 싶다면 싱글샷 AF(AF-S)나 연속 AF(AF-C)를 상황에 맞게 골라 쓰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경우 싱글샷 AF로도 무난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빠른 AF가 역동적인 장면 포착에 도움을 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야경에서 절감한 1인치 센서의 한계

디지털 카메라의 3요소인 렌즈와 센서, 영상처리엔진 중 마지막까지 화질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센서다. 센서의 우월함을 살리기 힘든 렌즈를 끼워도 문제지만 렌즈에 걸맞지 않은 센서도 문제다.

이 카메라에 장착된 1인치 센서와 자이스 바리오소나 T 24~200mm 렌즈는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는다. AF(오토포커스) 속도도 반셔터를 누르는 순간 매우 민첩하게 반응한다.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의 미덕 중 하나인 고민 없는 촬영에도 적합하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광학줌을 최대로 설정한 결과물. 제법 양호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이 카메라에서 아쉬움을 느낄 장면은 분명히 있다. 저조도, 특히 해질녘이나 야간에 야경을 노린다면 센서의 한계가 절실히 다가온다. 섬네일이나 축소 상태에서 보면 대단히 만족스럽지만 1:1 확대해 보면 부족한 디테일이 마냥 아쉽다.

물론 해상력이나 디테일이 살아 있는 상업용 사진을 찍을 목적으로 이 카메라를 살 사람은 드물다. 최대 10인치 내외의 디지털 기기, 혹은 2K 내외의 해상도를 갖춘 QHD급 모니터에서 보기에도 과히 나쁘지 않다.

야경 사진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바로 디테일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특히 야간 사진을 제대로 찍고 싶다면 삼각대와 셔터 타이머는 필수다. 광학 줌 배율이 높아진 만큼 조그만 떨림도 결과물을 크게 망칠 수 있다.

■ 200mm 줌이 꼭 필요하다면 '안성맞춤'

니콘이 2017년 1인치 카메라인 DL시스템 출시를 단념하고 미러리스도 풀프레임으로 전환하면서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는 온전히 캐논과 소니의 2파전이 됐다.

1인치 센서 탑재 카메라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두 회사의 시도는 흥미롭다. 캐논은 APS-C 센서를 탑재한 파워샷 G1 X 마크Ⅲ로 아예 1인치를 벗어났다. RX100 Ⅳ 이후로 극적인 변화가 없던 소니는 최대 8배 광학줌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뒀다.

이 중 소니의 시도만 평가하자면 적어도 실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스마트폰으로 발품을 팔아도, 혹은 듀얼 카메라 망원렌즈로도 해결되지 않아 디지털 줌을 동원해야 했던 피사체를 스마트폰보다 더 나은 화질로 포착할 수 있게 된 건 큰 장점이다.

터치스크린은 AF 포인트 지정 이외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큰 센서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상 139만원이나 하는 금액을 콤팩트 카메라에 선뜻 쓸 수 있을지가 변수다. 이 가격이면 APS-C 센서를 단 미러리스 카메라와 렌즈 세트를 갖추고도 액세서리를 장만할 돈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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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200mm 줌이 필요 없다면 이전 모델인 RX100 Ⅴ도 여전히 대안이 되는 카메라다. RX100 ⅤA도 소리소문 없이 출시되었지만 LCD 모니터 화소수가 120만 화소에서 90만 화소로 줄었고 크게 나아진 점이 없다. 오히려 지금이 RX100 Ⅴ를 사기 가장 좋은 시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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