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오늘부터 여름 휴가..역대 대통령 휴가 풍경은

장윤희 입력 2018. 7. 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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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 때문에 지방 군 시설 주로 이용..휴가 장소 제한된 현실
'여름휴가 사고 징크스' IMF·아프간 피랍 사태로 휴가 취소 사례
지난해 北도발로 文대통령 휴가 늦추고 조기 복귀설까지 나와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부터 닷새간 여름휴가를 떠나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휴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임 대통령들도 '7말8초'로 불리는 7월 말과 8월 초에 약 일주일의 여름 휴가를 보내왔다. 역대 대통령의 여름휴가 그래픽. 2018.07.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닷새간 취임 두번째 여름 휴가를 보낸다. 주말을 포함하면 9일을 공식 일정 없이 지내는 셈이다. 전임 대통령들도 '7말8초'로 불리는 성수기인 이 무렵에 여름 휴가를 보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군 휴양시설에서 휴가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올해 문 대통령의 여름 휴가를 앞두고 여러 장소를 물색했지만 군 시설 이외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등산이 취미인 문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 휴가 때 평창 오대산을 깜짝 산행한 사례처럼 지역 산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30일 여름 휴가 첫날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을 찾으며 올림픽 알리기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오대산 등산을 마친 뒤 경남 진해 군 휴양시설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인근에 위치한 잠수함사령부와 안중근함을 방문하며 국정운영의 연장선 성격의 휴가 일정을 소화했다.

8월2일에는 한국산 잠수함 인도식을 위해 방한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했다. 휴가 중임에도 국정을 챙기고 국방 현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풀이됐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정점에 달할 때라 문 대통령이 조기 복귀한다는 설이 한바탕 돌았지만 예정대로 휴가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이 휴가를 취소하고 일찍 돌아오면 그만큼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이 커진다는 판단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도 주로 군 시설에서 휴가를 보냈다. 대통령 경호와 시민 안전 때문에 장소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현실적 제약이 크다. 군 시설에 머물면 외교안보 관련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기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대통령은 휴가지에서도 업무지시를 내리고 전자결재, 화상회의를 할 수 있어 몸이 청와대 밖에 있더라도 국정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휴가지는 대체로 비슷했다. 국가적 사안이 있을 때는 청와대 관저에서 머물기도 한다. 대통령 별장 '청남대(靑南臺)'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운영권을 2003년 충청북도로 넘기고 국민들에게 개방하면서 더이상 대통령이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

역대 대통령들이 휴가철 사건·사고를 겪는 징크스를 보인 점도 눈에 띈다. IMF, 국내 재난, 외교 이슈 등이 공교롭게 겹쳐 휴가를 늦게 떠나거나 휴가를 취소하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여름 휴가를 떠나기 직전인 7월28일 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건을 겪었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소집 등으로 휴가를 하루 미뤄야 했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휴가를 보내던 7월31일 강원도 평창 오대산에서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한 모습이다. 현장에서 문 대통령을 마주친 이경미씨는 당시 뉴시스와의 단독 통화에서 "낯익은 얼굴이라 누군가했는데 문 대통령이 직접 먼저 악수를 청하며 인사해 정말 놀랐다"면서 "대통령이란 느낌보다 정말 편안하게 동네를 걷는 주민같은 모습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8.07.30. (사진=독자 이경미씨 제공) photo@newsis.com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7월 말에 휴가를 떠났다. 취임 첫 해인 2013년 여름 휴가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찾던 경남 거제시 장목면 '저도(猪島)'였다. 저도는 '바다의 청와대'라는 뜻의 별장인 청해대(靑海臺)가 있는 섬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도의 추억'이란 제목의 휴가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에는 세월호 사건으로, 2015년에는 메르스 여파로 관저에서 시간을 보냈다. 2016년에도 여름 휴가를 관저에서 보내다 7월28일 울산 십리대숲을 방문해 전통시장에 들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 탄핵 정국에 접어들면서 울산 방문은 박 대통령의 마지막 여름 휴가가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08년 남해안의 군 휴양소에서 김윤옥 여사와 딸, 사위, 손자들과 여름 휴가를 보냈다. 2011년에는 7월30일부터 일주일간 휴가를 보낼 계획이었지만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이슈와 중부지방 폭우로 8월3일로 일정을 늦춰 휴가를 떠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취임 첫 해 대전에 있는 군 휴양지를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 및 자녀 부부와 함께 독서 위주의 휴가를 보냈다. 2004년에는 관저에 머물며 가족들과 창덕궁 관람 등을 했고, 2005년에는 강원도 평창에서 휴가를 났다. 2007년에는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로 7월 말~8월 초로 예정됐던 여름 휴가를 취소해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첫 해 여름 휴가를 떠나지 않았다. 1998년 온 나라가 IMF 충격에 빠진 시국에서 휴가를 갈 상황이 아니란 이유에서다. 김 전 대통령은 이듬해부터는 청남대와 관저를 오가며 여름휴가를 보냈다.

e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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