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한효주는 “왼쪽 얼굴”이 자신 있다며 웃었다.

최근 상영중인 영화 ‘인랑’(김지운 감독)에서 여주인공 이윤희 역으로 나선 한효주는 이중첩자로 정체를 숨긴채 특기대원이자 인랑인 임중경(강동원)에게 다가가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남자주인공 임중경은 물론 관객들을 유혹하려는 듯 임중경과의 첫 만남에서 묶었던 머리를 풀어내리며 여성적인 매력을 한껏 뿜어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에 한효주는 “감독님의 디렉션이었다”며 “의도적으로 내가 이 남자를 속여서 자기가 맡은 임무를 해내려 한 것인지 아니면 본능적으로 여자의 향기를 내기 위해 푼 것인지는 관객들이 해석하기 나름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장면들이 영화 요소요소에 있다. 그래서 난 영화를 두번 보고 싶다. 아직은 한 번밖에 못봤는데, 한번 더 보면 그런게 더 보일거 같다. 이건 진심일까, 의도된걸까 궁금해하면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효주

그렇다면 이윤희가 임중경 앞에서 머리를 풀어내리며 매력을 어필했다면, 한효주는 개인적으로 어떤 필살기를 가지고 있을까. 그는 “필살기라고 할거까진 모르겠고, 왼쪽 얼굴이 더 자신이 있다. 그래서 특별히 노력하는 편은 아니지만, 노력한다면 남자의 오른쪽에 앉는 정도다. 왼쪽 얼굴을 보여드리려고 한다”며 웃었다.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뭇남성이면 혼을 쏙 빼놓을, 예쁜 그 얼굴을 극중에서 호되게 맞기도 했다. 이윤희에게 첩자노릇을 하게 한 공안부 한상우(김무열 분)가 이윤희를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는 것. 한효주는 “여러 차례 찍었는데, 거의 오케이 사인까지 나온 걸 내가 먼저 제안해서 진짜로 때려서 찍어보자고 했다. 진짜로 액션이 가해졌을 떄 어떤 반응이 나올지 나 스스로도 궁금해서 한번 해보자 했다. 진짜 맞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런 한효주는 “연기라는 게 참 재미 있는게, 거기에 막 빠져서 해도 느낌만큼 안 나올 때가 있고, 일부러 극대화해서 상황을 만들어서 연기할 떄도 있는데, 관객들에게는 후자가 더 느낌적으로 다가올때가 있다”고 했다. 결국 김무열이 실제로 자신의 뺨을 때린 장면도 그랬다는 말이었다. 한효주는 “다음에는 그런 제안을 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영화에도 실제로 때린 장면으로 쓰인 것 같지는 않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 장면을 제외하면 한효주는 김지운 감독과 호흡이 무척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속으로 한번만 더 갔으면(촬영했으면) 하는 때가 있는데, 그때 ‘한번 더 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 미안하기도 하니깐 그렇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들때 꼭 한 번 더 가주셨다. 그럴 때 더 좋은 연기가 나왔다. 그럴 때 너무 고마웠다.”

이어서 “감독님이 내게서 새로운 모습을 찾아주시려 한 것 같다. 나는 그런 감독님을 믿고 따른 것 같다. 나에게 어떤 옷을 입히시려는 걸까 더 많이 생각하고, 믿고 저를 맡긴 것 같다. 김지운 감독님이니까, 한번 맡겨보자. 저를 지우고 감독님이 원하는 색깔을 저에게 입혀주세요. 제가 한번 입어볼게요. 열심히’라는 마음으로 했다”고 했다.

한효주

그래도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수 없었다. 한효주는 “사람인지라 갈등이 많은 캐릭터라 힘들었다. 끊임없이 자기가 하는 일과 처해져 있는 상황이 힘든 캐릭터였다. 그래서 이 남자(임중경)는 자기(이윤희)가 생각할때 자기랑 비슷한 것 같고, 그래서 이 남자와 도망가고 싶고 했을 거다. 한 장면도 쉽지 않았다. 갈등의 대마왕이었다”고 했다. 뒤이어 “초반에 임중경을 속여야하는 신들이 많은데, 여자로서 매력어필도 해야하고, 당돌하기도 해야하고, 예쁘기도 해야해서 어려웠다. 그런 장면들에서는 좀더 도발적인 느낌도 주고, 여성스러운 느낌도 줘야하고 하니 조명이나 여러면에서 심혈을 기울였다. ‘빨간 망토’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재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이렇듯 김지운 감독과의 작업이 쉽지 않았어도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한효주다. 과연 관객들에게도 매력을 어필에 성공하며 노력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ch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