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x3 WT] 없는 힘도 짜낸 박민수와 김민섭 "서럽기도, 아쉽기도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점프볼=우쓰노미야/김지용 기자] "서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했다. 협회나 연맹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강남 ISE(박민수, 김민섭, 방덕원, 문시윤)에게 FIBA 3x3 우쓰노미야 월드투어 2018는 단 4시간 만에 너무 많은 일들이 안겨다 준 대회로 각인될 것 같다.
28일(토) 일본 우쓰노미야에서 열린 FIBA 3x3 우쓰노미야 월드투어 2018에 출전해 세계 5위 울란바토르(몽골)과 홈 팀의 이점을 안고 있던 우쓰노미야(일본)를 연달아 무너뜨리고 생각치도 못한 메인 드로우에 진출한 강남 ISE. 예상치도 못한 메인 드로우에 오른 강남 ISE는 류블라냐(슬로베니아, 세계 랭킹 6위)와 암스테르담(네덜란드, 세계 랭킹 12위)과 같은 D조에 편성됐다.
세계의 벽은 높았지만 희망도 있었다. 메인 드로우 첫 상대였던 류블라냐와의 경기에선 체력이 고갈돼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했지만 올해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암스테르담과의 경기에선 중반까지 리드를 하는 등 가능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강남 ISE가 암스테르담을 상대로 이 날 네 번째 경기를 치른 반면, 암스테르담은 강남 ISE와의 경기가 이 날 첫 경기였다. 당연히 체력 싸움은 강남 ISE가 불리했다.
지난 5월 아시아컵부터 이번 월드투어까지 꾸준하게 손, 발을 맞추고 있는 강남 ISE는 박민수, 김민섭을 중심으로 하는 팀이다. 두 선수의 폭발력 있는 활약이 반드시 필요한 팀이기도 하다. 유명세 만큼 팬들에게 욕도 많이 먹는 두 선수지만 두 선수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박민수는 "지난해에도 우쓰노미야 월드투어에 참여했다. 작년에는 급조된 팀이라 연습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같이 출전한 동료들과는 오랜 시간 함께 했고, 서로 잘 알고 있어 좋은 경기 한 것 같다"라고 시원 섭섭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솔직히 처음 퀄리파잉 드로우 조 편성을 받았을 땐 '이기기 힘들겠구나. 나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해보는 데까진 해보자는 생각이었고, 코트에서서 절실한 마음으로 임했던 게 몽골이란 대어를 잡는데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절정의 슛 감각을 자랑한 김민섭은 "세계 랭킹 5위, 아시아 랭킹 1위 몽골을 잡았다는 것만 해도 충분히 자랑스러운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목표로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아시아 무대에는 어느 정도 적응한 두 선수도 세계 무대에서 절대적인 실력자로 통하는 유럽 선수들과의 대결은 생소한 모습이었다.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으로 인해 유럽 선수들의 포스트 업 집중 공략 대상이 됐던 박민수는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를 하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안 됐다. 체력, 스킬 모두 열세였다. 특히 두 번째 상대였던 네덜란드 선수들과는 중반까지 접전이어서 더 힘을 내려고 했는데 마지막 순간 체력 싸움에서 진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장 김민섭 역시 "류블라냐(슬로베니아)와 경기할 때는 솔직히 집에 가고 싶었다. 2시간 만에 3경기를 하다보니 너무 지쳐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쉬고 붙은 암스테르담(네덜란드)이랑 경기 할 때는 달랐다. 우리가 리드도 잡았었다. 그래서 코트에서 선수들을 향해 '더 뛰어'라고 소리도 쳤다. 다만 우린 네 번째 경기였고, 암스테르담은 첫 번째 경기이다 보니 후반 들어 체력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던 것이 정말 아쉽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두 선수는 공통적으로 하루에 4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을 무척이나 안타까워 했다. 두 선수는 입을 모아 "서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아시아컵에서도 한국이 랭킹이 낮아 퀄리파잉 드로우부터 치렀다. 하지만 한국 3x3가 지난해부터 겨우 걸음마를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국내에서 더 많은 3x3 대회가 열리고, 더 많은 선수들이 해외 대회에 출전해 한국 3x3가 국제대회에서 이렇게 홀대받는 일이 없어졌으면 한다"고 이야기 했다.
사실 두 선수의 기량은 국내무대에서 정평이 나 있다. 인기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두 선수를 향한 안티팬들의 일침도 있다. 이런 부분이 서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두 선수는 "괜찮다. 그런 것도 한국 3x3를 향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온라인을 통해 기사로 접하시는 것보단 현장에서 직접 보시는 게 훨씬 재미있으니 하반기 열릴 코리아투어나 프리미어리그 현장에 많이들 찾아주셔서 현장의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 했다.
#사진_김지용 기자
2018-07-28 김지용(mcdash@nate.com)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