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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미스 함무라비'는 터닝 포인트" 이엘리야, 행복 느낀 순간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8-07-28 09:09 송고
킹콩 by 스타쉽 © News1
킹콩 by 스타쉽 © News1

[인터뷰①]에 이어서.

배우 이엘리야는 올해 그 누구보다 바쁜 상반기를 보냈다.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극본 한우리 / 연출 강신효)에 이어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 연출 곽정환)까지, 두 편의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각인시켰다.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는 대기업 대한그룹 백도규(이효정 분) 회장의 고명딸 백아현 역으로, '미스 함무라비'에서는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4부 속기 실무관 이도연 역으로 활약했다. 전혀 다른 캐릭터였음에도 모두 인상적인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엘리야가 본격적으로 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한 작품은 드라마 '돌아온 황금복'과 '쌈, 마이웨이'였다. 두 작품에서 이엘리야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렸지만 역할로는 시청자들의 미움을 받기도 했다. 특히 '쌈, 마이웨이'에서는 고동만(박서준 분)과 최애라(김지원 분)의 사랑을 훼방 놓는 밉상 아나운서로 주목받았지만, 캐릭터가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이엘리야는 "모든 걸 쏟고 열심히 했어도 그간 역할들이 사랑받지 못했다. 이번에는 '미스 함무라비'의 이도연이라는 역할을 통해 좋은 얘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더라"고 고백하며 웃었다. 

그래서 이엘리야에게 '미스 함무라비'는 특별했고 필모그래피에 있어 터닝 포인트가 됐다. 유능하면서도 진취적이고 사랑에도 적극적인 이도연은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상대역인 판사 정보왕 역의 류덕환과의 로맨스도 '미스 함무라비'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안겼다. 이엘리야는 "이런 반응은 저로서는 놀라운 광경이었다"며 "어쩌면 어려웠던 연기가 즐거워질 수 있겠다 싶었다. 나도 행복하고 보는 분들도 행복한 연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게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이엘리야에게 행복한 순간, 그리고 터닝 포인트로 남게 된 '미스 함무라비'와 함께 한 시간을 돌이켜봤다.

킹콩 by 스타쉽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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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전 인터뷰에서 '연기하면서 즐거운 적이 없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지금은 연기가 즐거운지.
A. 아직도 연기가 즐겁지 않다. 연기는 너무 어렵다. 그 캐릭터에 집중해야 하고 나조차도 모르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표현해야 하는 게 많아서 어렵다. 재미있고 즐겁게 연기를 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일일 것 같다. 더군다나 연기를 집중하는 과정에 있어서 모든 걸 쏟고 열심히 했어도 그간 역할들이 사랑받지 못했다. 이번에는 이도연이라는 역할을 통해 좋은 얘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더라. 이런 행복감이 계속된다면 어쩌면 연기가 즐거워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Q. 모든 걸 쏟고 열심히 하는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배우가 된 것을 후회한 적도 있었나.
A. 후회한 적은 없다. 그동안 낙담한 적도 많았는데 그래도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묵묵히 연기해왔다고 생각한다.
Q. 연기가 힘든데도 계속 하게 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A. 나는 예술이 좋았다. 연기라는 건 내가 가진 목소리, 눈빛, 신체 모든 걸 표현하는 건데 그걸 표현하기 위해 내면을 건강하게 가꿔야 하기도 한다. 작은 습관들이나 건강한 방향, 이런 부분들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해왔다. 그걸 고민하는 삶이 나는 좋은 것 같다. 그러면서 삶 속에서 감사함이 생겨나기도 한다. 내가 특별한 사람은 아니지만 배우를 하면서 스스로를 좀 더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더 다양한 것들에 도전하게 되는 과정이 좋더라.

Q.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데뷔 당시와 지금의 목표는 어떻게 달라졌나.
A. 처음부터 목표는 변함 없이, 진실된 삶을 살아가면서 그 삶에서 나오는 진실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그 목표는 안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넌 목표가 없어?'라고 하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뭘 하고 싶고, 뭘 이루고 싶고 이런 것들도 있겠지만 항상 꾸준히 지켜가는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실된 삶을 살고 싶고 진실된 연기를 하고 싶고 나도 내 스스로에게 감동하고 남을 감동시키고 싶기도 하다. 구체적인, 세상적인 목표를 갖기 보다는 그렇게 성장해 가는 게 목표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A. 다양한 장르나 캐릭터에 대한 단기적인 목표는 없다. 배우로서 중심을 잡고 있다면 어떤 인물이든 마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목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회가 올 것 같다.

Q. 이도연은 속기사라는 직업 외에도 웹소설가로도 활동하면서 마지막엔 사람 냄새나는 법정물을 썼다. 이엘리야에게도 배우 말고도 다른 목표가 있을지.
A. 저도 글을 쓰고 싶다. (웃음) 저의 시선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다. 에세이가 될 수도 있고 여행집이 될 수도 있고 시집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저의 진짜 일기를 담은 이야기를 꼭 써보고 싶다. 오래 전부터 일기를 써왔는데 스무살 때부터 지금까지 빠짐 없이 쓴 일기장을 다 모았다!

Q. 연기 말고도 예능에는 관심이 없나.
A. 예능을 잘 보진 않지만 출연하는 것은 거부감이 없다.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은 JTBC '비긴 어게인'이다. 출연할 수 있다면 함께 버스킹을 떠난 곳에서 악기 세팅이라도 해보고 싶다. 직접 노래 부르는 것? 사실 뮤지컬도 했었다. 본래 방송 보다는 무대 연기에 더 관심이 많았었다.

Q. '미스 함무라비' 시즌2가 나오게 된다면.
A. 시즌2 당연히 하고 싶다. 나오게 된다면 꼭 이도연으로 다시 출연했으면 좋겠다.

Q. '미스 함무라비'는 어떤 드라마로 남을까.
A. '미스 함무라비'는 터닝 포인트다. 역할에 대한 욕심이 있는 편이 아니었는데 나도 행복하고 보는 분들도 행복한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게 개인적으로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 그런 인물을 또 연기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해줬다.

Q.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A. '더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저 배우의 연기를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aluem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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