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대만, 폭염 속 '블랙아웃'은 탈원전 때문?

오대영 2018. 7. 26. 22: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 대규모 정전 사태/지난해 8월 15일]

[앵커]

지금 보신것은 지난해 8월 15일 대만에서 일어난 '대규모 정전'입니다. 1년 전의 사태가 최근 국내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대만이 탈원전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을 하다가 폭염 속에 이런 일을 겪게 됐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왔습니다. 이렇게 오늘자 언론 보도에도 등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 팩트체크 >를 해본 결과,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었습니다.

오대영 기자! 시작을 해 볼까요?

[기자]

지난해 8월 15일 입니다. 대만 가구의 절반가량이 전기를 쓰지 못했습니다.못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날 최고기온이 섭씨 38도, 668만 가구가 폭염 속에서 5시간을 이렇게 보냈습니다.

[앵커]

어쩌다가 이런 일이 발생한 것입니까?

[기자]

일단 한 LNG 발전소가 멈춰섰습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그 일대의 LNG 발전 단지가 함께 멈췄습니다. 대만 전역으로 그 영향이 퍼져나갔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원전이 아니라 LNG발전소에서 시작이 됐다는 것이잖아요. 그렇다면 이것이 '탈원전때문이다' 라고 볼 수가 있는 것입니까?

[기자]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저희가 2개의 조사보고서를 확인해봤습니다.

먼저 지난해 9월 7일 '대만 행정원'이 발표한 보고서입니다.

"직원의 실수, 공급밸브 잠금을 핵심 원인" 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LNG 발전소에서 일하는 직원이 밸브를 잘못 작동해서 밸브가 2분간 잠겼고 가스 공급이 차단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발전소 1기가 멈췄고, 그 여파로 단지 내의 5기가 정지가 됐습니다.

그 영향이 대만 전역으로 퍼져나갔다라는 설명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일종의 '인재'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또 하나의 보고서 입니다.

이번에는 사고 1년 뒤인 최근입니다.

지난 21일에 발표된 '대만 경제부'의 보도 자료입니다.

"대규모 중앙 집중 발전소로 인해서 발생했다"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문제의 발전소가 속해 있는 LNG단지는 '중앙 집중' 방식이었습니다.

전력망이 분산돼 있지 않다보니까 위험을 한꺼번에 받은 것입니다.

직원의 실수, 그리고 발전소 1곳이 멈추면 다른 곳까지 영향을 받는 시스템이 핵심 원인이었습니다.

물론 탈원전 정책이 영향을 전혀 주지 않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예비전력 관리에 실패했고, 예비율이 1%대로 떨어진 날도 있었습니다.

대만에 총 6기의 원전이 있었는데, 사고 당시에 3기만 가동중이었습니다.

대만 정부도 이 점을 인정해서 전력 예비율을 15%까지 올린다는 보완책을 발표했습니다.

[앵커]

우리가 대만 사태를 보고 기억을 해야 할 것은 '탈원전을 하면 안된다' 이게 아니라, '전력수요 예측, 그리고 공급 관리를 잘하면서 추진을 해야한다' 이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단은 두 나라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었습니다.

우선 발전소 정비나 고장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에서 이렇게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고가 난 뒤에, 얼마나 그것이 파장을 미치느냐에 대한 차이도 있습니다.

발전소 1곳이 멈춘다고 가정을 해볼 경우에, 중앙 집중도가 높은 대만은 전체 공급량의 10%가 사라지게 됩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분산이 되어있습니다. 그 영향이 2% 정도입니다.

그리고 목표로 하는 탈원전 시점도 다릅니다.

대만은 2025년까지 8년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것이고, 한국은 2082년까지 60여 년간 점진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최근 폭염을 겪으면서 전력 부족에 대한 걱정이 커졌습니다.

대만을 사례를 사실에 기반해서 타산지석으로 삼고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네. < 팩트체크 >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 관련 리포트
[팩트체크] '에어컨 제습모드' 전기료 덜 들까? 확인해보니…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301/NB11289301.html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