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개혁은 '뒷전'..본질 가리는 진흙탕 싸움

이철호 입력 2018. 7. 26. 21:13 수정 2018. 7. 2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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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 대통령의 오늘(26일) 발언은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 사이에 벌어진 거짓말 공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위계질서가 철저한 군대 내부에서 어쩌다 이런 낯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는지 앞으로 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이철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24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는 전날 공개된 67장 짜리 계엄 세부 문건에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였습니다.

문건의 위법성을 놓고 격론이 예상됐지만, 기무사 현역 대령이 폭로전에 나서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습니다.

지난 9일 국방부 간담회에서 송영무 장관이 "위수령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고, 송 장관은 반박했습니다.

[민병삼/기무사 100부대장/지난 24일 : "저는 현재 36년째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입니다. 군인으로서 명예를 걸고..."]

[송영무/국방부 장관/지난 24일 : "대한민국의 대장까지 마치고 장관하고 있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그러면?"]

대령과 장관이 각자의 군 생활을 걸고 서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맞섰고, 정작 본질인 계엄 문건에 대한 검증은 묻혔습니다.

기무사가 송 장관 발언을 물고 늘어지는 건 해체 위기에 몰린 조직 보호를 위한 저항 중 하나로 풀이됩니다.

송 장관이 계엄령 검토 문건 자체에 대해 큰 문제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군 관계자는 이번 국방위 사건이 송 장관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줬지만, 역설적으로 기무사 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공개 석상에서 대령이 장관을 치받을 수 있는 조직이 기무사라는 걸 온 국민에게 보여줬다는 겁니다.

오늘(26일) 문재인 대통령이 기무사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기무사는 국방부의 한 본부 조직으로 흡수되는 등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이철호기자 (manje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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