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어머니가 들려준 마지막 한 마디
이씨는 이날 선고공판 후 취재진 앞에서 "중필이는 너무 착한 아이였는데 왜 이렇게 죽기도 억울하게 죽고 재판도 국민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살인범을 이렇게 내보내는 법이 어딨나"라며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어떻게든 범인이 한국에 들어와야 한다고 서명을 받고 별짓을 다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마지막 한마디를 해달라'는 요청에 "이렇게 법을 똑바로 검사고 판사고 법을 잘 지켜서 범인들을 똑바로 가려냈으면 좋겠다. 그래서 국민이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고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다녀 보니 엉터리 같다. 우리같이 힘없는 사람은 진짜 힘들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부장 오상용)는 이날 조씨의 유족이 부실 수사의 책임을 물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유족에게 총 3억6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조씨의 부모에겐 각 1억5000만원씩, 조씨의 누나 3명에겐 각 2000만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이다.
◆'이태원 살인사건'이란=고 조중필씨는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수차례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당초 검찰은 범행 현장에 있던 에드워드 리와 아서 존 패터슨 가운데 리를 범인으로 지목해 기소했지만 그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검찰은 2011년 재수사 끝에 패터슨을 진범으로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패터슨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 형이 확정됐다. 조씨의 유족은 그 후 "수사 당국의 부실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 발견이 늦어졌다"며 국가를 상대로 10억 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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