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도, 중국도.. '관세 부메랑'에 출혈 시작됐다

파이낸셜뉴스 2018. 7.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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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車업계는 휘청.. 원자재 가격 오르며 GM·FCA 실적 전망 낮춰
하반기 내내 이익 감소.. 제조업 전반 우려 커져
中 기업은 줄도산 위기.. 갚지 못한 공모채권 상반기에만 3조 육박
사상 최대 디폴트였던 2016년의 80% 수준
【 워싱턴 서울=장도선 특파원 송경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대응이 미 경제를 강하게 만들고,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가격 경쟁력 약하게 만들고 물가상승을 부를 것이란 전문가들의 경고는 점점 현실이 돼가고 있다. 트럼프가 키우려는 미 자동차 빅3 가운데 상장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25일(현지시간)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실적전망을 낮추고, 이윤 역시 줄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의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실적 하향의 주된 배경인 셈이다. GM은 2·4분기 원자재 비용이 3억달러 증가했다면서 올들어 증가폭은 5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주가는 15% 넘게 폭락했고, GM 주가도 장중 낙폭이 7%까지 벌어졌다가 후반 낙폭을 일부 만회해 4.6% 하락 마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언론들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 조정은 앞으로 미국 경제에 본격적으로 밀어닥칠 무역전쟁 여파의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미국 제조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늘려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2·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이뤄지는 연간 사업 전망을 주시해왔다.

GM은 이날 2018년 주당 조정 수익 전망치를 이전의 6.30~6.60달러에서 5.80~6.20달러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퇴임을 앞두고 있는 척 스티븐스 재무 담당 최고책임자(CFO)는 GM의 연간 마진이 전에 예상했던 10%에서 9~10%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GM의 2·4분기 주당 조정 수익은 1.81달러로 시장 전망치 1.78달러를 상회했지만 전년 동기의 1.89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GM은 성명에서 "상품 가격의 큰 폭 인상, 그리고 아르헨티나 페소와 브라질 헤알화 환율의 비우호적 영향이 사업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GM은 이같은 역풍이 2018년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연간 전망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GM은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로 금속 가격이 오르기 전에는 올해 또 한차례 사상 최고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었다. GM은 자동차 생산에 사용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의 대부분을 미국내에서 조달하고 있음에도 철강·알루미늄 관세로 타격을 받았다.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이날 지난 분기 이익이 중국에서의 매출 부진 등 이유로 35% 줄었다고 밝히면서 연간 실적 목표 가이던스를 낮췄다. 회사측은 2018년 연간 매출 전망치를 이전의 약 1250억유로에서 1150억 ~1180억유로로 하향 조정했다. 또 연간 조정 운영수익 전망치는 이전의 최소 87억유로에서 이번에 75억 ~ 80억유로로 수정했다.

FT는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향후 실적 전망은 트럼프에 의해 촉발된 무역전쟁이 미국 자동차업계에 미칠 영향을 가늠케 해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닝스타의 데이비드 휘스턴은 FT에 "관세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의 문제는 무슨 일이, 어떤 형태로 벌어질 것인지, 심지어는 일이 벌어지기는 할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를 모른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무역전쟁 승자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한 제10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없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악화일로에 빠지면서 중국 기업들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간 무역분쟁이 급속 완화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가 집중력을 발휘할 계기를 맞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부터 2020년 대선까지 기간을 겨냥해 표밭을 다지기 위해 대중국 압박 수위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자존심싸움을 거둘 수 없어 미중간 난타전이 예상된다. 양국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미 중국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의 고율 관세부과가 중국기업들의 도산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돼 파산보호 등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고인민법원 심판위원회 전문위원인 두완화는 전날 관영 매체인 인민법원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미국이 600억 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이어 2000억 달러, 5000억 달러어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많은 중국 기업이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안화는 "중국 사법부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중국 기업의 도산 가능성을 검토하고 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무역전쟁으로 야기되는 기업 도산은 '좀비 기업'으로 불리는 부실기업의 도산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첨단산업 분야의 유망한 기업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내 경기 성장 둔화와 부채축소 정책을 비롯해 미중간 무역갈등 여파로 중국 기업들이 자금난에 빠져 디폴트(채무불이행)가 급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이 갚지 못한 공모채권은 이미 165억 위안(약 2조7600억원) 규모로, 디폴트 규모가 사상 최대였던 2016년의 207억 위안(약 3조4천600억원)의 80% 수준에 근접했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산 대두 수입에 관세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중국의 대두 업체에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상황도 벌어졌다. 26일 중국 관찰자망에 따르면 산둥성 지방법원은 최근 재정통지서를 통해 산둥 천시그룹이 만기 도래한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며 파산 구조조정안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원래 중국 당국의 금융리스크 관리 강화로 중국의 기업대출이 급격히 위축돼 자금난을 겪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세 부과로 경영난이 가중됐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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