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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풀린' NASA, 웹 우주망원경 차질로 의회 질타 받아

송고시간2018-07-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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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배치 지연되고 비용도 눈덩이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브라이든스틴 NASA 국장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브라이든스틴 NASA 국장

[UPI=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도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며 우주로 내보내지 못하고 있는 차세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으로 다시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가 예산만 까먹는 웹 우주망원경과 관련해 25, 26일(현지시간) 이틀간 청문회를 열면서 웹 우주망원경 배치의 발목을 잡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들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언론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의원들은 제임스 브라이든스틴 NASA 신임 국장이 출석한 가운데 웹 우주망원경의 배치가 연기되고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질타했다.

웹 우주망원경은 1993년 처음 제안됐을 때 5억 달러의 비용으로 2007년께 우주에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능이 추가되고 크고 작은 실수가 이어지면서 향후 운용예산까지 포함한 비용은 96억달러로 늘어나고 우주 배치도 2021년 3월 이후로 늦춰졌다.

의회는 웹 우주망원경 개발 비용이 끝없이 늘어나자 80억달러를 상한으로 설정하고 이를 초과할 때는 의회의 재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기도 했다.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한 논문은 웹 우주망원경을 "천문학을 잡아먹는 망원경"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웹 우주망원경 독립검토위원회(IRB)는 최근 제출한 보고서에서 웹 우주망원경이 잠재적으로 총 344개의 단일 고장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일반적인 우주탐사선과 비교해도 이례적일 정도로 많은 것이다. 특히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과 달리 지구 궤도가 아닌 우주 깊숙한 곳에 배치돼 한 번 고장 나면 고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심각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AP=연합뉴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우주물리학센터의 우주물리학자 그랜트 트렘블레이는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와 회견에서 케이블이 조금이라도 찢기거나 금속 지지대가 하나라도 제기능을 못하면 "우주에 (아무 쓸모없는) 100억달러짜리 서진(書鎭)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월 NASA 계약사인 노스럽 그루먼이 로켓 발사에 대비해 진행한 우주망원경 햇빛 가리개 진동 시험에서는 이를 덮는 얇은 물질을 고정하는 나사 1천개 중 20개가 풀린 것으로 밝혀졌다. 나사 끝이 햇빛 가리개 커버를 손상할 가능성이 있자 와셔(나사받이)를 넣고 너트를 조였는데 이것이 너트의 조임 기능을 약화해 나사가 풀릴 수 있는 위험은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또 추진 엔진을 청소하면서 엉뚱한 용해제를 사용하는 바람에 밀폐된 부분이 부식하고, 배선이 잘못돼 과전류가 흐르는 등 최첨단 장비를 다루면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실수들이 이어졌다.

IRB는 이 3가지 실수만으로도 웹 우주망원경 배치가 1년6개월 가량 늦어지고 비용도 6억달러 가량 불어난 것으로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데이나 로러배커 의원(캘리포니아)은 "내가 본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실수들에 대한 비난과 질책에도 불구하고 의회 청문회에서는 웹 우주망원경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공화당 하원의원 출신으로 취임 3개월만에 청문회에 나온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웹 우주망원경의 비용초과와 배치 지연 문제로 의회에 와서 증언하는 것이 편안한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종국에는 이런 것이 가치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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