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오승종 기자= 한때 입단 동기였던 무명 선수들이 지금은 세계적인 수비수로 성장했다. 한 명은 월드컵 준결승전을, 다른 한 명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뛴 선수가 됐다.

잉글랜드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하며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준결승전 무대를 밟았다. 과거 데이비드 베컴(43), 스티븐 제라드(38), 존 테리(37)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한 스쿼드를 보유했을 때도 이루지 못한 쾌거였다.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에 눈도장을 단단히 찍은 선수가 있다. 잉글랜드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던 해리 매과이어(25, 레스터 시티)다. 매과이어는 이번 월드컵에서 총 7경기에 출전하며 잉글랜드의 수비를 책임졌다. 매과이어는 8강 스웨덴전에서 결승골까지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런 매과이어도 한때는 잉글랜드 2부 리그의 선수였다. 매과이어는 2014년 여름 당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있던 헐 시티로 이적했다. 그러나 헐시티는 2014-15시즌 리그 18위를 기록하며 강등 당했고, 매과이어는 2부 리그 선수가 됐다.

이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매과이어는 2017-18시즌을 앞두고 1,700만 파운드(약 251억 원)의 이적료에 레스터 시티로 이적하며 EPL에 돌아왔다. 매과이어는 레스터에서도 리그 38경기에 모두 출전해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고, 그 활약을 인정받아 잉글랜드 대표팀의 일원으로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매과이어의 헐 시티 입단 동기가 마찬가지로 신데렐라 스토리를 썼던 앤드루 로버트슨(24, 리버풀)이라는 점이다. 로버트슨은 2017-18시즌 혜성처럼 나타나 리버풀의 왼쪽 측면을 단단히 책임진 선수다.

로버트슨은 작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리버풀에 입성했다. 800만 파운드(약 117억 원)라는 저렴한 금액에 영입된 로버트슨은 알베르토 모레노(26, 리버풀)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후 리버풀의 주전 풀백으로 발돋움했다. 로버트슨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가리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리버풀은 오랜 시간 이어진 왼쪽 풀백에 대한 고민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로버트슨이 6년 전 스코틀랜드 3부 리그 퀸즈 파크로 이적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던 글이 재조명됐다. 로버트슨은 당시 "이 나이에 수입이 없는 인생은 쓰레기"라고 적었다. 아마추어 구단인 퀸즈 파크는 급료가 따로 없었고, 로버트슨은 티켓 판매 업체의 고객 상담 직원으로 일했다. 이 일이 알려지며 사람들은 로버트슨의 선수 생활에 더욱 많은 박수를 보냈다.

이후 차근차근 성장한 로버트슨은 던디 유나이티드, 헐 시티를 거쳐 리버풀에 입단했고 이제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밟은 선수가 됐다. 4년 전 EPL에서 승격과 강등을 오가던 팀에서 두 명의 세계적인 선수가 배출된 것이다. 매과이어와 로버트슨은 이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이름이 됐다.

막 스타덤에 오른 매과이어와 로버트슨은 이제 2018-19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두 선수에게는 한 번 더 집중력이 필요한 중요한 시즌이다. 아직 선수 생활이 많이 남은 두 선수가 앞으로도 성공적인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게티 이미지, 헐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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