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따라.. 청소년들 '바코드 자해 인증샷' 유행

김기윤 기자 2018. 7. 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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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A중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바코드 놀이'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경기 지역 B중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자해 흔적을 촬영한 '자해 인증샷'을 SNS에 올렸다.

중학교 교사 D(여·38) 씨는 "한 학생의 경우 '자해 후 손목보호대를 착용하고 다니면 친구들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자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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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드 모양 손목 긁기 확산

흔적 가리려 긴소매·아대 착용

교사들 대책 없어 전전긍긍

이달들어 3월보다 30배 늘어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책 촉구

인천 A중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바코드 놀이’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TV 프로그램의 고등학생 래퍼가 날카로운 도구로 손목을 긁은 자해 흔적을 바코드 모양에 비유한 노래를 선보인 후 나타난 현상이다. 학교 측이 ‘자해 여부 전수조사’를 해봤더니 20명 이상에게서 자해 흔적이 발견됐다.

경기 지역 B중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자해 흔적을 촬영한 ‘자해 인증샷’을 SNS에 올렸다. 교사들은 한여름에도 긴소매 상의나 아대(손목보호대)를 착용하고 문신을 한 학생을 상대로 긴급 점검하는 소동을 벌였다.

10대 청소년층에서 자해 놀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실제 국내외 포털의 검색어 트렌드 분석을 보면,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자해’ 관련 검색어가 증가세를 보인다. 특히 7월 들어 많게는 지난 3월과 비교해 30배 이상 증가했다. 사안이 심각해지자 관련 전문가, 일반 국민이 청와대에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국민청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23일부터 시작된 국민청원에는 26일 오전 현재 2200명이 참여한 상태다.

현장 교사들은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한 채 고심하고 있다. 자해 학생을 상담한 중학교 교사 C(40) 씨는 “학생이 스트레스 해소법을 모르거나 단순한 모방심리 때문에 자해행위를 한다”며 “한 아이가 가정불화로 자해한 사실이 알려지자 평소 별다른 문제가 없던 옆자리 친구도 바로 쉽게 자해를 따라 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교사 D(여·38) 씨는 “한 학생의 경우 ‘자해 후 손목보호대를 착용하고 다니면 친구들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자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상민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해 때문에 정신건강 클리닉을 찾는 학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정신질환이 갑자기 늘어났다기보다는 불안감의 표현 방식으로 자해가 유행하는데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자해 청소년의 80% 이상은 여학생이며 또래들로부터 문화적 영향을 받아 손목을 자해한다”며 “깊은 상처를 내 피가 흐르게 하는 사혈 자해, 변비약·타이레놀 등을 다량 복용한 뒤 몽롱한 정신상태에서 손목을 긁는 약물 자해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문의는 “자살까지 이어질 정도로 심각한 경우는 드물지만, SNS에서 자해인증·방법 관련 게시물을 차단하거나 경고 문구 등을 삽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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